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면론과 한국판 ‘포틀래취’…신석기 원시인 같은 ‘수작(?)’
이재용 사면론과 한국판 ‘포틀래취’…신석기 원시인 같은 ‘수작(?)’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1.05.04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론과 관련, “홀로코스트에 대해서조차 사면 논의가 있다는 말은 못 들어봤다”며 “우리나라는, 국가 기관이 스스로를 ‘포틀래취’나 하는 신석기시대 원시인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고 꼬집었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론과 관련, “홀로코스트에 대해서조차 사면 논의가 있다는 말은 못 들어봤다”며 “우리나라는, 국가 기관이 스스로를 ‘포틀래취’나 하는 신석기시대 원시인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고 꼬집었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이재용 부회장을 사면할 필요성이 강력히 존재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 불안정한 경제와 반도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도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고 있는 터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4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뱉은 헛소리 때문에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이날 “홀로코스트에 대해서조차 사면 논의가 있다는 말은 못 들어봤다”며 “우리나라는, 국가 기관이 스스로를 ‘포틀래취나 하는 신석기시대 원시인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고 꼬집었다.

포틀래취(potlatch)’는 ‘식사를 제공한다’ ‘소비한다’는 뜻으로 북서부 아메리카 인디언 사회에서 행해졌던 의례를 말한다. 사람들을 초대해 음식과 선물을 나누어 주는 아름다운 풍습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그 연유를 살펴보면 고약하기 이를 데 없다.

그는 먼저 인류학자인 마빈 해리스(Marvin Harris)가 쓴 저서 《문화의 수수께끼》를 끄집어내고는 “연령을 불문하고 두세 번 읽으면 읽을 때마다,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는 명작”이라며 “'문화의 수수께끼'에 등장하는 다양한 주제 중 하나가 '포틀래취'”라고 소개했다.

일년 내내 다른 부족을 약탈하고 부녀자들을 납치해서 자기 마을로 데려오고, 남자 부족원들은 살해한 뒤 고기를 가축들에게 던져줌으로써, 경쟁자를 제거한 후 남은 유순한 부족들에게 관대함을 과시하는 행사가 포틀래취다.”

그는 “사냥과 약탈로 부(富)를 취득하는 태평양 연안의 일부 미개발 지역에서 20세기가 되도록 신석시대 생활방식을 고수했던 원주민들의 습성이었다”며 “포틀래취의 주제는, 누가 권력자인지 보여주는 행사의 정점이 '관대함 자랑'으로 마무리된다는 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대체로 부족장이 거대한 부를 보유하고 있다가 포틀래취 기간이 되면 자기네 부족뿐만 아니라 이웃 부족들도 초대해서 거대한 고급 단백질 육식 파티를 열고, 무수한 물건도 나눠주며, 그렇게 하다가 남은 재물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불태워버리기도 하는 거대한 행사를 의미한다.”

특히 “그렇게 해서 물질이 완전히 바닥나면, 다시 사냥과 약탈을 시작해서 재물을 쌓아둔다”며 “아니, 그냥 사냥과 약탈을 안 하면 되지, 해놓고 다 불태운 뒤 또 하는 이유가 뭐냐. 이런 의문이 드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어 “최근 갖가지 사람들에 대해 사면 논의가 한창인데, 포틀래취에서 단서를 얻어본다”며 “사냥을 할 때에는 사대문 앞에서 주리를 틀 정도로 몹쓸 사람들인 것처럼 해 놓고, 사냥이 끝나면 풀어주자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낸다”고 정치권에서 시나브로 거론되는 사면론을 들추었다.

협동 사냥을 통해 수사기관은 전관의 수임료를, 언론사는 회사의 광고료를 약탈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수사기관과 언론이 앞장서서 부유한 사람이나 권력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사냥함으로써, 자기네들 힘을 과시하는 기간이 끝나면 차차 관대함을 보여줘야 하는 시기가 돌아온다. 관대함을 보여주고 풀어준 뒤 돈을 벌게 해 줘야 그 다음에 또 잡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 않나, 이러한 해석을 해본다.”

현재 정치권과 언론이 앞장서 재벌을 옹호하고 오너의 사면론을 제기하는 비정상적 언행들을 북서부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무자비한 ‘포틀래취’에 빗대 그들과 하등 다를 게 없다는 식의 자조 섞인 비판인 셈이다.

한편 경제학에서 ‘포틀래치 경제’란 큰 부(富)를 쌓은 개인이나 기업이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빈부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는 뜻의 용어로 역사적으로 상당히 왜곡돼 쓰이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가 4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가 4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