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문화체육에 갇힌 이우성 부지사
[노트북을 열며] 문화체육에 갇힌 이우성 부지사
정무 기능 강화 여론에도 여전히 미흡…1시간 기자간담회에 기사는 4꼭지 뿐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1.05.19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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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출신인 이우성 부지사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역할이 문화체육 분야에 국한돼 있다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문이다. 그러나 도정 전체를 놓고 보면 문화체육은 한 부분에 불과하다. (18일 기자간담회를 진행 중인 이우성 부지사/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출신인 이우성 부지사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역할이 문화체육 분야에 국한돼 있다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문이다. 그러나 도정 전체를 놓고 보면 문화체육은 한 부분에 불과하다. (18일 기자간담회를 진행 중인 이우성 부지사/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시골의 한 농장에서 논농사를 잘 짓는 일꾼을 채용했다고 가정해보자. 마침 적임자를 찾아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수확을 냈다고 치자.

그러다 논농사만으로는 안 될 것 같다고 판단한 농장 주인이 “가축을 기르는 일도 맡아 달라”고 했을 때, 당사자가 “저는 논농사만 짓겠습니다”라고 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도 있지만 이우성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민선7기 들어 도입된 문화체육부지사 제도에 대한 비판과 우려는 그동안 수차례 제기된 바 있다. 정무부지사의 역할에 더해 문화체육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당초 취지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충남도의회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이어 이제는 충남지역 국회의원들마저도 정무 기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충남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에 이어 국회의원들도 도정에 ‘의구심’

“충남도의 도정 우선순위에 대해 동의하지 못하는 사업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서산공군비행장 민항(서산민항) 유치에 대해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해당 의원들의 소신과 관련된 문제일 수 있지만, 도 지휘부가 도정의 현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심지어 양승조 지사 주재 국회의원 초청 간담회를 가보면 누가 야당인지, 여당인지 분간을 못 할 정도다. 과연 이대로 둬도 괜찮은 것인지 우려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진행된 이 부지사의 기자간담회 역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부지사는 본인이 주도적으로 마련한 ‘문화비전 2030’ 관련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인지 오범균 국장을 비롯한 문화체육관광국 소속 주요 공직자들이 간담회에 배석했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됐지만 19일 현재 다음 포털에 올라온 관련 기사는 4꼭지에 불과하다.

그나마 <굿모닝충청>은 2건을 썼다. 모르긴 해도 타 시‧도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일 가능성이 높다.

과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문화체육은 도정 전체를 보면 한 부분…갇혀 있지 말아야

문화체육관광부 출신인 이 부지사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역할이 문화체육 분야에 국한돼 있다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문이다. 그러나 도정 전체를 놓고 보면 문화체육은 일부에 불과하다.

기획조정실에서 해양수산국에 이르기까지 도청 조직이 총 12개 실‧국에 달한다는 점에서 문화체육은 10%가 채 안 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문화체육을 간과하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 분야에 갇혀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민선6기 허승욱 정무부지사도 농업분야 전문가였지만 ‘3농혁신’에만 매몰돼 있지 않았다.

이 부지사의 답변 내용도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 공모가 진행 중인 충남문화재단 상황을 물었는데 돌아온 답변은 “독립적인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객관적인 지표 등을 가지고 인선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민선7기 들어 단행된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도지사 캠프 출신 비전문가가 잇따라 입성하며 큰 논란에 휩싸여왔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당장 도 안팎에서는 “이미 내정된 분위기 속에서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라는 반응이 나왔다.

기자간담회 내용도 실망감…도정에 대한 안정감 주기 위해 노력하길

여러 출입기자들은 “이 부지사가 1시간 가까이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정작 쓸 기사는 없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유치 등에 대한 질문에도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이 부지사와 이필영 행정부지사가 번갈아가며 매월 한 번 정도 이런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과연 기자들의 관심도가 계속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기자간담회는 사실 횟수가 아닌 타이밍의 문제다.

문화체육 뿐만 아니라 도정 전체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파악과 함께, 소위 기사가 될 만한 내용을 가지고 오지 않는다면 그런 자리는 안 하느니만 못할 것이다. 매월 정례적으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는 것 자체만으로 좋은 점수를 받긴 어렵다. 그것은 그저 업무의 차원일 뿐 진정한 의미에서 소통이라고 볼 수도 없다.

부디 이 부지사가 문화체육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모르긴 해도 그럴 만한 역량이 부족한 인물은 아니지 않은가?

가뜩이나 양승조 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도정공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평소 같으면 그냥 넘어갈 일도 ‘침소봉대(針小棒大)’로 도정을 흔들 가능성이 높은 시기다.

이럴 때일수록 두 부지사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양 지사가 외부 일정 소화를 위해 자리를 비우더라도 공식 회의를 굳이 비공개로 할 필요는 없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도정이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음을 도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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