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시론》 어떤 미투: 선택적 정의
《김두일 시론》 어떤 미투: 선택적 정의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8.05 09:42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두일 시론》 어떤 미투: 선택적 정의

-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한중 IP 전문가, '검찰개혁과 조국대전'의 작가)

칼럼니스트 김두일 대표는 5일
〈칼럼니스트 김두일 대표는 5일 "나는 전수미 변호사를 응원하고 이중적인 선택적 정의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사진=CBS/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1.
전수미 변호사는 어릴 때 친구가 성폭력의 충격으로 자살을 했는데 그것을 돕지 못한 트라우마가 있었고, 그래서 동남아에서 아동성착취 피해자를 구조하는 일을 하다가 탈북민들을 돕는 일을 시작했다.

영어를 잘 했기에 관련 단체에서 국제팀장, 대외협력실장으로 일하면서 외신들과의 인터뷰도 주선하고 UN의 북한인권 상황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들을 했다.

그 전수미 변호사가 어제 라디오 방송에 자신이 보고 겪은 일 3가지를 폭로했는데, 내용이 꽤 충격적이다.

2.
첫째, 탈북단체들의 지원금 유용문제이다.

이미 해당 단체들이 공개한 회계자료의 부실함에서 충분하게 유추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전수미 변호사는 꽤 구체적으로 증언을 했다.

심지어 미국 NED에서 지원 받은 후원금마저 유흥비로 빈번하게 사용했다고 한다. 찜질방, 룸살롱, 노래방 도우미 등등… 기본적으로 탈북단체의 운영자들은 공금에 대한 개념도 없다고 발언했다.

NED에서는 자금유용문제에 대한 항의도 전수미 변호사에게 직접 했다고 한다. 

3.
나도 인터뷰를 보고 처음 알았는데, 대북전단지를 살포하는 과정에서 달러를 넣는 이유는 돈으로 북한주민들을 현혹 시킨다는 개념이 아니라, 전단지가 얼마나 북한에 전달되는지 집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그런데 거기에 들어가는 달러도 '위조지폐'였다는 것을 밝혔다. 50달러나 100달러도 아닌 고작 1달러 위조지폐를 날려 보낸 것도 받는 입장에서는 모욕적인데, 그 돈마저 슈킹한 것이었다. 이건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지 살포가 그들이 주장하는 목적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또한 횡령과 유용의 범위를 넘어 위조지폐를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 아닌가?

4.
나는 이 대목에서 정의연에 회계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던 수많은 언론과 지식인들, 셀럽들이 생각났다.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다. 그리고 기자들의 마녀사냥에 평생 시민단체에서 봉사하던 사람이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지금은 잘못된 보도라는 언론중재판정도 다수 나오고 있는데, 입을 조개처럼 다물고 있는 인간 군상들…

그런데 정의연 회계문제에 투명성을 부르짖던 언론과 지식인들이, 왜 동일한 시민단체인 탈북단체들의 회계부정에는 관심이 없는 것일까?

5.
대부분의 언론들은 놀라울 정도로 모른 척 하고 있다. 셀럽들중에서 이 문제에 대해 가장 어그로를 끌었던 김경률 회계사도 자신의 전문분야임에도 탈북단체들의 회계문제는 지적하지 않는다.

회계부정도 지적을 해야 하는 곳과 하지 않는 곳으로 구분된다는 것은, 이 문제가 정의나 도덕이 아닌 정치적인 문제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셈이다. 

하지만 그러한 탈북단체장 출신의 국회의원도 미래통합당에서는 배출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이 문제도 이미 정치적 이슈에 해당한다. 〈조-중-동〉이야 그들과 같은 편이니 그렇다치더라도, 〈한-경-오〉마저 여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다.

6.
둘째, 전수미 변호사는 탈북여성들은 위력에 의한 성폭행과 성추행이 빈번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검색을 해 보니 전수미 변호사는 이 문제를 계속 거론하고 있었다.

북한의 성문화는 대단히 가부장적이라 성폭행을 당해도 여성의 탓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어 쉬쉬하는데, 그것을 아는 대한민국 정보사령부 군인이나 신변보호 담당관 등이 탈북여성들을 대상으로 성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은 밝힐 수가 없었다고 한다.

7.
왜냐하면 개명 전 이름도 알고 본인의 북한에서의 집 주소, 가족상황까지 알고 있기 때문에 보복이 두렵기 때문이다.

나는 이 부분은 반드시 전수조사를 해서 확실하게 밝혀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공론화 해서 반드시 개선을 해야 한다.

작년 12월에 한번 거론이 되었던 적이 있었고 최근까지 전수미 변호사는 이 문제를 열심히 알리고 있다. 그럼에도 여론의 동향은 크지 않다.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전수미 변호사의 활동을 보면 진정한 여성을 위한 인권변호사이다. 김재련처럼 여성의 인권을 편의와 정파성에 따라 가져다 붙이는 얼치기와 차원이 다르다. 

8.
셋째, 전수미 변호사 마저 성폭행(강간미수)을 당했다.

