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 삶의 혁명
[기고] 내 삶의 혁명
  • 이양희 갤러리 숨 대표
  • 승인 2021.05.02 13: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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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희 갤러리숨 대표 겸 아트스토리텔러
이양희 갤러리숨 대표 겸 아트스토리텔러

[굿모닝충청 이양희 갤러리숨 대표] 흔히 여성이 사업을 한다고 나설 때 가족으로 지지기반을 얻기는 매우 어렵다

집에서 살림이나 하지. 애나 잘 키우지. 밖으로 나 도는 여자는 깨지기 쉽다. 세상이 그리 쉬운 줄 아냐 등등… 아직도 전 근대적 사고방식과 남성 편의주의적 사고로 뭉친 지금의 한국 사회는 여성에게 사회란 환영받지 못한 차별받는 이민자와 같다.

같은 아이디어나 사업계획을 준비해도 여자가 뭘 잘 할 수 있겠어 라고 편견의 칼날을 들이대기 일쑤다.

여성으로서 느끼는 사회적 불합리가 그저 피해의식에서 기반한 감정의 결과인가 되집어 보지만 세상의 절반이 여자인 세상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경험하기란 어렵지 않다.

나 또한 지극히 가부장적이고 평범한 남편의 결사반대의 마음을 기반으로 창업했다.

결혼하고 끝없이 사회로 고개를 내밀었지만 쉽지 않았다.

극렬한 반대에 부딪치게 되면서 결혼 초기엔 커가는 아이들 문제로, 그 다음엔 바빠지는 남편 사업 뒷바라지 문제로, 그 다음엔 나이 들어서 왜 고생하려 드냐… 등등 그들이 요구하고 들이미는 필요충분조건은 늘 추가되고 바뀌고 결코 조건은 완화되거나 나아지지 않았다. 세상은 늘 그대로고 가정이란 안락만으로 살아가기엔 경험의 결핍, 생의 허기와 존재로써 불안한 인식, 그저 쓰임으로써 존재하는 나의 자리가 너무나 무참하고 비루했다

아무도 삶의 가치에 대한 것을 내 안에서 찾아내는 방법은 가르쳐주지 않고 어느 순간에는 고유한 내 이름은 점점 쓰임을 잃고 역할로서의 존재 아내 며느리 어머니로 살고 있었다.

이양희(어질다良 계집姬) 어머니께서 지어주신 태생적 굴레같은 아름답고 고결한 이름은 어머니가 받아들여야 하는 차별과 시대적 요구의 여성상이 그대로 반영된 된 가장 압축된 결과의 이름이다.

어머니에게 어진 여자 현명한 여자란 어떤 표상일까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온갖 설움과 차별과 반곤과 함께 격동기를 맞이하며 그저 가정 하나 편하게 만드는 역할은 언제나 보조하고 희생하며 인내하는 삶, 그래서 근대에는 모두는 배제하고 병든 시어른을 모시는 여자는 효부상까지 주면서 여성의 희생을 장려하기에 이르는 폭력 앞에 순응하는 삶이다.

일부종사하고 시부모 잘 모시고 아이들 잘 키우고 인내의 삶과 희생을 요구했던 여자의 일생을 여성의 아름답고 현명한 삶이라고 여겼던 어머니의 사고를 비판하고 싶지 않다.

단지 그것이 사회에서 요구했던 시대의 일상이었고 그 보편성은 안으로 한 서리게 하고 피멍들게 하는 사회의 폭력이었을 뿐이다. 76년의 생을 살다간 어머니의 삶은 시대의 폭력성과 남성 중심의 삶에서 생을 사는 내내 한순간도 자유롭지 않았다.

끝까지 희생과 역할의 삶으로 당신의 한이 서린 설움의 절규는 마지막으로 남기신 유언 같은 말씀으로 딸에게 “너 하고 싶은 것 하고 살아라”였다

그 유언 같은 말씀은 나의 삶을 투쟁하는 삶으로 바꾸어 놓았다.

밖으로의 투쟁이 아닌 안에서부터 시작된 투쟁. 나 자신이 받아들였던 당연한 것들과의 결별, 그것은 인생을 변화시키기 위한 서막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독립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 오로지 나 고유한 나를 알고 싶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완전한 독립이란 완전한 경제적 주체로서만이 삶을 온전히 이룰 수 있다고…

안으로부터 내적인 혁명을 이루고 밖으로 나설 때 단단한 삶의 체력을 만들고 사회에서 행해지는 불합리한 것들에 맞서 싸울 힘이 길러진다.

나에 대한 관찰과 숙고적 고찰은 결국 내 안의 삶의 욕망을 들여다보게 했다.

그 욕망은 고유한 내가 부르짖는 처절한 삶의 노래였다 .

인간으로 태어나 삶의 사명을 가지는 일 , 시대의 흐름을 읽고 그 흐름에 따라 유유히 도도히 나갈 수 있는 현명한 사람. 좋은 이웃으로서의 선한 영향력. 타인을 사랑하는 이타심은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는 깨달음. 나의 욕망은 결국 내가 실현해야 하는 숙제이며 세상을 향한 나의 발걸음은 그렇게 한발 한발 더디게 조용히 변방에서 안으로, 좁은 산골에서 바다로 흘러들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나는 깊은 삶의 골짜기를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

어린이 동요 중에 이런 노래가 있다.

냇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강물 따라 가고 싶어 강으로 간다.

강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흐르지 않는 물은 고여 웅덩이를 만들고 그 웅덩이에 모인 작은 물고기와 안주한다.

더러는 고여 썩기도 한다.

나는 흐르는 물이고 싶다 .흘러 흘러 바다로 가고 싶다. 그 크고 웅장한 바다로 가서 삶의 신비를 깊고 넓게 경험하고 통찰하고 싶다.

탁월한 삶이란 무엇인가. 나를 잘 돌보고 스스로 빛을 내는 사람이다. 삶의 향기로 가득해서 그 향기가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살아도 되는 안도를, 그리고 내 딸에게는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싶다.

그래서 딸이 기억하기를 ‘어머니는 행복했다’로 기억되는 삶을 마감하고 싶다.

 

나의 독립을 꿈꾼 지 10년을 지나 왔다. 아직도 나는 초보 사업가이자 또 다른 창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이다. 아무도 내게 종용하지 않은 삶이었다.

주부로서의 삶도 폄훼하고 싶지 않다. 각자 삶의 기준이 있음으로… 삶의 가치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다르기에, 나는 이런 삶을 선택해야 행복한 사람이고 사회에서 소통하고 소통하는 삶을 통하여 삶의 기반을 다지고 그 기반에서 경제 활동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이양희(바다洋 즐거울僖) 나는 이름을 바꾸었다. 아니 안으로 숨겨진 수동적 삶의 방식을 걷어내고 나의 삶의 방향을 바꾸는 증표로써 스스로 내 삶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바다유희!!! 바다를 만나니 즐겁지 아니한가.

넓고 넒은 바다에서 유영하는 물결이고 싶다.

그 이름의 결기는 하루하루 안으로 혁명을 이루는 것이고 그 혁명은 나의 온전한 자유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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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2021-09-29 02:57:52
나를 잘 돌보고 스스로 빛을 내는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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