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그동안 줄기차게 지적돼온 이른바 언론계 내 ‘쥬니어 기자 권력’이 공론화됐다.
〈경향신문〉 노동탐사전문 강진구 기자가 31일 털어놓은 ‘후배 기자들의 권력’ 실상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언론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필수요소인 팩트에 대한 성실성과 공정보도에 대한 마인드 자체가 크게 결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故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박재동 화백 ‘미투’ 보도 등에서 '진실 중심'의 팩트 보도보다는 ‘닥치고 피해자 중심’의 사고에 찌들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언론인 자질시비마저 낳고 있다.
강 기자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경향신문은 박재동 화백 ‘가짜미투’ 의혹 기사 삭제에서 보여지듯, 현재 소위 ‘후배권력’에 의해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다”며 “사내 게시판에 여러 차례 문제 제기해봤지만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고참기자들은 공연히 후배권력에 저항해봐야 ‘꼰대’소리 듣고 나만 피곤해진다며 냉소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얼마전 진혜원 검사 사건이나 KT&G 신약사기 보도와 사건, 그 후로도 후배권력의 전횡은 중단될 줄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후배권력에 맞설 유일한 힘은 독자권력이다”라며 “부디 ‘애정어린 죽비’로 경향신문이 다시 정상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강 기자의 페이스북 글에 달린 댓글을 보면, ‘쥬니어 기자들’의 한계와 그들이 얼마나 ‘피해자 중심주의’ 사고에 젖어 있고 얼마나 ‘종교화’돼 있는지를 가늠케 한다.
한 후배 기자는 “보도준칙의 문구가 투박하고 더 정교하게 수정될 필요가 있지만, 주간경향의 스쿨 미투에 문제가 있다는 기사는 삭제되지 않았다”며 “제목도 너무 하셨고. 준칙보다 그 기사가 삭제되고 부활하지 않는 결정을 무겁게 여기셔야 할 거 같은데 안타깝다”고 ‘충고’했다. 최근 일방적으로 삭제된 박재동 화백 기사를 겨냥한 지적이다.
그는 “좀 다른 이의 의견도 받아들이고, 선배만 ‘참기자’라는 도취에서 벗어나라. 문제는 이론이 아니라 기사라는 결과물이고, 후배들이 5년 전에도 했던 말”이라고 꼬집었다. 후배가 '꼰대질'하는 희한한 광경이다.
이어 “제 연차도 이제 캡이나 법조반장”이라며 “이런 말 페북에서 하고 싶지 않지만 페북으로 가져오셔서(그것도 문제고요). 저도 더는 얘기하지 않겠다 ㅜ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