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힘
질문의 힘
민광동의 거꾸로 보는 취업전략
  • 민광동
  • 승인 2012.10.02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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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시작한 대학생들과 만나 멘토링 시간을 가졌다.

“누구에게 팔거죠?”

“6개월 매출 계획이 뭐죠?”

“3년 후 규모가 어느 정도 늘어나 있을 것 같아요?”

“경쟁사가 누구죠?”

명쾌하게 대답하는 친구들이 없어서 질문을 바꿨다.

“궁금한 게 뭐죠?”

역시 질문이 없다. 치열하게 움직여보지 않았기 때문에 갈증도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질문을 했다.

“본인의 사업아이템에 대해서 설명해보실래요?”

아! 본인의 이야기를 해보라 하니 좀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자신의 전공과 사업아이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을 한다.

근 6개월 간 개별적으로 코칭을 해왔던 취업준비생이 생각났다. 소위 말하는 명문고와 유학파 출신의 학생이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서류전형에서 통과한 적 없었다. 궁금해서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봤는데 이 친구 역시 자신의 이야기에‘만’ 충실한 학생이었다. 자세히 보면 위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친구들과 어떤 공통점이 느껴지지 않는가?

그렇다. 모두들 자신의 이야기, 자신의 아이템에만 충실한 공통점이 있다. 청년창업가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 내 아이템과 관련 있는 시장에 대한 분석이듯, 취업준비생에게 가장 부족했던 부분은 내 스토리, 역량에 적합한 지원회사, 지원업무에 대한 분석이었다.

결국 이 친구는 경영기획이라는 직무에 적합하게 본인의 스토리를 다시 구성했고, 취업전략을 수정했다. 그리고 현재 S그룹의 경영기획실에서 근무 중이다.

필자가 열 명 내외의 직원이 있었던 소기업에서 근무했을 때였다. 소기업에서는 종종 월급이 밀린다. 집에 급한 일이 있는데 매출이 일어나지 않을 때는 정말 애가 탄다. 그런데 옆에 있는 동료들을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이다. 월급이 밀리면 얼굴에 불만이 가득이지만 늘 하던 대로, 같은 방식으로 일할 뿐이었다.

하지만 당시 필자는 벌려놓았던 몇 가지 사업이 힘들어지는 바람에 월급이 밀리면, 바로 대출이자가 밀리는 상황이었다. 머리를 좀 식히고자, 월급으로 이자를 대신하며 시간을 좀 보내며 앞으로의 구상을 해보자는 취지로 취업을 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전투적으로(?) 회사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행동전략을 세우려면 일단 질문을 잘 해야 한다. 당시에 필자 스스로 물었던 질문은 다음과 같다.

“어디에서 매출이 일어나지?”

“경쟁사는 누구며, 어떻게 하고 있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뭐지?”

이렇게 스스로 질문을 하고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당연히 계약도 체결했다. 입사 두 달 밖에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 거래처 곳곳을 쑤시고 다니며 계약을 따온 것이다. 그렇게 얼마 지난 월급날, 경리사원이 살짝 다가와 ‘민팀장님, 아무한테도 말씀하시면 안되요’하면서 월급을 지급했다. 내 옆의 직속 상사는 두 달간 월급이 밀려있던 상태였다. 물론 소기업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결국 필자는 입사 4개월 만에 그 회사를 나와 독립했다. 업계의 생리를 파악했기에 바로 창업을 할 수 있었고, 실적 있는 직원에게만 ‘몰래’ 월급을 지급하는 CEO의 성향을 파악한 이상, 더 이상 조직에 헌신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경쟁업체의 스카웃 제안도 받았다.

어릴 때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뭐지?’라는 질문을 수시로 해댄다. 꿈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희망이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취업을 준비하든, 창업을 준비하든, 이직을 준비하든 주어진 현실에 치여 급급한 일상을 보낸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여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질문을 해대야 한다. 질문꺼리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어떤 질문을 할까?’라는 질문부터 하면 된다. 질문은 내 삶을 스스로 주도하고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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