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꿈과 끼를 ‘슬램덩크’! 외삼중 농구클럽 어때요?”
[특별기획] “꿈과 끼를 ‘슬램덩크’! 외삼중 농구클럽 어때요?”
[굿모닝충청-대전시교육청] 학교스포츠 클럽 현장을 가다- 대전외삼중학교 농구클럽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08.27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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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스포츠클럽의 긍정적 효과는 학교 현장 곳곳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의 기초체력 등 신체활동 능력 향상은 물론 교우관계 개선, 사회성 및 협동심 배가, 학습의욕 고취 등 전인교육의 방편으로까지 평가받는다. 1999년 대전에서 태동한 이후 교육부 주최 전국대회까지 확대되면서 전국 16개 시·도 학생들의 축제로 거듭난 상황만으로도 학교스포츠클럽의 절대적 필요성이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대전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두런두런(Do Learn Do Run)’ 프로젝트는 여학생들이 체육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해 마을단위까지 연계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매년 개최되는 대전 동·서부교육장배 대회와 교육감배 대회, 전국대회 등의 일정이 전면 조정되는 등 학교스포츠클럽이 주춤했다. 하지만 함께 뛰고 싶은 학생들의 열망은 학교와 교실 곳곳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이 추진하는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의 다양한 현장을 담아본다.

 

[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농구는 신장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심장으로 한다는 말이 있다. 지면을 박차고 높이 솟구쳐서 덩크슛을 내리꽂는 상상은 생각만으로도 짜릿하다. 하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모두 만족시키는 스포츠가 농구다.

대전외삼중학교 농구클럽은 방과후 농구만으로도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내는 학교스포츠클럽이다.

올해까지 6년째 전통을 잇고 있는 외삼중 농구클럽은 대전형 학교스포츠클럽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만큼 실력과 실적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외삼중 농구클럽은 지난 6년 동안 남중부에서 대전교육감배 우승 2, 준우승 1, 대전서부교육장배 우승 3, 준우승 1회를 차지했다. 지난 2017년 결성된 여중부도 대전교육감배 우승 1, 준우승 2회의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15년 첫 출전한 대전서부교육장배에서 16강에 오를 당시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외삼중 농구클럽의 탄탄한 실력의 배경은 즐기는 농구. 앨리트 스포츠팀이 아닌데도 농구 없이는 못산다는 친구들이 뭉쳤다. 농구클럽은 방과후 수업, 창체동아리, 자율동아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데 삼삼오오 관심 있는 친구들이 모인 게 어느덧 남녀 회원수가 90명에 달하는 학교클럽으로 성장했다.

순수하게 취미로 하는 활동이지만 훈련과 연습의 진지함만큼은 앨리트 선수들 못지않다.

주중에는 6-7교시 수업을 모두 마친 뒤에 체육관에 모여 개인기와 부분전술 훈련을 하고, 매주 토요일 오전 시간을 이용해 팀 전술을 다지거나 각종 친선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힌다.

재미난 점은 학생들이 알게 모르게 갖게 되는 동기부여시스템이다.

학교스포츠클럽이 자율적인 모임을 전제로 하다 보니 초창기에는 무단결석이 잦았다. 당연히 팀 분위기가 흐려지고,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외삼중 농구클럽은 자체 규율로 엄격한 출결울 만들었다.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고 무단으로 3번 결석하면 활동을 중단하는 ‘3진 아웃제이다. 말 그대로 클럽에서 퇴출된다.

벌이 있으면 상도 있다. 교내 리그전을 통해 자체 드래프트(선수 선발)과 트레이드(선수 이적) 제도를 운영하고, 농구 규칙을 배우는 심판연수 등을 마련했다. 학생들은 프로스포츠의 세계를 맛보는 기회를 통해 농구를 잘 하고 싶다는 강력한 욕구를 분출하게 되었다.

여기에 모든 선수가 자신의 주 포지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포지션까지 경험하도록 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패턴 플레이를 구상하는 나름의 공모전을 통해 실제 친선전이나 대회에서 팀 작전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슛 콘테스트나 스킬 챌린지 등의 학교 대회를 통해 우수 학생을 시상하고, 프로 선수 출신이나 유명 농구 동호인을 초청해 원포인트 레슨과 픽업게임을 진행한 것도 훌륭한 당근이 됐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농구를 잘 하는 학생에서 더 나아가 농구를 잘 아는학생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말 그대로 미쳐야 미친다. 외삼중 농구클럽이 딱 그렇다. 학생들이 꼽는 외삼중 농구클럽의 구심점에는 유근재 체육교사가 있다. 유 교사 역시 농구에 죽고 못 산다. 그만큼 학생들에게 다양한 농구의 기술과 전술을 하나라도 더 전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사실 유 교사가 첫 부임했을 때만 해도 외삼중은 농구 불모지였다. 학교에 농구 동아리 자체가 없었고, 체육관에는 농구골대는 물론 라인조차 그려져 있지 않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학생들을 이끌고 교류전과 지역대회에 참가하면서 최대한 실전 감각을 익히도록 했다. 한 해에 대전에서 개최되는 농구대회가 5-10개 정도 되는데 가능한 많이 참가했다. 대회 참가만큼 좋은 약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으로 부임한 이듬해 남중부를 교육감배 우승으로 이끌며 전국대회 진출권까지 거머쥐었고, 자연스럽게 여학생들의 요청으로 여중부 클럽까지 창단했다.

