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안면도 개발 무산? NO! 새로운 시작
[긴급진단] 안면도 개발 무산? NO! 새로운 시작
[안면도 개발 긴급진단] 1. 안면도관광지 개발 과연 좌초됐나
  • 최재근 기자
  • 승인 2015.02.04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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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안면도가 시끄럽다. 26년 전부터 시작된 안면도관광지 개발이 최근 또다시 주춤거리고 있는 탓이다. 물론 대형사업인만큼 계획대로 추진되고 성공적인 성과까지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공영개발에서 민자개발로 전환한 뒤 사업자만도 벌써 5번이나 바뀌다보니 지역 주민들의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굿모닝충청이 안면도관광지 개발을 긴급진단 해보고 앞으로 대형 사업이 가야할 올바른 길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 지난 2013년 말 발표된 안면도관광지 시설배치계획도.
[굿모닝충청 최재근 기자] 충남도가 최근 안면도관광지 개발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상실시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간투자개발방식에서 민간사업자를 제외시켰으니 조용할리는 없다.

당사자인 태안군과 안면도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태안군수는 물론 안면도주민들까지 나서 “사업이 무산됐다”며 책임 있는 충남도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물론 충남도에서는 안면도 개발은 중단된 것이 아니라며 지속추진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안이 나오기까지는 주민들의 반발이 좀체 수그러들지 않을 기세다.

충남도, 안면도 개발 우선협상대상자 인터퍼시픽 지위 상실 왜?

그렇다면 왜 충남도는 이 시점에서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상실시켰을까? 물론 충남도가 사업자 지위상실에 따른 주민들의 반발이나 비난을 예측하지 못했을리는 없다. 그럼에도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 상실을 결정했다면 그대로 가는 것보다는 손을 놓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 이번 결정에 대해 오히려 ‘합리적 결정’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이는 안면도관광지 개발을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의 사태를 보다 정확히 보려면 8년 전인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특히 개발사업과 관련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는 부동산 경기도 살펴볼 필요도 있다. 당시 부동산 경기는 지금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IMF를 거친 뒤 경기가 회복되면서 부동산 경기는 호황으로 치달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완구 지사 시절이던 당시, 충남도는 안면도관광지 개발 사업자를 공모했다. 공모조건으로는 1, 2, 3단계 일괄개발, 관광지 편입 토지 전부 매입, 투자이행보증(p-bond) 2000억원 제출 등을 내걸었다. 총 사업비 1조 474억원(공공 1410억, 민자 9064억)으로 초대형 프로젝트인데다 공모조건도 까다로웠지만 모두 7개의 컨소시엄이 응찰을 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충남도는 1차 심사를 거쳐 3곳을 탈락시키고 남은 4개 컨소시엄 가운데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자 순위에서 앞섰던 대림오션캔버스컨소시엄이 이에 반발, 충남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게 된다. 이 소송은 무려 2년간이나 지속됐다. 물론 선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받아 안면도 개발을 순풍을 다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사이 개발여건은 악화됐다. 소송으로 2년을 허송세월로 보내는 과정에서 2008년 금융위기가 덮치면서 호황이던 부동산 경기가 불황으로 완전히 뒤바뀐 것. 일사천리로 흘러갈 것으로 보였던 안면도관광지 개발도 주춤거릴 수밖에 없게 됐다. 대형 개발인 만큼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지만 장기불황 탓에 자금 조달 등에 빨간불이 들어오게 된 것이다.

특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서 내건 공모조건은 사업추진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됐다. 무려 2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이행보증금 조달은 물론이고 1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입, 일괄개발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힘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은 2013년 말 충남도 승인 절차를 거쳐 안면도 관광지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태안군 안면도 승언·중장·신야리 일대 296만7347㎡(89만평)를 1조474억원을 들여 2020년까지 3단계로 개발하는 계획으로, 18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과 200실 규모의 6성급 호텔, 콘도 1258실, 테마파크 등을 갖추는 내용을 담았다. 개발 부지의 95%는 충남도 소유 토지다.

