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의 환경이야기] 풀꿈, 꿈이 가득한 초록 세상을 위하여
[염우의 환경이야기] 풀꿈, 꿈이 가득한 초록 세상을 위하여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 승인 2020.08.0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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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직면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는 이제 전문가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지혜를 모아 실천하고 이겨내야 할 문제다. 이에 굿모닝충청은 충북 환경운동의 역사로 불리는 풀꿈환경재단 염우 상임이사로부터 환경의 중요성과 더불어 우리지역에서 진행돼온 환경운동의 현실과 앞으로 실천해야할 과제 등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나는 올해 25년 차 지역의 환경운동가다.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이며 청주시와 충청북도를 지역적 기반으로 삼아 활동하고 있다. 풀꿈환경재단은 지속가능한 녹색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 법인이다. 연대와 협력을 중시하고 생명과 평화를 존중하며 상생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노력한다. 

주요 활동은 크게 두 가지, 풀뿌리 주민·환경운동을 지원하는 일과 민·관·산·학의 환경협력을 확대하는 일이다. 전자는 다른 사람들이나 다른 기관·단체들이 환경운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이고, 후자는 기업과 행정기관과 전문가 그룹을 잘 설득하고 견인하여 함께 활동할 수 있게 엮어내는 활동이다. 

단체 이름을 ‘풀꿈’으로 정한 데는 나름의 히스토리가 있다. 우리지역에서는 매년 충북환경인의 밤 행사를 개최해 왔는데, 어느 해 슬로건을 ‘여린 풀들의 푸른 꿈’으로 정하였다. 흔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여린 풀들이 푸른 지구를 구성하는 기반이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힘도 결국 평범한 시민들로부터 나온다는 의미를 담았다. 

두 자로 줄이면 ‘풀꿈’이다. 풀의 사전적 의미는 초본식물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풀은 바닥에 있고 끈질긴 생명력을 지키고 있다. 자연생태계의 기반이 되는 생산자다. 풀은 보편적 대중으로서의 우리들과 같다. 꿈이란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을 말한다. 그러니 ‘풀꿈’은 우리들의 꿈이다. 풀꿈세상은 우리들이 꿈꾸는 세상, 꿈이 가득한(full) 초록 세상이다. 

풀꿈환경재단이 만들어지기 전 나는 오랫동안 청주충북환경연합의 실무책임자로 일했다. 청주충북환경연합의 교육문화사업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앞에 ‘풀꿈’이 붙는다. 청주지역의 대표적 환경인문학강좌로 자리잡은 ‘풀꿈환경강좌’가 그렇다. 풀꿈생태탐방, 풀꿈자연학교, 풀꿈환경강사도 마찬가지다. 청주충북환경연합의 오랜 고민의 산물이 바로 풀꿈이기 때문이다. 

2004년 원흥이마을 두꺼비서식지 보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직후, 역설적이지만 우리는 매우 진지한 평가 회의를 가졌다. 수없이 터져 나오는 현안에 건건이 대립하고 사안별로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교육문화 활동을 대폭 강화하여 지역사회 의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그 의지가 ‘풀꿈’을 낳았다. 이러한 인식은 앞서 열거한 풀꿈교육문화사업의 본격적 추진과 환경교육센터 발족의 계기가 되었으며, 시민환경센터 건립 운동을 추진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충북지역의 이슈메이커인 청주충북환경연합은 1996년 창립한 이후 수많은 환경 현안을 도맡아 대응해 왔다. 문장대용화온천 개발 저지, 무심천의 자연형하천 복원, 원흥이마을 두꺼비서식지 보전, 밀레니엄타운조성사업 재검토, 4대강 사업 반대 및 탈핵에너지운동 등 굵직한 환경 현안에는 청주충북환경연합의 땀방울이 배어있다. 

시민사회의 입장에 서서 기업과 정부에 대한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수행하며 무분별한 환경오염과 개발사업을 제어하는 일이다. 많은 문제를 해결하며 혁혁한 성과를 도출하였다. 하지만 지역사회의 주류는 여전히 개발성장주의 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지속가능한 녹색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른 차원의 노력과 활동이 필요했다. 2000년대 후반 지역사회의 ‘녹색 주류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2009년 환경단체들은 청주시와 함께 제1회 녹색도시전국대회를 개최하였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허울뿐인 저탄소녹색성장 정책이 추진되고 있었는데, 녹색도시들의 자발적인 소통과 교류의 장을 만들어 제대로 된 전망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였다. 사실은 청주를 녹색도시들의 좌장 겪인 도시로 부각시켜 보자는 속셈이 들어있었다. 

이 행사의 개회식에서 청주시는 대한민국 ‘녹색수도’가 되겠다고 선언하였고, 이듬해 민선 5기의 시정목표로 설정하였다. 이 과정에서 크게 확대된 환경운동의 영역이 거버넌스 부문이다. 2011년 기존의 청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살고싶은청주만들기협의체를 통합하여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한 통합 거버넌스 기구인 ‘녹색청주협의회’로 개편하였다. 앞의 두 기구는 당초에는 중요한 의미로 만들어졌으나 당시에는 운영이 다소 부진했던 상태였다. 민·관 협력의 흐름은 이후 통합청주시 도시 비전인 ‘생명문화도시’ 실현을 위한 정책협력 활동으로 이어졌다. 

이런 과정에서 ‘환경운동을 입체화’하기 위한 노력도 본격화되었다. 그동안 청주충북환경연합을 비롯한 환경NGO들은 수많은 환경 현안에 헌신적으로 대응하며 불모지인 지역사회의 바닥을 다지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초록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건물을 세우기 위해서 기둥을 세워야 하고 초원에 숲을 일구기 위해서는 나무가 자라야 한다. 환경운동을 입체화하기 위해서는 연대와 협력의 기둥이 필요했다. 비판과 견제가 아닌 설득과 견인의 역할, 이슈메이커가 아닌 협력의 코디네이터, 환경운동의 새로운 역할과 엔진이 필요했다. 

염우
풀꿈환경재단의 미호강 탐사 모습.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2014년 풀꿈환경재단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청주충북환경연합이 저변을 다지는 뿌리라면 풀꿈환경재단은 사회를 엮는 줄기인 셈이다. 풀꿈환경재단은 2016년 생태환경교육 전문시설인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위탁운영을 통해 교육문화 활동의 기반을 구축하였다. 미호강 유역 상생협력프로젝트, 충청북도교육청 초록학교만들기 협력사업, 민·관·산이 함께하는 청주희망그린발전소 조성사업, 자원순환 복합시설인 청주새활용시민센터 운영 등을 통해 연대와 협력의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020년 현재, 인류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문명사적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탈탄소 경제사회로의 전환을 모색하며 그린뉴딜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선언과 비상행동이 잇따르고 있다. 지구 평균온도 1.5도 상승 억제를 위한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는 공통의 미션으로 수용되기 시작하였다. 6차 대멸종의 상황에 직면하고 나서야 빠르고 뼈저린 각성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공멸하기 전에 상생을 위한 협력을 시작하였으니 다행인 셈이다. 그레타 툰베리나 레이첼 카슨 같은 유명 환경운동가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 자신의 터전에서 묵묵히 활동해 온 보이지 않는 시민활동가들의 역할이 컸을 것이다. 

풀꿈환경이야기는 환경활동가의 경험담으로 시작하겠지만 지구와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환경단체들의 보편적인 활동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이제 막 초록행동을 시작하는 평범한 시민들의 생활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를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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