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문가가 말하는 가로림만 갈등 해결책은?
[기획] 전문가가 말하는 가로림만 갈등 해결책은?
충남도 의견 수렴 후 정책, 사실상 불가능 지적…교수 등 “토론의 장을 만들어야”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5.01.01 16: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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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너지를 통한 경제발전을 부르짖던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사업이 지난달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사업은 이미 30여년 전인 지난 1980년 경제장관회의에서 결정됐고, 사업이 본격화된 것은 2007년 가로림조력발전㈜이 설립되면서부터였다. 환경보전론자들과 개발론자들 간의 대립은 예상했던대로 뜨거웠다. 하지만 이 못지않게 주민들 역시 찬반으로 갈라져 형제간의 싸움으로까지 비화됐다.
정부는 지난달 사업자의 사업계획서가 미비하다며 반려를 최종 결정했고, 8년간의 지난한 싸움도 끝이 났다. 하지만 그 사이 충남 서산과 태안의 갯마을은 지역공동체가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부모님 제사를 따로 지내는가 하면 가족보다 가까이 지냈던 이웃사촌 간에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일까지 벌어졌다. 사업은 철회됐지만 주민들 가슴에는 응어리가 그대로 남아있다. 서로에 대한 앙금도 가시지 않은 채 냉랭한 겨울을 나고 있다. 그들을 찾아가 그동안의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앙금 여전… 찬반주민들 껄끄런 동거
2. 평행선 달렸던 두 사람, 한 목소리로 ‘갈등 해결’
3. 충남도, 가로림만 갈등관리 손 놓았나?…도마 위
4. ‘만남’, ‘개발’…전문가들이 말하는 갈등 해결방법은?

▲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 사업 예정지.참고사진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가로림만조력발전소 건설 사업으로 생긴 갈등은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주민들 모두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어요.”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 벌천포구에서 만난 한 주민의 얘기다. 주민들 사이에선 하루빨리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민민갈등’을 해결해야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갈등의 원인이 조력발전소를 계획하고 허가하려한 정부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충남도는 수동적인 모습만 보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도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원하는 방안이 나오면 이를 듣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을 한 자리에 모여 대화의 장을 열어주고, 지역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로서는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마당에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 조정상 서산풀뿌리시민연대 사무국장이 서산시 한 음식점에서 가로림만 조력발전소로 생긴 갈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정민 기자

조정상 서산풀뿌리시민연대 사무국장은 “모두 함께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가 필요한데 찬반 어촌계장들이 한 자리에서 얼굴을 맞댈 수 있는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며 “이 문제는 주민과 지자체가 모두 고민해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원구환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업이 정리됐으면,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사후 방안으로 협의체를 구상해야한다”며 “거버넌스 관점에서 이해관계자들을 참석시켜 토론의 장을 만들어야한다”고 조언했다.

원 교수는 “지자체는 이 문제에 대해 중기적 조정계획을 수립해한다”며 “관에서 몇몇 사람이 모여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 자체적으로 합의하는 등 투명한 절차를 진행해야 남은 갈등이 순탄하게 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 맹정호 충남도의원(서산1·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달 3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가로림만 조력발전소에 대한 갈등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이정민 기자

맹정호 충남도의원(서산·새정치민주연합)은 “시간에 맡겨버리는 행정은 무책임한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야한다”며 “찬성 측 주민들은 어촌의 고령화를 우려했는데, 이는 바다에 나가서 일할 젊은이들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찬성 주민들은 바다가 황폐화 되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조력발전소가 건설 되면 해양 관광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라며 “충남도는 바다목장 등 어장 환경 개선과 물고기의 서식환경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특히 섬에 대한 개발사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로림만조력발전소 건설은 서산시 대산읍과 태안군 이원면을 잇는 댐을 건설해 설비용량 520㎿급 발전소를 세우는 한국 최대규모 조력발전 사업이다. 한국서부발전,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이 연합체를 이뤄 2006년부터 추진해 왔다.

이후 인근 주민들은 찬반 세력으로 나뉘어 8년째 분열과 반목을 거듭해오던 이 사업은 지난달 17일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 법정 유효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사실상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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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리 민 2016-06-03 13:35:34
가로림대교를 조력발전 때문에 갈등이 없던 독곳리로 연결한다고? 갈등의 최대 피해지역인 벌말은 이대로 살라능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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