[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일반적으로 개신교하면 보수 내지 극우 색채가 강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러나 개신교 교인의 정치성향이 반드시 오른 쪽에 쏠려 있는 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은 7월 8일부터 19일까지 20대 이상 개신교인·비개신교인 각각 1천 명을 대상으로 정치·경제·사회(젠더)·통일 및 남북관계·환경 등의 분야를 주제로 사회인식을 조사를 실시, 지난 달 31일 '2019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조사 보고서'(아래 보고서)를 냈다.(5% 신뢰수준 / ±3.1%)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46.6%의 개신교인이 중도적 정치성향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보수를 택한 개신교인 중 목회자(31.5%), 주3회 이상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들(29.4%)의 비율이 높았다. 교회에 대한 충성심이나 헌신도가 높을수록 보수적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주3회 이상 예배에 나가는 개신교 교인들 중 23.9%가 본인을 진보적이라 표시한 것으로 보면 단순한 수치 비교로 일반화 하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개신교, 언제든 극우정치 휘말릴 수 있어
주목할 만 한 대목은 최근 극우 정치행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관련 설문이다.
전 목사는 지난 달 3일 보수진영 집회를 주도한데 이어 11월 첫 주말인 2일 서울 광화문에서 또 다시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를 열었다. 전 목사는 이 대회에서 “문재인(대통령)과 주사파를 아직도 소극적으로 대하는 기독교인이 있다면 차라리 교회에 다니지 말라”고 외쳤다.
보고서 연구진은 ‘문재인 대통령 하야' 발언에 대한 의견과 전광훈 목사의 최근 언행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먼저 문 대통령 하야 발언의 경우 개신교인 중 71.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의한다'고 답한 개신교인은 8.8%에 그쳤다. 50대(12.7%)와 60대(16.2%)에서 ‘동의한다’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목사의 최근 언행에 대해 개신교인 64.4%가 "전광훈 목사는 한국교회를 대표하지도 않고 기독교의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전 목사 언행에 동의한다고 답한 비율도 13.4%에 달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크리스챤 아카데미 이상철 박사는 “전 목사의 극우행보에 대해 3분의 2 가량의 개신교인들은 반감을 보이고 있으나, 13.4%라는 전광훈 목사를 옹호하는 세력이 있다. 개신교가 극우정치에 휘말릴 수 있는 충분한 잠재적 위험성과 가능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근본주의 개신교는 부정적 에너지로 작동하면서 극우정치의 훌륭한 동반자가 되었다. 그것의 효력이 언제까지이고, 그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정치 분야 설문조사를 통해 그러한 조짐이 일부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하게 감지됐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보고서엔 성공회대 신익상 박사,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김상덕 박사가 책임연구원을, 이상철 박사, 한국민중신학회 총무 박재형 박사, 이화여대 외래교수 송진순 박사가 연구원을 맡아 연구조사를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