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수술 다른 가격? ‘여성 유방축소술 의보 미적용’ 네티즌 반발
같은 수술 다른 가격? ‘여성 유방축소술 의보 미적용’ 네티즌 반발
“의료보험에도 핑크택스?” 지적도...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1.05.02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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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여성의 유방축소술은 미용 목적이 아닌 의료 목적이며, 의료 보험 적용이 필요한 수술입니다’ 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 갈무리/굿모닝충청=김지현 기자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여성의 유방축소술은 미용 목적이 아닌 의료 목적이며, 의료 보험 적용이 필요한 수술입니다’ 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 갈무리/굿모닝충청=김지현 기자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여성의 유방축소술이 남성과 달리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자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있다.

남성의 여유증과 여성의 유방비대증은 같은 한국 표준질병 분류번호 N62를 사용하고 있으나, 여성만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데에 분노한 것.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여성의 유방축소술은 미용 목적이 아닌 의료 목적이며, 의료 보험 적용이 필요한 수술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개재됐다.

청원 작성자는 청소년기 때부터 큰 가슴 때문에 신체적·심리적 고통을 당해 1000만 원 가량의 금액을 들여 유방축소술을 받았지만, 보험사에서 미용 목적이라는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거대 유방은 만성 어깨 결림과 허리디스크, 라운드 숄더 유발 등의 신체적 고통과 큰 가슴을 향한 언어적·시선적 성희롱 등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심리적 고통을 동반한다”며 “실제 사춘기 시절 큰 가슴을 감추고자 구부정한 자세로 다녔으나 어른 남성에게 ”너는 가슴이 크니 젖소 부인이다“라는 말을 듣는 등의 경험 때문에 견디다 못해 유방축소술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방축소술 이후 기존에 가지고 있는 실비보험에 치료 목적의 수술이었다는 진단서 및 가슴 통증으로 인해 발병하는 정형외과적 문제가 유방의 비대와 관련이 있다는 정형외과 의사의 소견서를 첨부했으나 보험사에서는 미용 목적이라며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한다”며 “유방축소술은 수술 후 유두 괴사 등 위험 부담이 높고 실제 수술 후 함몰유두 증상이 심해졌지만, 개선된 신체 통증이 뚜렷하기 때문에 수술한 지금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래도 이 수술이 미용 목적이냐?”며 “유방의 비대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근본적 치료가 될 수 있는 유방축소술에 의료보험을 적용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제 남성의 여유증은 급여 기준이 명시돼있으며 지난 2018년 수술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이에 따라 남성이 유방절개술을 받게 되면 의료보험이 적용돼 최소 100만 원부터 수술의 가격이 책정된다.

반면 여성의 유방비대증은 급여 기준이 없어 비급여로 진행된다. 이처럼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으면 민간보험 혜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청원인처럼 치료 목적이라는 서류 등 근거를 제시해도 미용 목적이라고 거부당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유방절개술 시 의료보험이 미적용 돼 최소 700만 원부터 수술의 가격이 책정된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가슴이 커서 목디스크와 어깨질환을 달고 살지만,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축소술의 금액 부담이 커 포기했다”며 “치료 목적이라는 서류를 첨부했음에도 보험사에서 미용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기준이 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표했다.

다른 네티즌은 “여자나 남자나 같은 불편함을 겪는 같은 질환인데 의료보험 적용 여부에 차이가 있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며 “충분히 핑크택스를 의심할만한 상황에서 해당 보험사나 건강보험공단의 해명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핑크택스(Pink Tax)란 의류나 신발 등 같은 상품·서비스라도 남성용에 비해 여성용이 더 비싸고 질이 낮은 현상을 일컫는 말로, 기업들이 여성용 제품에 분홍색을 주로 사용해 붙여진 명칭이다.

대표적인 핑크택스 현상으로는 미용실의 헤어커트가 꼽힌다. 같은 미용실에서 같은 미용사에게 동일한 숏컷을 받는 경우 남성보다 여성의 커트가 평균 5000~10000원 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이 밖에 니플 패치와 트러블 패치 등 여성용 제품이 남성용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도 핑크택스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남성용 니플 패치는 60매 기준 정가 4200원인데 비해 여성용 니플 패치는 27매 기준 정가 4000원으로, 남성용 패치보다 여성용 패치가 1매당 2배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 네티즌은 “남녀의 구별이 불필요한 실생활용품에서 값 차이가 나는 것도 문제지만 동일한 수술에서까지 성별에 따른 가격 차이가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수술의 경우 고통을 치료하고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인데, 이처럼 계속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난다면 향후 사회문제로 확대될 것이며 그 전에 꼭 개선돼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현재 여성 유방축소술의 의료보험 적용을 주장하는 청원은 2일 오후 2시 기준 25000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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