가해자는 탈북민이었다. 2차 회식자리에서 화장실을 갔는데 그 문을 부수고 들어와서 강제로 키스하고 옷을 벗기고 강간을 하려고 했다고 한다. 해당 단체장에게 문제제기를, 그러면 후원도 끊기고 단체가 없어진다고 참으라고 했단다….

이거 진심으로 미친 놈들이 아닐 수 없다. (이 말을 누군가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지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가해자는 미친놈이지만, 그것을 덮으라고 한 단체장은 너무 사악한 놈이다. 또한 그런 단체는 진작에 없어지는 것이 맞다. 남아 있어봐야 회계 부정 문제 말고 뭘 하겠는가?

9.
전수미 변호사는 자신의 신분을 공개하고 자신이 겪은 성폭력에 대해 공개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그 사실을 숨겨야 했던 상황까지도 담담하게 공개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다. 또한 이는 미투의 정석이다. 

이 인터뷰는 어제 아침 8시 무렵 김현정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했는데, 하루가 지났지만 특별하게 이슈가 되는 것 같지 않다.

정의당에서는 아무 논평도 없었고 여성단체들은 침묵했으며, 언론들은 몇몇 곳들이 소극적으로 다뤘다. 박재동 화백 무고에 대한 기사를 썼다고 페미니스트 후배기자들이 들고 일어나 기사를 내리게 하고 선배기자를 모욕하고 있는 〈경향신문〉에서는 한 줄도 보도되지 않았다.

10.
반면 김재련을 무고혐의로 고발한 '적폐청산연대'와 그에 대한 김재련의 반응은 모든 언론이 대단히 비중 있게 다루고 있었다.

이 또한 대단히 편향적으로 다루었는데, 적폐청산연대에 대해 '친여단체'라고 설명을 했고, 김재련이 자신을 고발을 한 것을 '2차가해'라는 주장을 알리는 것에 비중을 둔 보도였다.

김재련이 변호사(자신)를 공격하는 것을 '2차 가해'라고 주장하는 것을 그대로 옮겨주는 것도 기가 막혔지만, 그 동안 수많은 정부-여당 관계자들의 고발을 남발했던 '법세련'은 꼬박꼬박 시민단체라고 표현하면서 김재련 고발을 한 곳은 '친여단체'라고 하는 언론의 이중성에는 그저 치가 떨린다. (역시 유어낫언론!!)

11.
탈북여성들이 성폭행의 피해자가 된다는 것은 전수미 변호사가 꾸준하게 알리고 있었지만, 여론이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으니 오늘 작심하고 자신의 미투까지 포함한 이야기를 쏟아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론과 이 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할 단체들은 별반 반응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 피해자들이야 말로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다. 

12.
전수미의 언급과 김재련의 언급 중에서 사안의 중요성이나 공익성 그리고 개선이 시급한 것은 전자인데 언론은 후자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시청 앞에서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진실을 수사해야 한다는 시위를 하던 여성단체들은 탈북여성들의 성착취나 전수미 변호사 미투에 조금의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원순 시장 미투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주장했던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국회에서 '절름발이 논쟁'으로 어그로만 끌었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역시 별 관심이 없다.

13.
어떤 시민단체는 의혹만으로도 검찰수사가 들어가고 거짓보도가 난무하고 주홍글씨를 써 붙였는데, 어떤 시민단체는 구체적 유용의 증언과 부실한 회계자료가 공개되어도 모른 척 한다.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에도 정치적인 무게에 따라 선별적 관심을 가지는 것이 여성단체와 정의당과 언론들의 태도라면, 이는 대단히 이중적인 태도가 아닐 수 없다. 

14.
나는 선택적 정의를 행사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미투는 여성인권의 문제인가? 정치의 문제인가?

나는 탈북여성들의 성폭력 문제를 정부에서 제대로 조사해서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관련자들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

인권침해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을 시스템적으로 막을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여성단체들은 피해자를 차별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15.
탈북단체들의 회계감사를 통해 지원금 횡령 등의 문제가 있는지 감사를 하고, 문제가 있으면 지원금 환수나 민형사상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언론과 시민들은 김재련 같은 '가짜 여성인권변호사'의 주장으로 혹세무민하지 말고, 오랜시간 진정한 여성인권을 위해 음지에서 노력해 온 전수미 변호사 같은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나는 전수미 변호사를 응원하고 이중적인 선택적 정의에는 반대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아레스 2020-12-21 16:06:23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오지은 2020-08-05 14:29:39
부끄럽고민망하고 제대로된정보하나를 전달하지도 못하고있는 현시스템에 화도납니다.
저역쉬 사회약자들을마주하는 업무를 하다보니이러한일들이 비일비재함을 듣고있지만 개인에 영향력으로는 그들에게도움을 줄수없기에 자괴가마저들곤합니다

서울에서 2020-08-05 10:58:05
잘 보고 있습니다. 이런 언론이 있어서 그나마 숨통이 트입니다ㅠㅠ

울산사람들 2020-08-05 10:08:53
김두일 선생님 <시론> 잘 보고 있습니다. 멋 집니다. ^^ 힘 내세요~ 우리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나아 갑시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