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욱 직설(直說)》 문재인 대통령-이재명 지사의 환상적 '백신외교'
《최한욱 직설(直說)》 문재인 대통령-이재명 지사의 환상적 '백신외교'
  • 최한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4.26 00:2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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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욱 칼럼니스트는 25일
최한욱 칼럼니스트는 25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스푸트니크 백신도입 주장은 미국 화이자 백신의 추가 공급 계약을 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지렛대'였다"고 분석했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문재인과 이재명의 환상적 '백신외교'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는 긴급 브리핑을 열고 화이자로부터 코로나 백신 2000만 명분을 추가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기존의 7900만 명분을 포함해 총 9900만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 20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미국 측과 백신 스와프를 상당히 진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 특사가 (한국에) 왔을 때도 이 문제에 관해 집중적으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다음날에는 "미국도 국내 사정이 아직도 매우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미국이) 집단면역을 이루기 위한 국내 백신 비축분에 여유가 없다는 입장을 설명했다"고 말을 바꿨다. '진지하게 협의'란 말이 하루 만에 '여유 없다'로 바뀐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백신 스와프'에 대해 "비공개 외교적 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지금 해외로 그것(백신)을 보내는 걸 확신할 만큼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현 상황에서는 '백신 스와프'가 쉽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리하면, 미국은 20일까지 우리 정부와 '백신 스와프'를 '진지하게 협의'하다가 21일 '여유 없다'로 입장을 바꿨다. 말을 바꾼 건 정의용 장관이 아니라 바이든이었다.

그런데 25일 화이자는 우리 정부와 2000만 명 분 추가 계약을 체결했다. 22일까지 부족한 물량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다(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다는 바이든의 말은 거짓말이었다). 그런데 왜 미국은 느닷없이 입장을 바꾼 것일까?

이재명 지사는 지난 21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최선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미 청와대에 스푸트니크V 도입 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청와대 관계자는 "백신 수급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러시아산 백신 도입 문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참모진의 건의에 문 대통령이 '그렇게 하라'는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22일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러시아 백신 안전성 확인 작업과 관련 "식약처로부터 스푸트니크V의 안전성 관련 해외 정보 수집 요청을 하는 공문을 받았다"며 "외교부는 이후 이와 관련해서 해외공관에 대해서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가 스푸트니크 도입을 언급하자마자 청와대와 식약처, 외교부가 발빠르게 움직였다. 즉, 이재명 지사의 스푸트니크 언급은 '차별화 전략'이 아니라 청와대와 사전 조율됐다는 뜻이다.

청와대가 스푸트니크 도입을 먼저 언급했다면, 국짐당과 〈조중동〉은 백신정책이 실패했다며 일제히 공격했을 것이다. 미국도 청와대에 압력을 가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재명 지사가 총대를 매고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린 것이다(아마도 청와대가 이재명 지사에게 먼저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15일 "새로운 다른 나라의 개발, 접종하고 있는 백신을 경기도라도 독자적으로 접종할 수 있을지를 실무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만 해도 대선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으로 보였다. 민주당 핵심지지층들 사이에서도 '독자백신'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미 15일에 이재명 지사는 미국의 '백신 패권주의'를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푸트니크의 안정성을 보건 당국이 확인해 주면,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백신을 구매하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경기도 인구는 악 1346만 명이다.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스프트니크를 접종하면 (미국이 '갑질'해도) 백신 수급이 원활해지고, 정부가 약속한 11월 집단면역에 가능할 수 있다.

스푸트니크 도입은 이재명 지사의 '독자행보'니 청와대가 책임질 필요가 없다. 국힘과 〈조중동〉의 정치공세는 이재명 지사에 집중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이 없이 스푸트니크를 도입해 추가 백신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미국에는 확실한 압박카드다. 이재명 지사는 빈 말을 하지 않는다. 하늘이 두 쪽 나도 한다면 한다. 미국도 이재명의 스타일을 잘 안다. 이재명이 스푸트니크를 도입한다고 하면 그렇게 될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악몽같은 일이다.

'방역 선진국'인 한국(혹은 경기도)이 스프트니크를 도입하고 성과가 나오면, 미국의 '백신 패권'이 흔들린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러시아는 이미 60개 국과 스푸트니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에 비해 가격도 싸다. 한국이 러시아와 계약을 체결하면 스푸트니크의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다. 미국은 '백신전쟁'에서 밀릴 수 있다.

결국 스푸트니크는 화이자 추가 공급 계약을 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지렛대'였던 것이다. 아마도 이 아이디어는 청와대에서 나왔을 것이다. 스푸트니크 도입은 정세균 전 총리의 말처럼 '깡패들이나 하는 짓'을 제압하기 위한 '망치'였던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지사는 '환상적 티키타카'로 바이든의 깡패짓을 절묘하게 따돌렸다. 이재명 지사는 '쥐 잡는 데 흑묘 백묘 없다'고 했는데, 하얀 고양이로 검은 고양이를 잡은 셈이다(정세균 전 총리는 완전히 헛다리 짚었다).

문재인과 이재명의 환상적 백신외교로 우리는 코로나전쟁을 하루 빨리 끝낼 수 있는 추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사대주의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길이 보인다.

- 자유기고가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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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2021-04-26 23:33:14
속 시원한 기사네요
역시!! 대한민국 대표 바른소리 언론!!굿모닝충청!!

냄새 2021-04-26 01:34:20
냄새지리네 대깨문 문빠들이 좋아하긋네

개돼지 2021-04-26 00:59:34
글이 착각을 넘어서 너무 편향돼있네요.

'진지하게 협의'란 말이 하루 만에 '여유 없다'로 바뀐 것이다.
왜 여유가 없을까요?
글에서는 여유가 생긴 이유가 백신 패권이라는데 여유가 없어서 8월에 들어오나요?

이재명 지사의 스푸트니크 언급은 '차별화 전략'이 아니라 청와대와 사전 조율됐다는 뜻이다.

추측이 아니고 객관적 사실에 의해 어떤 말들이 오고갔는지 근거를 첨부해주세요.

하지만 이미 15일에 이재명 지사는 미국의 '백신 패권주의'를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간파 했는지 안했는지 어떻게 아시는거에요?
아래 글들도 마찬가지로 무대 위의 주인공들을 최한욱 작가님께서 꼭두각시처럼 부리고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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