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유희성 기자]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자신의 일정을 배려해 신속한 회의 진행을 한 도 간부들을 질책했다가 민망해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도는 지난 9일 대회의실에서 올해 첫 4차산업혁명위원회 및 실국원장 보고회를 열었다.
당초 회의는 2시간 가량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양 지사의 일정을 고려해 1시간 30분으로 축소 진행키로 했다.
이는 사전 고지됐고, 양 지사에게도 전달됐다고 비서실은 전했다.
때문에 15명 내외의 도 간부들은 3분 이내의 시간에 맞춰 초스피드 시행계획 보고를 진행했는데, 양 지사는 여기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양 지사는 “보고가 너무 짧으면 충실한 보고가 안 된다”며 “평소보다 20분 정도 빨랐다. 앞으로는 보고 시간을 고려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런가 하면 곧바로 이어진 토론에서는 도 4차산업혁명위원들의 질책성 질문 공세가 이어졌고, 이에 시간이 지체되자 양 지사는 간부들을 감싼 뒤 자리를 떴다.
도 4차산업 시행계획에 대한 중복성, 업무숙지 미흡, 탁상행정 등을 지적하는 위원들을 의식한 양 지사는 “행정공무원들은 (4차산업분야)전문가가 아니다. 전문가인 위원들이 조언, 지적 등 정책제안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우리가 명확하게 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없지만, 그나마 충남은 굉장히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위원들의 말씀을 들어 (시행계획을)진행하는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오후 2시 시작한 회의에서 양 지사는 3시 45분께 빠져나갔고 회의는 4시께 종료됐다. 회의 동안 양 지사의 목소리는 다소 거칠고 잠겨있었다.
한편 양 지사의 일정은 비공개 언론인 접견이었던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비서실 관계자는 “지사님이 평소 한 말씀이라도 더 들으려 하셔서 회의가 길어지는 편이어서 이번 회의에서도 도정 현안이기 때문에 너무 보고를 빨리한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며 “누구를 만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정도면 회의가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사님이 의욕을 보이셨다. 앞으로는 이런 일은 없을 것이고 사전 양해는 돼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참여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인 양 지사가 도정과 함께 외부 일정을 소화하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란 관측과 함께, 앞으로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