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랑] ‘만학의 꿈’ 숨기지 말고 도전해 보세요
[교육사랑] ‘만학의 꿈’ 숨기지 말고 도전해 보세요
열공의 신 - 난 이렇게 공부했다
  • 이세근 기자
  • 승인 2015.02.26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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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순에 대학입학 최재문 할머니

[굿모닝충청 이세근 기자] 흰 눈이 소복히 쌓인 공주시 우석면 동대리 시골마을 햇님도 게으름을 필 새벽 다섯시 버스정류장엔 대전예지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최재문(73) 할머니는 등교를 위해 첫차를 기다리고 있다.
두 시간여를 버스를 세 번이나 환승하고 나서야 학교에 도착한다. 4년을 꼬박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만학의 꿈을 키웠다.

최 할머니는 8남매에 5째 딸로 태어나 열일곱 명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대가족에서 행복하게 지냈으나 당시 딸이라는 이유와 가정 형편상 초등학교까지의 학력이 전부였다. 이후 정유소(버스 승차권을 팔던 곳)집에 둘째 며느리로 시집을 가 농사와 병행해 잡화상, 농약장사, 기름장사 등 힘줄이 끊어지도록 힘든 삶을 살았지만 못 배운 것에 대한 한에 자녀들은 잘 가르치겠다는 일념에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최 할머니는 1남 3녀를 그렇게 키웠고 다섯 자녀를 모두 사대부고에 입학시키고 교사로 키워내 ‘장한 어머니상’까지 받았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며 힘든 여정을 보내며 일궈낸 보람이었다. 하지만 자녀들이 출가한 후 배움에 목마름은 더해갔다. 그러던 중 셋째 딸이 4년 전 예지 중·고등학교를 다녀 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로 입학을 하게 된다.

공주 시골마을에서 차편도 모르는 일흔의 나이에 대전으로 등교하는 일은 처음에는 넉넉지 않았다. 하지만 만학의 꿈에 용기를내 딸이 그려준 약도와 환승법을 코팅해 하루도 빠짐없이 등교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등교시 교통사고로 다쳐 두 달간 입원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포기란 없었다.

입원 외 단 하루의 결석도 없었다. 학교생활이 너무도 즐거웠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누려보지 못한 학창생활, 바자회, 축제, 소풍, 콘서트 관람, 특히 즐거운 점심시간. 예전에는 자녀들을 위해 도시락을 쌓지만 지금은 학우들과 함께 즐겁게 먹기 위한 자신의 도시락을 싼다고… 점심시간에 학우들과 함께 먹는 도시락은 정말 꿀맛이라고.

늦은 나이에 만학의 꿈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서러움을 누가 알겠는가. 최 할머니는 포기하지 않았다. 어릴 적 배운 한문은 자신 있었으나 영어, 수학은 힘들었다. 하지만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외손자와 함께 고민하며 공부한 것이다. 딸이 영어교사였던 관계로 초등학교 4학년짜리 외손자는 영어가 아주 능숙해 많은 도움을 받았고 손자도 친절히 잘 가르쳐 주었다.

“늦은 나이에 공부하시기 힘들지 않으셨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최 할머니는 “젊은 사람이 열 번 하면 나이 먹은 저는 백번이상은 해야지요. 당연한것 아닌가요.”라고 답했다. 머리가 절로 숙여졌다.

최 할머니는 “공부에는 왕도가 없고 무조건 반복해서 복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주말에도 나태해 질까봐 절대 눕거나 바닥에 앉아 공부하지 않는다. 꼭 새벽 일찍 또는 늦은 밤에도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한다.

그 결실로 최 할머니는 경상북도 영천시 성덕대학교 사회복지과에 합격했다. 처음에는 한문에 자신이 있어 한문관련학과에 지원 하려 했으나 지난 경험과 지금까지 주위에서 받아온 사랑에 보답하고자 사회복지과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한다. 비록 나이는 많지만 남은여생을 사람을 사랑하고 봉사하며 나누고 싶어 사회복지과를 선택했다고한다.

Q. 최재문 할머니 공부 하는 것이 많이 힘드셨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A.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극복하며 살면 좋은날이 옵니다. 어려운일이 처해도 더 어려운 사람들을  보고 생각해 보시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학우들에게 감사합니다. 모르는 것 물어 보면 친절히 가르쳐주고 같이 고민해주고 나누고 너무도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Q.만학의 꿈을 망설이시는 분들께 한 말씀
A.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세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자랑스러운 거죠. 평생 한으로 남기지 마시고 당당히 도전하세요.
배움은 삶이 활성화되고 자신감이 생기며 인생이 즐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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