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시론》 현 정국 실타래: 2004년 한나라당의 천막당사
《김두일 시론》 현 정국 실타래: 2004년 한나라당의 천막당사
- 2004년 한나라당 천막당사에서 박근혜가 '독재타도' '민주주의 수호' 외치는 꼴
- "트럼프가 인종차별금지 외치고, N번방 조주빈이 성폭력 근절 주장하는 격"
- 당시 갈팡질팡하던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들, 108명을 ‘백팔번뇌’라고 자조
- 2004년 한나라당과 2020년 미래통합당은 완벽하게 똑같은 버전 '재현'
- 조응천-조기숙 등 두 조 선생의 뜬금 없는 '돌출'...'2004년 비극' 데자뷔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6.29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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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시론》 현 정국 실타래: 2004년 한나라당의 천막당사
-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한중 IP 전문가, '검찰개혁과 조국대전'의 작가)

칼럼니스트 김두일 대표는 29일
〈칼럼니스트 김두일 대표는 29일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고, 부동산 전문가도 아닌 조기숙 교수가 부동산 정책을 비난하는 뜬금 없는 모습에서 2004년 한나라당 시절의 데자뷰가 느껴진다"고 비판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나는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은 없다. 대신 현재 어떤 혼란스러운 상황이 생기면 과거로 돌아가서 그 시절의 상황과 행동들을 복기한다. 그러면 현재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나온다.

1.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도했던 세력들에 대한 여론은 급락했다. 분위기로는 100석 이하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다.

이때 등장한 것이 한나라당의 ‘천막당사’였다. 2004년 3월 24일 지어진 이 천막당사는 여의도 공터에 덩그러니 지어졌는데 수도시설도 없었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다. 거기에 박근혜를 대장으로 한 한나라당은 들어갔다. 

당연히 정치쇼다. 그런데 이 정치쇼는 그들 지지자와 보수성향의 중도층의 마음을 움직였고 결집을 이끌었다.

2.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얻으며 원래 1당이 되었지만 한나라당도 121석을 얻었다. 한나라당은 서울 48석 중 16석을 얻었고 부산에서는 18석중에 17석을 싹쓸이했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서울 49석 중 12석, 부산 18석중에 12석이니 17대 한나라당이 20대 새누리당보다 더 성적이 좋았던 것이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은 이번 21대 총선 지지율보다 더 낮았다. 그런데 그것을 천막당사라는 정치쇼 하나로 상당부분 끌어올린 것이고 선거결과도 애초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3.
이 천막당사는 17대 총선이 끝나고도 두 달 더 이어졌는데, 톡톡한 재미를 보았다.

원구성에서부터 가장 개혁입법에 대한 열망과 동력이 강하던 개원 초기 열린우리당에서 추진하려던 모든 법안의 통과 의지까지 천막당사를 통해 막을 수 있었다. 열린우리당은 천막당사라는 정치쇼에 완전 말렸다.

당시 열린우리당의 구성원들은 진보에서 보수, 그리고 지역토호와 철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선거 전에는 국민의 뜻을 받아 개혁을 이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막상 당선이 되자 개개인의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4.
당연히 여론은 정부여당을 두들겼고, 그러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조-중-동〉이 '협치를 해야 한다'고 하니 다수당인 여당이 천막당사에 가서 협상을 구걸하는 모습이 연출되었다. 이 모습은 대단히 '기괴'했다.

과거 은밀한 장소로 여염집 여인들을 강제로 불러서 양주를 마시던 독재자의 딸 박근혜가 당 대표로 있고, 군사독재에 부역하면서 민주주의를 탄압하던 무리들로 이뤄진 정치집단이 천막당사에 앉아서 '독재타도'와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가 인종차별금지를 외치고 N번방 주범 조주빈이 성폭력 근절을 주장하는 격이었다.

