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죄가 미워도, 인간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인간이 각박해지는 게 진보는 아닐 것이다. 한국 진보정치의 역사 30년 중 근래의 정의당은 젊어지는 걸 넘어 어려지는 것 같다. 어려지면, '소아병'을 고칠 수 없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 빈소에 조화를 보낸 것을 비판한 정의당에 대해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전날 이렇게 후려쳤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뒤로한 채 각박하게 구는 게 결코 ‘올바른 진보’는 아닐 것이라며, 철부지 같은 소리 작작하고 종아리 걷으라는 훈계이자 충고를 날린 셈이다.
하지만 그는 정의당 비판이 옳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소견을 다시 한번 조목조목 밝혔다.
“친상을 ‘천붕(天崩)’이라고 한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이라는 뜻이다. 교도소에 갇혀 모친의 임종도 못한 것 자체가 추가적인 형벌이라고 할 수 있다. 말년에 자식을 감옥에 보낸 안희정 씨 모친의 심사는 또 어땠겠는가? 그런 고통을 겪은 고인과 유족을 고작 조화(弔花) 문제로 소환하여 대중 앞에 세우는 게 도리에 맞는 일인가?”
부모와 자식 간의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리를 언급한 것이다. 이어 ‘인간에 대한 예의’ 문제를 거론했다. 예의, 시쳇말로 '싸가지'가 없다는 이야기다.
“남의 상사(喪事)에 대해서는 제 맘에 들지 않는 점이 있어도 입을 다무는 게 우리가 만들고 지켜 온 예의다. 자기가 안 가면 그만일 뿐, 남이 어떻게 조의를 표하든 그걸 비난하는 건 고인과 유족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더구나 이런 비난이 '공당의 성명'으로 나왔다는 건 정말 어이없는 일이다.”
또 안 전 지사가 ‘성범죄자’라는 이유를 들어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안희정 씨가 ‘성범죄자’이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 삼은 것이라는 주장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성범죄자와 다른 범죄자의 상사(喪事)를 차별해야 할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선입견에 사로잡힌 편견이자 옹졸한 처사임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대통령과 여당 당직자의 조화가 안희정 씨의 정계 복귀를 위한 사면장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다”라고 후려갈겼다.
이어 “성범죄로 실형을 산 사람이 무슨 수로 다시 정치를 하겠는가? 우리 사회가 그 정도로 만만하다고 보는 건가?”라고 반문, 세상사를 보는 안목이 지극히 유치한 수준이 아닌지를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