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치유의 길…불교 순례길4] 김구가 걸었던 명상 산책길
[충남 치유의 길…불교 순례길4] 김구가 걸었던 명상 산책길
공주 마곡사~은적암~백련암~생골마을~마곡사 1.5km 구간
  • 이종현 기자
  • 승인 2021.04.13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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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치유와 힐링이 되길 기대하며 충남도내 불교와 천주교 순례길 15구간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마곡사의 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마곡사의 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춘마곡 추갑사(春麻谷秋甲寺)'했다. 계절의 아름다움이 봄에는 마곡사요, 가을에는 갑사라는 얘기다. 그만큼 마곡사의 봄 풍경은 손에 꼽을 정도로 아름답다.

마곡사가 깃들어 있는 공주시 태화산 자락에 백범 명상길이 있다. 2개 코스가 있는데, 백범 김구 선생의 발자취가 담긴 2코스 구간을 지난 6일 걸었다.

2코스는 마곡사에서 출발해 은적암, 백련암, 생골마을을 거쳐 다시 마곡사로 돌아오는 1.5km 구간이다.

마곡사 가는 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마곡사 가는 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산속의 봄은 느긋하다. 타박타박 걷는데 뭘 그리 급하냐고 묻는 것 같다. 마곡사는 짙푸른 계곡의 숲길을 걸어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마곡사 가는 길에 흐르는 맑은 계곡은 새잎 돋아나는 나뭇가지를 그대로 투영해 낸다. 계곡을 따라 벚꽃과 진달래는 물론 이름 모를 들꽃들이 피어있었다.

계곡을 태극 문양처럼 한 바퀴 크게 휘감아 돌면 비로소 마곡사 경내에 이른다.

마곡사 해탈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마곡사 해탈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마곡사 천왕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마곡사 천왕문.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번뇌와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나라고 하는 해탈문에 들어서면 좌우로 벌려 선 금강역사상과 문수·보현동자상이 보인다. 해탈문을 지나면 마곡사의 두 번째 대문인 천왕문이 나온다.

두 개의 문 사이에는 마치 사찰에 마음을 비우고 들어가라는 듯 활짝 핀 벚꽃에 연등이 매달려 있다.

천왕문 안쪽에는 동서남북의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인 사천왕상이 안치돼 있다. 이 문을 지나 극락교를 건너면 마곡사에 보인다.

해탈문과 천왕문 사이 활짝 핀 벚꽃에 연등이 매달려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해탈문과 천왕문 사이 활짝 핀 벚꽃에 연등이 매달려있다.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마곡사 전경.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마곡사 전경.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곡사는 640년 신라의 자장율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사찰인 만큼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둘러볼 수 없다.

경내에는 보물로 지정된 영산전, 대웅보전, 대광보전 등이 있다.

대광보전은 천천히 둘러보는 것이 좋다. 빛바랜 단청이 고찰의 분위기를 한 껏 고취시키기 때문이다.

마곡사 대광보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마곡사 대광보전.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대광보전 뒤편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2층 누각처럼 거대한 대웅보전이 서 있다. 계단 위에서 경내를 내려다보면 사찰 건물 지붕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마곡사는 백범 김구 선생의 흔적도 간직하고 있다. 김구 선생은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인 장교를 살해하고 옥살이를 하다 탈옥해 마곡사에서 은거했다.

대광보전 앞에는 김구 선생이 1946년 마곡사를 다시 찾아 심은 향나무가 60여 년의 세월을 지키며 오롯이 서 있다.

대광보전 앞 백범 김구 선생이 심은 향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대광보전 앞 백범 김구 선생이 심은 향나무.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오층석탑도 유명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방을 지키는 사방불(四方佛)이 조각돼 있다.

맨 윗부분에는 티베트를 중심으로 한 라마교의 장식인 둥글고 둥근 풍마동(風磨銅)이 얹혀있다. 이는 전세계에서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인도에만 있다고 한다.

마곡사 오층석탑.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마곡사 오층석탑.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이곳을 지나 오솔길로 향했다. 길 양쪽에는 쭉쭉 뻗은 소나무들의 군무가 펼쳐진다.

진한 솔바람 향기가 코끝을 파고들 정도로 온천지가 소나무 숲이다.

곧게 뻗어 자란 이곳 소나무는 발걸음이 한동안 떨어지지 않을 만큼 운치 있다. 마곡사 명상 산책길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은적암에서 백련암으로 가는 길 나무 계단.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은적암에서 백련암으로 가는 길 나무 계단.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소나무 숲에 한껏 취하다 보면 금세 은적암에 도착한다. 햇살에 반짝이는 은적암의 잔디마당이 인상적이다. 잠시 숨을 고른 뒤 김구 선생이 승려가 되기 위해 머물렀던 백련암으로 향했다.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흙이 포근하고 정겹다. 오르막길에는 나무계단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을 걸었던 김구 선생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아마 나라를 잃은 울분을 이 길을 오르며 달래지 않았을까 싶다.

백련암에서 바라 본 풍경.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백련암에서 바라 본 풍경.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벚꽃과 수선화가 활짝 핀 백련암 옆에는 사찰의 분위기와 다른 작은 한옥 한 채가 있다. 이곳이 김구 선생이 머물던 곳이다.

백련암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시원스럽게 펼쳐진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자. 마음의 여유로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길은 인상적인 소나무 숲길과 김구 선생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다.

백련암 풍경.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백련암 풍경.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마곡사 주변에는 영은암, 대원암 등 부속암자가 즐비해 함께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다. 그러나 깊은 산 속에도 어느새 봄이 왔고 꽃이 피었다. 우리 일상도 따듯한 봄바람이 불고 꽃도 피길 희망한다.

※ [충남 치유의 길]은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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