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조각가들, 지자체의 공공조형물 입찰 방식에 뿔났다
국내 유명 조각가들, 지자체의 공공조형물 입찰 방식에 뿔났다
대형 업체 배불리는 입찰 방식... "금속·창호·온실 면허가 왜 필요한가?"
조각가 손도 안 거친 부적절 조형물 때문에 애먼 조각가들만 욕 먹어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11.26 16: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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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명 조각가들이 '관급조형물 입찰방식 문제해결을 위한 TF'를 결성하고, 전국 지자체가 진행하는 공공조형물 입찰에 조각가를 참여시키지도 않으면서 부실 조형물로 인해 조각가들이 시민사회의 불신을 초래하는 일에 대해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국내 유명 조각가들이 '관급조형물 입찰방식 문제해결을 위한 TF'를 결성하고, 전국 지자체가 진행하는 공공조형물 입찰에 조각가를 참여시키지도 않으면서 부실 조형물로 인해 조각가들이 시민사회의 불신을 초래하는 일에 대해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공공조형물 입찰에서 예술가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조각가들은 예술가의 손을 거치지도 않은 공공조형물들이 시민들의 철거 민원에 휩싸일 때마다 자신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나 무분별한 손가락질이 쏟아지고 있다며 자괴감을 토로했다.

26일 한국미술협회 박찬걸 부이사장(조각분과·충남대 조소과 교수)은 <굿모닝충청>과의 인터뷰를 통해 "언론에서 보도되는 공공조형시설물이 작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데도 조각가들이 흉측한 동상이나 세우는 세금 도둑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부이사장은 "문제의 출발은 우리나라의 공공조형물 입찰 방식에서 비롯됐다"며 "현행 입찰 자격 조건과 정량적 평가의 사업 수행 실적 평가, 심사위원 등록제, 예술작품의 설계공모입찰 등이 대표적으로 개선될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박 부이사장에 따르면 공공조형물 입찰 자격 조건에는 ▲산업디자인 전문회사로 환경디자인 또는 종합디자인 분야로 신고를 필한 업체 ▲물품분류번호(10자리 6012100201 조형물)를 제조 물품으로 등록하고 직접생산증명서를 소지한 업체 ▲전문건설업(강구조물공사업, 철강재 설치공사업, 금속구조물·창호· 온실공사업, 석공사업, 조경시설물 설치 공사업 중에서 1개 업종)을 등록한 자로 시공가능 면허를 보유한 업체임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문제는 해당 사항을 모두 충족하는 업체가 극소수에 불과한데다 예술작품을 만드는데 금속·창호·온실공사업 면허를 가진 조각가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애초부터 조각가의 입찰이 불가능한 구조다.

정량평가인 실적 부분도 대규모 수주를 해온 기업들에게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소수점 단위로 우선협상대상자가 가려지는 상황에서 실적점수 6점은 신생업체의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고, 실제로 최근 입찰 경쟁률에서도 몇개 업체가 독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미술협회 박찬걸 부이사장(충남대 교수)
한국미술협회 박찬걸 부이사장(충남대 교수)

박 부이사장은 "지자체 공공조형물 입찰에 참여하는 심사위원들도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며 "일부 업체들은 각자 관리하고 있는 심사위원 자격 대상자들에게 00지자체에서 입찰을 하니 빨리 심사위원으로 등록하라고 메시지를 보낼 정도"라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예술작품의 설계공모입찰의 문제점이다. 설계공모에서 선정된 작가가 제작에는 참여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당선된 설계기획안에 대해 지자체가 가격입찰을 따로 하기 때문이다

박 부이사장은 "최근 몇 년간 언론에서 부정적으로 다루고 있는 조형물은 대부분 이러한 입찰방식으로 제작된 작품들"이라며 "일부 회사들이 독식하고 있는 입찰방식의 조형물은 내부 디자인팀에서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며 조각가들이 참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시민들이 오가는 터전 한가운데 작가가 아닌 업체의 시설물이 들어서는 현실은 고개를 들기 부끄럽다"며 "지역의 철학과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들어서는 것은 엄연한 시민의 권리이고, 반드시 작가의 손끝과 고민 안에서 탄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의 공공조형물 입찰방식은 정작 예술작품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조각가가 경쟁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며 "예술작품을 시설물이나 구조물로 생각해 행정편의가 벌어지고 있고, 예술작품을 입찰제도 안에 가둬 민원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 것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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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23-02-14 21:46:23
그동안 일부 작가들이 계속 당선되고있도 학생지도의 고유의 직업 활동을 하고 있는 교수들만의 심의방식도 담합이 우려되기 때문에 오랜세월 어려운 상황에도 오로지 작업을 해오고있는 전문 전업작가들도 참여해서 비리와 담합을 차단하는 다양하고 많은수의 심의 제도로 개선해야 한다

김성 2020-12-02 14:20:03
작가들이 참여 할수 없는 조형물 공모에 왜 작가들이 욕을 먹는지 개탄 스럽습니다

시민 2020-12-02 11:42:44
제도 개선이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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