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내년 재.보선이 성큼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볼썽사나운 파열음을 내고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에서는 특히 故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권력형 성범죄라기 보다는 가짜미투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편이지만, 정작 장관 후보자들은 그 반대의 인식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당이 일관성 없이 지리멸렬과 오합지졸의 양상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인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권력형이 가미됐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오거돈, 박원순 시장 사건이 권력형 성추행이냐”는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의 질의에 "권력형이 가미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저 없이 답했고, 이에 다시 서 의원이 "권력형 성범죄로 보는 거냐"고 묻자 그는 "네, 권력형이 가미됐다고 생각한다"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재차 확인해줬다.
오 전 시장이야 본인이 실토하고 인정한 터여서 틀리지 않는 말이긴 하지만, 박 전 시장의 경우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고인의 죽음으로 정확한 팩트여부가 규명된 건 아니어도, 주변인들의 증언 등을 종합해볼 때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가짜미투 개연성이 훨씬 크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덥석 ‘권력형이 가미됐다’고 답변을 했으니, 3선 중진이라는 중량감에서 오는 정무 감각과 분별력은 대체 어디에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이는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또한 마찬가지. 마치 서로 립싱크라도 하는 듯 "권력형 성범죄였다"라고 똑 같은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서다.
앞서 최동석 인사조직연구소장은 지난 8월 3일 민주당이 확보한 과반 의석의 권능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국민의힘과의 ‘협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전 의원을 날 세게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차라리 개혁을 반대한다고 하면 그 논리를 감안할 수 있지만, 전해철 같은 사람은 정말 처분이 곤란하다. 개혁과 혁명을 교묘한 방식으로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퍼부었다.
심지어 “3철 중에서 이호철은 완전히 손을 뗀 것으로 보이는데, 전해철은 아예 대놓고 개혁에 교묘하게 저항하고 있고, 양정철은 느닷없이 나타나 정치판을 어지럽게 하는 인간”이라고 두들겨 패기도 했다.
그리고는 “나는 전해철 같은 사람이 개혁을 반대하는 사람들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말로는 개혁을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개혁을 못하도록 뒷다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