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뻘쭘’한 양승조 지사 '대선 출마 촉구' 
[김선미의 세상읽기] ‘뻘쭘’한 양승조 지사 '대선 출마 촉구' 
대선 도전 기정사실, 대학교수 100인 선언 등 ‘충성경쟁’ 줄서기로 비쳐
충청대망론 앞세워도 민주당 경선무대 만만치 않아, 본선은 그 다음 일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1.05.07 07: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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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의심했다. 내가 뭘 잘못 읽은 것인가 싶었다. 지난주 충남지역 대학교수 100명이 양승조 충남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주최측 제공/ 굿모닝충청=김선미 편집위원)
눈을 의심했다. 내가 뭘 잘못 읽은 것인가 싶었다. 지난주 충남지역 대학교수 100명이 양승조 충남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주최측 제공/ 굿모닝충청=김선미 편집위원)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눈을 의심했다. 내가 뭘 잘못 읽은 것인가 싶었다. 지난주 충남지역 대학교수 100명이 양승조 충남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국사회에서 대학교수들이 대선 후보를 비롯한 정치인에 대해 지지 선언을 하거나 줄을 대는 일은 결코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오히려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수 100명의 ‘양승조 충남지사의 대선 출마 촉구 100인 선언’은 뻘쭘하고 뜬금없어 보인다. 

교수들의 지지선언 줄대기 낯설지 않은 풍경, 그럼에도 뜬금없는 이유

왜냐하면 양 지사의 대선 출마는 이미 기정사실이기 때문이다. 교수들의 충정어린 ‘출마 촉구 선언’ 대신 ‘출마 저지’ 내지는 ‘출마 철회 촉구 선언’이 나왔다 해도 양 지사의 출마를 되돌리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양 지사는 지난해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대선 도전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새해 들어서는 일각의 우려와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선거캠프를 꾸리는 등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참여 준비를 차근차근 해오고 있다. 

남은 것은 공식적인 출사표뿐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다음 주중에 경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이라는 구체적인 날짜까지 나왔다. 충남지역 대학교수들의 ‘양 지사 출마 촉구’ 선언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유다. 

양 지사 민주당 대권 경선 출마 굳혀, 오는 12일 세종시서 출사표 예정

양 지사를 향한 뒷북 ‘대선 출마 촉구' 대열에 대학교수들만 나선 것은 아니다. 

지난달 27일 충남도의회 민주당 소속 도의원 29명은 기자회견을 갖고 양 지사의 결단을 촉구했다. 충남지역 체육단체장들도 29일 양 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했다. 6일에는 민주당 충남지역 시군의원 전원과 충남건설단체연합회가 출마 촉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출마 공식 선언만 남겨 놓고 있는 터에 출마 촉구가 계속 이어지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할 때까지 몇 개 단체가 더 이름을 올릴지 알 수 없다. 

선거캠프까지 꾸렸는데 뒤늦은 각계의 촉구 선언, 모양 명분 쌓기용? 

굳이 이렇게까지 뒷북을 칠 이유가 있을까 싶다. 양 지사 입장에서는 여론몰이를 통한 세 과시와 출마에 대한 모양 갖추기 혹은 명분 쌓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너무 속내가 들여다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충남지역 대학교수들까지 가세한 것이다. 교수집단은 민주당 소속 충남도의원과 기초의원, 각 단체와는 입장이 다르다. 지자체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단체장의 대선 출마 명분쌓기의 들러리로 나서서 비난을 자초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출마 촉구’는 후보 지지 선언에 비해 한층 더 적극적인 정치적 행위다. 정치권에 줄대기를 노골화한 정치와 교수의 합성어인 ‘폴리페서(politics+professor)’의 지나친 ‘충성경쟁’이 아니냐는 비난과 불편한 시각이 따르는 이유다. 

교수집단까지 가세. 본업 소홀하며 권력 탐하는 ‘폴리페서’ 논란 자초 

교수나 학자들이 단순히 정치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정치적인 행동을 한다고 해서 모두 ‘폴리페서’로 지칭되지는 않는다. 강도 높은 정치적 발언에도 강의, 연구 등 본업에 충실하면 ‘폴리페서’라고 비난받지 않는다. 

지식인으로서 건강하고 상식적인 선에서 정책적 지원을 하는 정치적 행위를 누가 뭐라 하겠는가. 자신이 평생 이뤄온 전문성과 학문적 성과를 현실 정치를 통해 구현코자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법제화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폴리페서 금지법까지 거론될 정도로 정치 교수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결정적 이유는 본업에는 소홀하며 권력과 자리를 탐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와 도지사 체급부터 달라, 구태 아닌 전략적 접근 필요

아무리 충청권 대통령 만들기에 대한 열망이 크다 해도 명분과 설득력이 떨어지는 여론몰이는 낯 뜨거운 일이다. 충청대망론의 면죄부가 되지도 않는다.

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출마가 이미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터에 앞다퉈 이어지는 각계의 ‘출마 촉구’는 줄 세우기 정치쇼 혹은 꼼수로 비쳐지기 십상이다. 

이 같은 구태 하나 걸러내지 못하는 조직으로 어떻게 타 후보군과 차별화하며 경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대통령 후보는 도지사와는 체급부터가 다르다. 바람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치밀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전력투구를 해도 만만치 않은 게 경선 무대다. 본선은 그 다음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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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골 2021-05-07 14:12:53
모두가 제 잘난 맛에 사는 '교수'라는 집단이 '한 목소리'를 내는건 말 그대로 '놀랄 노'자.

물론 이권이 개입해 있는 경우는 누구랄 것도 없이 똑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건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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