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원 “국내 언론=’엄석대 언론’…'우리들의 찌그러진 OO'”
진혜원 “국내 언론=’엄석대 언론’…'우리들의 찌그러진 OO'”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1.05.24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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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24일 최근 한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하지 못한 국내 언론을 겨냥,' 엄석대 언론' '우리들의 찌그러진 OO'이라는 풍자적 표현으로 비판했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24일 최근 한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제대로 하지 못한 국내 언론을 겨냥, '엄석대 언론' '우리들의 찌그러진 OO'이라는 풍자적 표현으로 맹비판했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최근 한미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내 기자들, 특히 여기자에게 질문을 요구해 당혹케 했다는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이 수구언론의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전날 〈중앙일보〉 박현영 기자는 “미국에서는 공개 석상에서 특정 성별을 언급하는 게 매우 낯설게 들리기 때문이고, 여성을 우대하는 것도 대놓고 하면 성차별주의(sexism)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할퀴었다.

이어 “즉흥적으로 나온 문 대통령 발언은 자칫하면 한국 여성, 특히 한국 여성 기자들은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소극적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기자회견을 지켜본 전 세계 사람들에게 심어줄 위험이 있다”고 실없는 군소리를 주절거렸다.

이에 류근 시인이 반어법을 동원해 적극적인 동조의사를 내보였다. 그는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가 24일 풍자한 《엄석대 언론》이라는 페이스북 글에 다음과 같은 댓글을 달았다.

사전에 아무런 교감도 약속도 시나리오도 없이 별안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질문을 던진 문재인 대통령이 잘못한 거 아닌가요? 꼭 그렇게 망신을 줬어야 하나요? 그것도 왜 콕 찍어서 여자 기자인가요? 여혐 아닌가요? 그러다가 신문지 수출길마저 막히면 어쩌라고 그랬는지, 청와대가 조속히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기자로서는 자신의 의도를 정확히 꿰뚫고 절대공감을 표한 류 시인에게 무한 감사를 표해야 할 것 같다. 한마디로, 유명 시인이 질문을 못한 기자를 타박하기보다는 문 대통령의 돌이킬 수 없는역대급 실수를 애써 꼬집은 자신의 주장을 친절히 거들어주었으니 말이다.

진 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소설가 이문열의 작품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소환헸다. 그는 “이 작품에는 매우 흥미로운 '엄석대'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며 “한 마디로 깡패지만, 깡패가 나서서 설쳐주니까 선생님들이 학생들 다루기 편해서 엄석대의 깡패짓을 묵인한다. 엄석대는 시험도 치팅으로 치러 인정받고, 변태짓도 서슴지 않는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러나, 학년이 바뀌고 선생님의 본분을 중시하는 담임으로 바뀌자 시험 문제도 풀지 못하고,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한 채 꼬리를 내리고 도망간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기자회견장에서 질문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 국내 언론을 꼬리 내리고 도망치는 ‘엄석대’에 비유한 것이다. 그리고는 《우리들의 찌그러진 OO》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엊그제, 한미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이 있었다”며 “전세계 언론사 기자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국내 언론(?)사 기자(?) 들에게 질문 기회를 주자 1분 가까이 정적이 흘렀다는 글이 많이 보인다”고 운을 뗐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도 보이던 풍경이다. 친중정부, 친중정부 하면서 대륙외교가 마치 반역행위라도 되는 것처럼 외쳐대지만, 막상 오바마 대통령 시절 중국 기자에게 질문 바톤을 그대로 넘긴 것은 자기들이다.”

지난 2010년 9월 G20 서울정상회의 폐막식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폐막 연설 직후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겠다고 했지만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고, 참다 못한 중국 기자가 "아시아를 대표해" 질문을 던지려했던 언론의 흑역사를 들춘 것이다. 당시 상황을 상기해보자.

-(오바마):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권을 하나 드리고 싶군요. 정말 훌륭한 개최국 역할을 해주셨으니까요. 누구 없나요?
-(오바마): “한국어로 질문하면 아마도 통역이 필요할 겁니다. 사실 통역이 꼭 필요할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긴급 제안에도 현장에 있던 한국 기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였고, 머리 처박은 꿩처럼 모두 고개 숙이고 딴전 피웠다.
=(중국 기자): “실망시켜드려 죄송하지만 저는 중국 기자입니다. 제가 아시아를 대표해서 질문을 던져도 될까요?
-(오바마): “하지만 공정하게 말해서, 저는 한국 기자에게 질문을 요청했어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중국 기자): “한국 기자들에게 제가 대신 질문해도 되는지 물어보면 어떨까요?
-(오바마): “그것은 한국 기자들이 질문하고 싶은지에 따라 결정되겠네요. 없나요? 아무도 없나요?
*한동안 침묵과 정적이 흘렀지만, 질문하겠다는 한국 기자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다시 진 검사는 “국내에서는 무슨 심판 대마왕이라도 되는 냥 감 놔라, 배 놔라, 이걸 이렇게 했어야 되느니, 짜장면은 단무지에 먹어야 되느니, 짜장면이 아니라 한식이었느니 했다가, 막상 국제 무대에서 실력을 드러내야 할 기회가 되면 꼬리를 내린다”고 들추었다.

그리고는 “누가 써 준 보도자료나 베껴쓰고,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 없이 뭐든 정부 탓으로 생트집이나 잡다보니 막상 자기가 누군지도 망각한 상태 아닌가 싶다”며 “엄석대스러운 OOO들이 꼭 자각해야 할 정체성을 알려드린다"며 한마디 쓴소리를 건넸다.

'우리들의 찌그러진 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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