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충남문화재단이 확보한 전국 윷놀이 대회 국비 3억 원은 사실상 쪽지 예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 과정에서 도 집행부와 충분한 협의가 부족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충남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정병기 위원장(민주, 천안3)은 26일 오후 진행된 문화체육관광국 주요업무계획보고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 등 자료를 확인한 뒤 “(사실상) 쪽지 예산 아니냐?”고 물었다.
오범균 국장은 “그런 식으로 추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치권 용어인 ‘쪽지 예산’은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구 민원성 사업비를 확보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졸속 심사의 상징으로 통용되고 있다.
국비 3억 원의 성격이 드러난 만큼 “제1회 전국대회를 충남에서 개최, 내년부터 시‧도별 순회 추진”이라는 충남도와 문화재단의 설명은 신뢰성을 잃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계속해서 정 위원장은 “도 문화체육관광국과 협의가 된 것이냐, 아니면 문화재단이 독단적으로 한 것이냐?”고 물었고, 오 국장은 “(10월) 문화의 달 행사의 볼륨을 키우기 위해 문화재단이 중앙부처와 협조해서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공문을 보면 보조율 50%를 딱 지정했다”며 “도비 3억 원을 매칭하지 않으면 못 쓰는 돈”이라고 확인했다.
현재 도비 1억 원이 본예산에 확보된 상태로, 집행부는 추경을 통해 2억 원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전국 윷놀이 대회 관련 예산은 국‧도비 합쳐 총 6억 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 위원장은 “문화재단 대표이사가 도지사 역할도 아니고, 문화재청이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아니고…”라며 “우리가 너무 과분한 분을 모신 것 아닌가?”라고 반어법을 썼다.
정 위원장은 “국장님도 이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문제가 언론에 나왔으면 왜 이 사업을 해야 하는지, 설명을 하고 풀어주는 역할을 했어야 했다. 싸우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니고”라며 “어제 갑자기 가서 기자회견을 한 것인데, 이미 늦어버린 것이다. 충남지역 방송에 저녁에서 아침까지 나왔을 정도”라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오 국장은 “저희 대응이 미흡했다”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