정작 천막당사에서 모든 법안을 막고 있던 그들의 행동은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의회 민주주의를 방해하고 있는 모습인데, 이것을 '독재타도와 민주주의 수호'라고 받아 적는 언론을 보면서 한숨이 나왔고, 그것을 그렇게 믿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좌절감이 느껴졌다. 

5.
더 황당한 것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정치쇼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쩔쩔매는 모습이었다. 과반수 의석이 있었음에도 국회는 그 기능을 전혀 하지 못했는데, 이는 거악(巨惡)인 한나라당과 언론의 천막당사라는 정치쇼가 직접적인 이유라면, 열린우리당의 무능이 근본적인 이유에 해당했다.

때문에 개혁을 위해 그들에게 표를 몰아주었던 유권자들에게 크게 실망을 했고, 이는 바로 지지율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이 되자 열린우리당의 의원들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그들이 선거공약으로 약속하고 국민이 원하던 개혁은 단 하나도 이루지 못했다.

당시 갈팡질팡하던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들 108명을 일컬어 ‘백팔번뇌’라고 했다.  

6.
자, 시계를 과거에서 현재로 돌려보자

지금 모습은 그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 천막당사 대신 주호영이 사찰투어를 하고 있었고 '상임위 18개를 다 가져가라'고 하면서 독재타도와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이 다를 뿐이다.

〈조-중-동〉이 주도하는 언론은 협치를 주장한다. 여기까지는 2004년의 한나라당과 2020년의 미래통합당은 완벽하게 똑같은 버전이다.

7.
더불어민주당의 대응은 확실히 2004년에 비해서는 나쁘다고 볼 수 없지만, 각각의 이해관계가 달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역시 그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예상외로 박병석 국회의장이 최대 빌런(Villain)이 되어 협치를 강요한다는 것이 그 시절보다 더 답답한 상황인데, 여기에 뜬금없이 조응천 의원이 추미애 장관을 비난하면서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제동을 거는 모습이나, 더 뜬금없이 조기숙 교수 같은 부동산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난하는 모습에서 일종의 데자뷰가 느껴진다.

이보시오, 두 조 선생... 도대체 왜??

8.
2004년도에도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국회정상화와 4대 개혁입법 관련해서, 누구는 야당과의 협의를 최우선으로 여겼고 진보진영의 학자라는 사람들은 모두 정부정책을 공격하느라 바빴다.

당연히 언론은 신이 났다. 자기들이 공격하는 것보다 동일 진영의 다른 목소리가 정부여당을 까기에 보다 훌륭한 재료가 되는 것이다. 진중권이 식상해 질 무렵 신선한 재료를 제공하는 조응천과 조기숙이 〈조-중-동〉은 얼마나 고마울까?

나는 조응천이나 조기숙이나 이런 언론의 행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인물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이 그런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의도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목소리가 언론을 통해 크게 보도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하는 행동이다. 그래서 더 화가 난다. 

9.
지금 현재 우리는 너무 승리에 취해 있었는지 반성할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울어진 언론,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세력들의 저항은 늘 상수인데 압도적인 승리를 했다고 마음이 느슨해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지만 방심하면 2004년도의 비극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10.
이번 주에는 무조건 원 구성이 완성되고, 국회정상화가 되어 시급한 3차 추경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

이것을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유권자들이 목소리를 높여주는 수밖에 없다.

선거 전과 선거 후의 태도가 바뀌는 것은 저쪽 당의 인물들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정치인들의 '종특(종족 특성)'이라고 생각하자. 박병석은 나름 이해를 하고 쉴드를 치려고 했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하려고 한다.

도리어 미래통합당에서는 이대로 가면 자신들이 완전히 소멸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벼랑 끝 전술을 써야 할 정도로 더 필사적이다.

권리 당원들 혹은 열성 지지자들은 국회의장이나 자신들의 지역구 등을 통해 분명하게 입장을 전달하는 액션을 취해야 할 타이밍이 왔다. 그것이 역사적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눈치보지 말고 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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