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몰고 달리면 심장이 쫄깃해진다
공을 몰고 달리면 심장이 쫄깃해진다
‘현대해상 FK리그' 참가 여자 풋살팀 ‘대전 블루아이(BlueI)ʼ
  • 한남희 기자
  • 승인 2015.01.0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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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창단한 대전 지역 여자 풋살팀인 '대전 블루아이'가 지역의 명예를 걸고 ‘현대해상 FK리그' 를 뛰고 있다. 훈련장소인 대전 동구 판암풋살장에서 선수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한남희 기자
[굿모닝충청 한남희 기자] 우리나라 프로축구에 K리그가 있다면 풋살(futsal)에는 FK리그가 있다.
한국풋살연맹이 주관하는 '현대해상 2014-15 FK 리그'가 지난달 초 4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남자팀 12개, 여자팀 5개 등 모두 17개 팀이 오는 3월 말까지 열전을 펼친다.

대전 지역에서는 ‘대전 IFC’와 ‘대전 블루아이’가 각각 지역의 명예를 걸고 남녀 대표로 출전했다.
올해 처음 리그에 가입된 여자부는 풀리그로 진행된다. 팀당 두 번씩 모두 8경기를 치러 상위 두 팀이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게 된다.

▲ 이유라 선수. 사진=캐앨스퍼
창단 2개월… 그녀들은 막 달아올랐다 
블루아이는 리그 개막을 한 달여 앞둔 지난해 10월 말에 창단한 따끈따끈한 팀이다.
급하게 꾸려진 만큼 다른 팀에 비해 선수층이 얇다. 전체 인원이 12명으로 여자부 5개 팀 중 선수가 가장 적다. 선수가 많은 팀은 40명에 이른다.

대전블루아이도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팀의 주력은 축구선수 출신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현재 각 구에 있는 생활체육 여자축구팀에 소속돼 있고, 일부는 초등학교나 중학교 지도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얼마 전까지 여자 실업축구팀에서 뛰던 이도 있다. 이유라(25)는 허리 부상 때문에 4년간의 실업(국민체육진흥공단)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지난해 11월 은퇴와 함께 곧바로 블루아이에 합류했다. 이번 FK리그에서도 한 경기 3골을 넣는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그는 “실업팀에서는 직업이라는 부담감과 틀에 박힌 운동을 하면서 회의도 들었지만, 이곳 블루아이에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됐다. 아주 재미있다”며 웃어보였다.

축구 명문 동신고를 졸업한 한희은(27)은 현재 대전목상초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잘 따라주고 있는 후배들과 즐기면서 공을 차고 있다”며 “앞으로 후원을 많이 받아서 선수들 수당도 주고 싶고, 꼭 챔피언 자리에도 오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블루아이 선수들이 지난 리그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캐앨스퍼
축구가 좋아 스무살 넘어 ‘슈팅ʼ
선수 출신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냥 공이 좋아 풋살에 빠진 이도 많다.
김민지(29)와 구남희(25), 이혜진(24) 등이 그들이다.
팀의 맏언니인 김민지는 분위기 메이커다. 그는 3년 전 유성구 생활체육회가 여성축구단원을 모집하기 위해 걸은 현수막 문구에 ‘현혹’돼 축구공을 처음 찬 용감한 여자다.

그는 “집 앞에 걸린 현수막에 ‘다이어트하고 건강해지려면 축구가 최고’라고 적혀 있길래 무작정 시작했다”며 “반신반의하고 시작했지만 처음 공을 쫓아 뛰는 데 심장이 쫄깃해지는 기분이었다”고 예찬론을 폈다.

구남희는 우월한 기럭지와 빼어난 미모로 경기장에서 남성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그 역시 집 앞을 지나다 풋살장에서 땀 흘리며 뛰고 있는 아줌마들의 모습에 반해 무작정 축구를 시작했다. 태권도 4단의 유단자답게 날렵한 몸짓으로 첫 경기에서 골도 기록했다. 지금은 옥천에서 가장 큰 병원 정형외과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이다. 팀에서는 ‘팀 닥터’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축구를 한 지 1년 조금 넘었는데 하면 할수록 어렵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 축구선수가 꿈이던 이혜진은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접고 대학에서 게임메티미디어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반이던 지난해에서야 그 꿈에 다시 도전한 경우다.

▲ 한희은 대전목상초감독. 사진=캐앨스퍼
‘변변한’ 스폰서 많은 행복한 팀
블루아이는 프로나 실업과 달리 후원기업이 따로 없다. 그렇다보니 훈련을 하고 대회 출전을 위해서는 선수들이 조금씩 회비를 내야 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변에서 많은 이들이 후원을 자처하고 있다. 물론 큰 금액은 아니다. 형편이 되는 이들은 연회비 10만원에서 매달 1만원씩 후원을 약속했다. 팀을 이끌고 있는 이도현(34) 단장과 박윤삼(32) 주무의 노력이 컸다.

이 단장은 “팀을 급하게 꾸린데다 아직 여자 풋살에 대한 인지도가 없다보니 기업체에서 큰 후원을 받기는 쉽지 않는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예상 외로 주변의 많은 분들이 후원을 해주고 계시다. 선수들에게는 아주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블루아이는 지난달 강원도 동해체육관에서 치른 첫 두 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고도 각각 5대6, 8대9라는 1점차 석패를 맛봐야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선수들은 기세등등하다.
블루아이는 강원도 횡성에서 오는 24일 최강팀으로 꼽히는 FS서울과 맞붙는다. 

이 단장은 선수 보강과 메인 스폰서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그는 “시즌 중에 최소한 선수 6명 정도는 보강할 계획”이라며 “메인 스폰서도 현재 한 두 곳과 접촉 중인데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블루아이 김푸른(26) 플레잉코치가 슛을 날리고 있다. 김 코치는 현재 5골을 기록,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캐앨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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