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학습권 보장? 방역 강화? 그것이 문제로다
[노트북을 열며] 학습권 보장? 방역 강화? 그것이 문제로다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1.04.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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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대전교육청이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대전 학원과 학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되면서, ‘학습권 보장’과 ‘방역 강화’의 기로에서 그 어떤 것도 속 시원히 선택할 수 없는 것.

교육청은 8일 학생들의 코로나19 감염 확산 및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학교 밀집도를 조정했다.

초·중학교는 밀집도 1/3을 원칙으로 하며 고등학교는 2/3 이내로 현행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초·중학교 중 600명 이하 학교는 2/3 등교가 가능하며, 600~1000명 학교 중 안전조치가 가능하고 구성원의 의견수렴을 거친 학교는 2/3까지 등교할 수 있다. 단 기초학력 보장 등의 이유로 초등학교 1·2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밀집도 대상에서 제외, 현행과 같이 매일 등교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9일 대전 전체 초·중·고 교장을 대상으로 비대면 방역수칙 교육을 진행했으며, 12일 대전 전체 초·중·고등학교 현장 점검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원 방역의 경우 교육지원청 등과 합동 특별점검단을 구성, 학원·교습소 3690개소에 대한 전수 방역점검 등을 3주간 실시한다.

교육청 교육복지안전과 관계자는 “현재 서구와 유성구 등 다른 지역의 학원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확산세가 지속되면 학원과 교습소 등에 휴원공고를 내리고 시와 협의해 집합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학생 확진자가 동구, 대덕구에 이어 중구, 서구 등으로 확산하고 있는데, 대전시교육청의 대응은 한발 늦거나 우왕좌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IEME 국제학교 집단감염 사태가 터지고 곧바로 특별 조치를 단행했다면 이번 동구 보습학원에서 촉발된 청소년 집단감염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교육청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대응에 관한 지적이 일고 있다.

한 네티즌은 “동구, 중구, 서구 등 대전 다 거기서 거기인데 타 구에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이상 손 놓고 있겠다는 뜻인가?”라며 “터지기 전에 미리 대응하고 예방하는 것이 교육청이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대전이 무슨 미국 땅덩이인가? 다리 하나 건너면 동이 바뀌고 학원도 다른 동으로 다니는데...”, “지난번 IME국제학교 집단감염 사태 때도 교육청 관할이 아니라며 책임 회피했던 전적이 있어 믿을 수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교육청의 소극적 대응을 비판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 전경. 자료사진/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대전시교육청 전경. 자료사진/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정해교 시 보건복지국장은 9일 브리핑을 통해 “학생 등교 방침이나 학교 내 방역수칙 강화는 교육청 판단 재량”이라며 “학교 내 마스크 미착용 등에 관해서는 교육 당국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당국의 적극적 조치를 기대하는 속내로 보인다.

시 방역 당국의 압박(?)과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지적에도 불구, 교육청은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입시에 인생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나라에서 냅다 학생 등교를 전면 중지하고 학원에 휴원 공고를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방식으로든 방역을 강화할 수도 있으나, ‘학생 인권침해’ 주장이 제기될 수 있는 민감한 상황에 조심하는 모습으로도 보인다. ‘학습권 보장’이란 부담감도 고민의 깊이를 더한다.

이런 마당에 교육청이 할 수 있는 것은 학교·학원 점검과 방역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홍보하는 것뿐이다. 속수무책의 모습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수많은 학생을 일일이 다 따라다닐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이런 상황 속, 우리는 가장 좋은 대책을 알고 있다.

바로 개인 방역수칙 지키기다.

이번 대전 학생 감염사태를 보면 마스크 미착용 등 교내에서 개인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걸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지난해 8월, 경북 경산 소재 유치원에 다니는 한 어린이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유치원 직원 및 어린이 200여 명이 검사를 받았지만, 추가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사례가 있다. 유치원 내 철저한 마스크 착용과 방역수칙 준수가 그 비결이었다.

‘simple is best’라는 말이 있다. 제일 기본적이고 간단히 지킬 수 있는 개인 방역이 가장 큰 힘을 가진다.

코로나19 2년 차, 우리는 개인의 일탈이 전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쳐왔는지 이미 많이 봐왔다.

이제는 코로나19 도돌이표를 그만 찍어야 할 때다.

방역 당국의 지도와 대책도 중요하지만, 사회구성원 모두 각자 속한 자리에서 개인 방역수칙을 지킬 때 비로소 코로나19 사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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