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욱 직설(直說)》 그들이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이유
《최한욱 직설(直說)》 그들이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이유
  • 최한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5.08 23: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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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욱 칼럼니스트는 8일
최한욱 칼럼니스트는 8일 "앞에서는 양정철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덕담을 주고받으며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 뒤에서는 전재수경선 연기로 뒤통수를 후려갈겼다"고 비판했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그들이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이유

전재수 의원이 SNS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연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대선 180일 전에 이미 대선후보를 만들어놓고 국민의힘이 진행하는 역동적인 후보경선 과정을 멀뚱멀뚱 쳐다만 봐야 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특정 후보의 입장, 특정 계파의 시각에서 벌어지는 피곤한 논쟁이 아니라 중단 없는 개혁과 민생을 위한 민주당의 집권 전략 측면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연기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그는 특히 "지금 국민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1년 이상 치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대선후보 경선을 진행한다면, 그것은 민주당만의 리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우리 국민 3000만 명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고 집단면역이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대선후보 경선을 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요약하면, 흥행을 위해 경선을 연기하자는 것이다.

전재수가 뜬금포를 터뜨리자 (당연한 일이지만)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이 지사를 공개 지지한 민형배 의원은 “경선연기는 대선 승리의 길이 아니다. 패배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정성호 의원도 “특정인을 배제하고 다른 후보를 키우기 위한 시간벌기가 아니냐는 프레임에 말려들어 본선에서 굉장히 위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에게 경선 연기 꽃놀이패다. 이 지사가 경선 연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반이재명 연대가 형성되고 이 지사는 고립된다. 이 지사가 동의하면 반격의 시간을 벌 수 있다. 이 지사는 반대해도 문제, 찬성해도 문제다.

한 친문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이 지사가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선제적으로 얘기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4월 28일 이 지사는 "당이 정하면 우리야 따라야 한다"고 했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것이다.

정세균 측 관계자도 "1위인 이 지사가 먼저 길을 터주면 당이 결정하기가 더 편해질 것"이라며 "이 지시가 합의만 해주면 못할 게 없다"고 했다. 이낙연 측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실적으로 이재명 지사는 경선 연기에 동의할 이유가 없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어떤 이유를 붙이든 경선 연기는 '이재명 죽이기'로 비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고 지적했다.

경선 연기는 한마디로 '이재명 죽이기'다. 이 지사가 경선 연기에 동의하는 것은 자살동의서에 사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무리 사는 게 힘들어도 자살동의서에 사인하는 사람은 없다.

이 지사 측이 경선 연기를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당연한 일을 은근슬쩍 이상한 일로 만들고 있다. 이제 '똥파리'와 기레기들이 이 지사에게 떼로 달라들어 경선 연기를 압박할 것이다. 이 지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파리떼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경선 연기론은 당내에서 이재명을 고립시키고, 나아가 반이재명 전선을 형성하기 위한 꼼수다. 이재명을 대통령병 환자, 다수 의견을 따르지 않는 독불장군으로 만들어 고립시키려는 것이다.

물론 이 지사의 동의 없이 머리수로 당헌당규 개정을 밀어붙이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경선 연기를 빌미로 이 지사에 대한 똥파리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다.

경선 연기론은 '똥파리'들의 이재명 탈당론의 연장선에 있다. 경선 연기론은 이재명 탈당론의 고상한(?) 변종이다. 이 지사가 경선 연기를 거부하면 똥파리들의 탈당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경선연기론이 정계 개편의 불쏘시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종인, 진중권 심지어 심상정까지 윤석열의 제3지대 창당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치 경험이 전무한 '일개' 전직 검찰총장이 창당과 대선 출마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돈도 문제다. 금배지 하나 없는 원외정당이 집권을 목표로 정치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태극기부대 노인들의 코묻은 돈으로 대선은 언감생심이다.

따라서 제3지대 창당이 성공하려면 인위적 정계개편이 불가피하다. 이미 물 밑에서는 제3지대에 합류할 사쿠라들이 백조처럼 (겉으로는 우아한 체 하면서) 부지런히 발을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보궐선거 직후 '초선의 난'이나, 이낙연계 25인 모임은 정계 개편의 명분을 쌓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일 가능성이 있다.

이미 당 안팎에서 반촛불전선, 반개혁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조국 죽이기'는 본질적으로 촛불죽이기다. 조국 책임론은 반개혁전선을 형성하기 위한 정치적 명분이다. 기득권 카르텔은 민주당의 개혁세력을 약화시켜 촛불혁명을 진화하려 하고 있다. '여시재 사람들'과 같이 친문의 탈을 쓴 적폐의 '언더 커버'들은 민주당 내에서 반이재명전선, 반촛불전선을 형성하기 위해 잔머리를 굴리고 있다.