처음 외삼중에 부임했을 때는 농구클럽을 시작할 준비가 안 돼 있었어요. 그래서 학교의 허락을 받아 야외에 있는 간이 농구골대를 체육관으로 옮기고, 인터넷에서 도면을 뽑아 학생들과 함께 라인테이프로 농구장을 그렸습니다. 일주일 정도는 걸렸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 학생들에게 학교스포츠클럽의 매력을 물어본 적이 있는데 선후배 관계가 돈독해지고, 농구부로 뛰는 것 자체에서 영광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학생들이 (학교클럽) 안에서 학교의 전통과 자부심을 느낀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저 역시도 체육관에 들어오면 농구부 학생들과 함께 휴양지에 놀러온 느낌이 듭니다. 농구장이 단순히 수업을 하고, 아이들 만나는 곳이 아니라 친구를 만나는 힐링하는 자리처럼 느껴집니다.(유근재 교사)”

친해지고, 힐링을 느끼는 건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외삼중 농구클럽 학생들은 학교스포츠활동을 통해 꿈과 끼도 키워내고 있다.

농구를 하면서 친구들과 친해졌고, 체력을 많이 길러서 공부할 때도 어려움이 없어요. (농구의 매력은) 선배들이 후배를 챙기면서 실력이 늘고, 농구부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후배들을 가르쳐 주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요. 작년에 가장 기억나는 순간이 있는데 교육감배 결승전입니다. 점수차가 벌어져서 모두 질거라고 자포자기했는데 마지막 작전타임에서 끝까지 한번 해보자고 다짐했고, 온 힘을 다해서 뛰었어요. 그런데 제가 마지막 몇 초를 남기고 극적으로 3점슛을 넣었고, 결국 1점차 승리를 거뒀어요. 정말 짜릿했습니다. 그날을 계기로 농구를 더 열심히 했고, 지금은 대학교 진학을 체육과를 전공하기로 결정했어요. 원래는 다른 진로였는데 농구 덕분에 체육을 선택했습니다.(3학년 차예린)”

 

학교 농구클럽을 통해 친구들과 친해지는 기회가 됐습니다. 제 꿈은 경찰인데 규칙을 지키는 것과 체육은 경찰에게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농구를 하면서 규칙과 체력까지 기를 수 있었습니다. 올해 3학년 농구부 주장입니다. 지난해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해 아쉬웠고, 올해는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막혔습니다. 친구들과 농구를 같이 할 기회도 없어진게 아쉽습니다. 2학기에 바이러스가 사라지면 친구들과 더 자주 농구를 하고, 앞으로 있을 11월이나 12월 대회에서 좋은 성적 거두고 싶습니다.(3학년 이동헌)”

유근재 지도교사는 학교스포츠클럽의 선한 영향력이 학생들의 진로선택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야말로 참교육이고, 교사로서의 보람이라고 강조했다.

신규나 후배 체육 선생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보통 체육교사들은 앨리트 운동부 지도를 맡는 경우가 많은데, 농구가 아니더라도 한 번 쯤은 학교스포츠클럽을 꼭 지도해 보셨으면 합니다. 사실 학교스포츠클럽을 지도하다 보면 일단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학생들 교우관계나 인성지도 등 사소한 문제까지도 신경을 써야 해서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걸 통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다고 느꼈습니다. 저희 농구클럽 학생이 연간 남녀 60명에서 많을 때는 80-90명 정도 되는데, 그 학생들 중에서 몇몇이 저를 롤모델로 삼고, 추후에 체육 전공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물론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겠지만, 제자들이 자기 인생의 평생 동반자를 만난 것 같다는 말을 해줄 때가 있는데, 그보다 더한 기쁨이 있을까요. 교직에서 제자들의 인생에 조금이나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보다 더 큰 보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평생의 동반자, 후배를 양성하는 일이니 선생님들께서도 꼭 경험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여건이 되고, 힘이 닿을 때까지 활동을 멈추지 않을 생각입니다. 어쩌면 체육교사가 된 것 보다도 농구클럽을 지도하면서 교사로서 더 큰 성장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유근재 교사)”

외삼중 농구클럽은 올해 코로나19 복병을 만나서 힘겨운 분투를 하고 있다. 자주 만나서 함께 운동을 할 수 없지만 개인연습과 훈련을 소화해 내면서 2학기에 열릴 체육관 문과 각종 대회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낼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다. 그만큼 학생들의 꿈과 끼도 무럭무럭 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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