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6월 20일이니까, 벌써 두 달이 넘었네요.
고등학교 친구들과의 모임, 아침 일찍 대전현충원 둘레길을 걷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여름 더위가 고개를 들기 전이었으나, 땀이 소나기마냥 쏟아졌지요.
헐떡거리면 차오르는 숨을 돌리던 순간, 앞서가던 아주머니들의 탄성에 숲 속으로 고개를 돌리니 어여쁜 꽃사슴이 땀방울 사이 시야에 잡혔습니다.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기 위해 조심스레 다가섰지만, 어여쁜 꽃사슴은 가까운 거리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다가서면 뒤돌아 두어 걸음, 다시 다가가면 또 두어 걸음. 다가서는 사람들이 애처로운 듯,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부러웠습니다. 비록 넓지 않은 터전일지라도 인간과 문명을 멀리한 자연 속의 자유로운 삶이었지요.
전 세계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기세등등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꽃사슴의 영역을 범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꽃사슴, 네가 부럽구나~”
순리를 망각하고 문명의 이기와 추악한 욕심에 사로잡혀 바이러스의 감옥 속에 갇혀버린 인간들. 꽃사슴의 영롱한 눈망울에 영혼을 씻어내기라도 해야 할까요.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하는 요즈음, 문득 현충원 둘레길 꽃사슴과의 짧은 기억이 긴 여운을 안고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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