이미 윤석열과 홍석현의 은밀한 관계, 홍석현과 이광재의 공공연한 관계, 윤석열과 양정철의 알 수 없는 관계, 그리고 이낙연과 여시재의 화기애애한 만남 등 여야를 넘나드는 은밀한 정치적 커넥션이 포착되고 있다. 여시재가 쓰는 대선 시나리오는 언제든지 막장으로 전개될 수 있다. 그리고 여시재의 대한민국 통합프로젝트의 주인공은 윤석열이다.

윤석열이 제3지대에서 창당할 경우 민주당에서도 이탈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무리 서둘러도 민주당 경선이 시작되는 6월 안에 신당 창당은 쉽지 않다. 시간은 없는데 윤석열은 무슨 연유인지 뭉그적거리고 있다. 제3지대 창당 전에 민주당 대선후보가 확정되면 거사(?)의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경선 연기론은 제3지대 신당 창당과 윤석열발 정계개편의 시간을 벌기 위한 꼼수일 수도 있다.

경선 연기론이 처음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2월 중순이다. 공교롭게 양정철이 미국으로 튄 시점과 일치한다. 2주 뒤 윤석열이 사퇴했고 보궐선거에 참패했다.

그리고 양정철이 돌아오자마자 전재수가 총대를 매고 경선 연기론에 불을 붙였다. 5월 4일 이 지사는 양정철과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회동 직후 경선 연기론이 터져 나왔다.

전재수가 친문 진영과의 교감없이 돌출적으로 폭탄을 터뜨렸다고 믿는 순진한 사람은 없다. 전재수는 참여정부에서 영부인을 담당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맡았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한 대표적 친문인사다.

앞에서는 양정철이 이 지사와 덕담을 주고받으며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 뒤에서는 전재수가 경선 연기로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친문핵심인 양정철이 친문과 갈라선 것일까? 물론 전재수와 양정철의 입장이 다를 수도 있다. 모든 친문이 경선 연기에 찬성한다고 단언할 순 없다. 하지만 그동안 양정철의 미심쩍은 행적을 고려하면,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고 웃어넘길 상황은 아니다.

경선 연기는 분열의 신호탄이다. 만약 경선 연기를 밀어 붙이면 친이, 반이 세력간의 격돌이 불가피하고 최악의 경우 분당사태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 결국 반이 세력들은 윤석열 신당에 합류하거나 제2의 '후단협'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대선정국에서 반촛불전선은 반이재명 전선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 지사는 촛불의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 이재명 지사가 민주당 대선주자 중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그가 촛불의 요구 즉, 사이다 개혁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재명이 집권한다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강도의 개혁이 진행될 것이다. 고구마 개혁에 지친 국민들이 이재명의 사이다 개혁에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재명의 집권은 기득권 카르텔에게는 끔찍한 악몽이다. 그들은 검찰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조국일가를 잔인하게 난도질했다. 이재명도 조국 못지 않은 악랄한 여론공작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하지만 불사조처럼 부활해 현재까지 지지율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이제 이재명 정부의 출현은 악몽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벌써부터 기득권세력의 비명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우리는 이번 대선에서 일찍이 본 적 없는 거대정치연합의 출현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반이재명(혹은 반촛불)의 기치 아래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을 망라하는 거대정치연합이 등장할 것이다. 그동안 교활하게 정체를 감추고 있던 기득권 카르텔의 조력자들이 머지 않아 자신의 실체를 드러낼 될 것이다. 진중권과 심상정의 커밍아웃은 시작에 불과하다.

차기 대선은 촛불과 적폐의 운명을 건 대결전이다. 차기 대선에서도 패배한다면 (특히 이재명에게) 적폐세력들은 재기불능의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때문에 기득권 카르텔은 촛불혁명의 불길을 잠재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과녁은 이재명이다.

2019년 9월 〈신동아〉는 "측근을 중심으로 대권 프로젝트인 ‘대호 프로젝트’를 가동했다는 말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신동아〉는 "1980~1990년대 ‘리쿠르트 사건’ ‘사가와규빈 사건’ 등으로 여러 차례 정권 핵심 인사를 퇴출시킨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처럼 ‘권력의 저승사자’가 돼 수사하면 대권도 가능하다는 논리"라며 "살아 있는 권력도 수사하고 야당도 수사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후 정국은 〈신동아〉의 예측 혹은 '대호 프로젝트'의 구상대로 전개됐다.

2018년 11월 윤석열은 홍석현을 만났다. 아마도 이후 '대호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했을 것이다. 즉 윤석열의 검찰총장 임명, 조국일가 마녀사냥은 '대호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윤석열은 단지 대권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조국일가를 잔인하게 짓밟다. 마키아벨리조차 혀를 내두를 야비하고 잔인한 정치다.

이제 '대호 프로젝트'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그들은 조국을 다시 소환하고 내부 조력자를 활용해 대호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를 실행하려 하고 있다. 경선 연기론은 대호 프로젝트마지막 단계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 자유기고가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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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H 2021-05-20 14:03:30
문프 사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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