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실잠자리 한 쌍이 비를 피해 사랑을 나누며 날고 있다.
한참을 날다 연잎 위에 자리를 잡았다.
수컷이 꼬리로 암컷의 목을 눌러 잡고 있다.
암컷은 가느다란 몸통을 180도로 구부려 수컷 배에 꼬리를 대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자리를 잡은 곳이 하필 연잎위 거미줄이다.
거미란 놈이 이들을 노린 듯 연잎위에 하얀 거미줄 덫을 촘촘하게 쳐 놓았다.
암컷의 날개가 걸렸다. 이 순간 거미가 가만있을 리 없다.
연잎 밑에서 쏜살같이 튀어 나왔다.
재빠르게 다가오더니 암컷 머리와 날개에 거미줄을 칭칭 감는다.
수컷은 암컷과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쳐 본다.
이미 늦었다. 혼자 빠져나가지 못한 것인지 불가능 했던 것인지 모르지만 이내 포기했다.
암컷을 포획한 거미가 수컷에게 다가간다.
그리곤 수컷의 머리와 날개, 몸통을 서서히 감는다.
그리곤 암컷과 수컷을 하나로 모아 이동시킨다.
거미는 실잠자리 한 쌍을 꽁꽁 묶어 거미줄 한 가운데까지 이동했다.
아마도 은밀한 은신처(?)로 데려갈 모양이다.
그렇게 실잠자리 한쌍은 사랑을 꽃피우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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