인터퍼시픽, 개발계획 발표 1년도 안 돼 조건변경 요구

그러나 개발계획을 발표한 지 1년도 안 된 지난 7월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의 입장은 돌변했다. 갑작스럽게 충남도에 공모조건 변경을 요구한 것. 일괄개발 대신 1단계(골프장, 콘도) 사업만 추진하고 2, 3 단계 사업은 포기, 원형보존지는 매매대상에서 제외, 2000억 투자이행보즘금은 공사이행보증서로 대체하는 안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사업진행이 불가하다는 통보였다.

이어 8월 29일에는 1단계사업 우선 계약추진 후 2, 3단계사업 계약, 원형보존지는 임대로, 투자이행보증금은 다른 개발사례 중 최고 수준 금액으로 조정 및 공사완공이행보증금 별도납부로 하자며 1차 변경안을 또다시 바꾸면서 절대적인 선행조건은 아니니 협의 조정을 요구했다.

충남도는 난감했다. 곧바로 법률검토와 의견수렴 등에 들어갔고 4개월여간의 검토 끝에 추진 중인 상황에서의 주요한 개발방식의 변경은 재량권 일탈과 남용은 물론 특혜 시비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고 결국 12월 23일 수용불가 입장을 통보했다. 이에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은 사업포기 의사를 충남도에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달 12일 충남도는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시켰다.

토지매입비, 이행보증금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고 대규모 일괄개발에 따른 리스크 부담, 공모조건 당시와 달라진 개발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그렇다면 충남도의 선택은 적절했을까? 물론 전임 지사 시절에 만든 조건이라도 행정의 연속선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른 불가항력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문제일 수 있다. 자칫하면 대형 개발사업에 발목이 잡혀 주민들에 더 큰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지방재정이 파탄나는 사태로까지 치달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에 대한 충남도의 설명도 이와 다르지 않다.

충남도 관계자는 “안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잡고 있으면 오히려 주민들에 피해가 간다” 며 “비록 다소간의 진통과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이렇게라도 빨리 해야 하는 것이 낮다”라고 말했다.

안 지사 “안면도관광지 개발 중단한 것 아니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상실되자 여기저기서 안면도 개발이 좌초됐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심지어 도의회에서는 안희정 지사의 행정력을 거론하며 사퇴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나왔다.

그렇다면 과연 안면도 개발은 완전 무산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면도 개발은 무산된 것이라기보다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물론 개발이 정상화되기까지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안면도 개발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것이 충남도의 확고한 의지인 만큼 개발사업추진은 중단없이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안희정 지사도 지난 2일 도지사 주재 월요회의에서 이를 확고히 했다. 안 지사는 당시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안면도 개발을 당초 계획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와 함께 “안면도 사업은 중단된 것이 아니며, 개발에 대한 도의 의지도 분명하다”고 천명했다. 안 지사는 특히 이 자리에서 ▲환황해권 아시아경제시대의 관점에서 개발 계획을 수립해 줄 것과 ▲적극적인 주민 소통 등 두 가지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이번 결정으로 안면도관광지 개발이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보기도 한다. 물론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현재의 개발여건 아래에서는 다소 무리하다 싶은 당초 조건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00억원에 달하는 이행보증금이나 1조원이 넘는 일괄개발방식이 현재의 개발여건에 맞게 낮아지거나 일괄개발에서 단계별 개발로 조정될 공산이 높다. 더욱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은 안면도의 가치를 고려한다면 어떤 조건이냐에 따라 미래를 보고 개발사업에 뛰어들 사업자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안면도는 관광사업지로서 매리트가 있는 곳"이라며 "경기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단계적 개발로 개발조건이 완화된다면 안면도의 가치를 보고 투자할 사업자는 꽤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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