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하기 힘든 일을 하니 존경스럽죠”
“부모도 하기 힘든 일을 하니 존경스럽죠”
  • 신상두 기자
  • 승인 2021.06.30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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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세종교육청 공동캠페인] ④특수교사의 남다른 ‘사명감’

“특수교사들이 고생을 많이 합니다. 학생들의 장애유형이 너무 다양해서, (수업 시작부터 끝까지)쉼 없이 소리지르거나 교실밖으로 뛰쳐 나가는 경우도 있어요. 학급의 모든 학생을 케어하는게 보통일이 아니죠. 부모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장애를 가진 학생을 맡은 교사는 정말...”(김재설 세종장애인부모회장)

세종누리학교 수업장면.(굿모닝충청=세종 신상두 기자)
세종누리학교 수업장면.(굿모닝충청=세종 신상두 기자)

특수교육의 핵심주체인 ‘특수교사’가 겪는 수고로움은 일반학교 교사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 시청각장애·발달지체·지체부자유 등 학생들의 장애정도와 양상이 천차만별이라, 식사·등하교 지도에서부터 옷 입고벗기·씻기 등 기본적인 생활지도도 만만치 않다.

흔히 장애라고 하면 손발을 못쓰는 등 신체적인 핸디캡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실제 교육현장에서의 모습은 좀 다르다.

특수교사 입장에서 보면, 몸이 불편한 학생의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체격이 크고 약간 거친 성향의 학생이 교실에 있다면 통제하는 일이 버거울 때가 많다.

갑자기 교실밖으로 나가려는 학생을 제지하거나 돌발 행동에 대처하다보면, 다른 장애학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교실은 순식간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예를들어, 누군가는 수업중 계속 딴짓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끊임없이 괴성을 지르고, 이 와중에 스스로 몸을 가누기 어려운 어떤 학생은 갑자기 몸에 이상반응이 오는 상황이라면? (상상만해도 복잡한 심정이 생길 것같다)

이 때문에 특수교사들은 ‘평화로운 수업’(?)을 지키기 위해 대응하고, 이 과정에서 ‘오해’를 사서 마음고생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2~3년전 서울의 모 언론사가 동영상 제보를 근거로 ‘세종누리학교 교사의 폭력’ 운운하는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다.

이는 세종의 특수교육 실정을 전혀 모르는 ‘탁상 보도’였다. 당시 수도권의 일부 사립 특수학교에서 발생한 폭력문제와 연계해 (공립)세종누리학교를 걸고 넘어졌던 것.

이 보도가 나가자 평소 사명감으로 일하던 세종누리학교 교사들의 낙심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또, 학부모들은 ‘피상적 사실에 근거에 기사를 냈다’며 보도를 반박하는 항의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세종의 ‘특수교사’는 특수학교(세종누리학교)나 일반학교내 특수학급에서 장애학생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돌본다.

장애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비장애학생들과는 양상이 많이 다르다. 일반학교는 교육과정에 맞춰 교과 지식을 전달하면 되지만, 특수학교 교사들은 장애학생 개개인을 위한 개별화 교육을 적용해야한다.

일반적인 기준(국가수준)에 따라 만들어진 교과는 학교 현장과 학급, 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특수교사들이 재구성한다.

이를 위해 세종의 특수교사들은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구성해 머리를 맞댄다. 이들은 교육과정뿐 아니라 학생의 문제행동 해결이나 학부모 민원 대응 등에도 지혜를 모은다.

‘특수교사에게는 제자가 없다’는 말이 있다. 비장애학생들은 졸업후에도 은사를 찾아 오지만, 장애학생들은 그럴만한 형편이 안되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특수교사는 하는 일에 비해 성취감이나 보람을 느끼기 어려운 여건이다.

이 때문에, 소명의식이나 특별한 동기부여가 없다면 특수교사 업무를 견디는 일이 쉽지 않다는게 학교 안팎의 분위기다.

교직생활 4년을 맞은 김희주 교사(특수, 세종누리학교)는
교직생활 4년을 맞은 김희주 교사(특수, 세종누리학교)는 "‘어디가 아프다’·‘무엇이 힘들다’고 저에게 말을 하고 싶은 데, 이를 스스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볼때면, 잘 알아채지 못하는 제가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굿모닝충청=세종 신상두 기자)

교직생활 4년을 맞은 김희주 교사(세종누리학교)로부터 특수교사의 보람과 애환 등 현장 얘기를 들어봤다.

“학생들의 사소한 변화나 발전에도 성취감 느껴요”

- 특수학교(특수교사)의 하루는.

학교 1층에서 아침 8시 30분부터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합니다. 우리 학교는 한 교실당 학생 수가 최대 유치원 4명, 초·중학교 6명, 고등학교 7명을 지킬 수 있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9시 수업을 시작하기 전, 교실에 모인 각 학생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아침 인사를 나누고 오늘의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합니다.

특수학교에서의 수업목표는 궁극적으로 학생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졸업생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때문에, 일반학교가 교육과정에 근거한 교과 지식을 가르치는 반면, 특수학교에서는 특수교육 교육과정 바탕 하에 학생 개별 장애유형 및 특성에 적합한 교육목표과 교육방법·내용 등을 고려한 개별화교육계획을 작성해 가르칩니다.

- 특수교사가 된 계기는.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에 다니지 않았던 저는 특수교육·특수교사에 대한 지식이 없었습니다. 남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게 좋았던 저의 꿈은 막연하게 교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정말 나의 진로를 정해야 하는 시기가 왔을 때 내가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학생들에게 더 많은 배움을 주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러던중 학교에서 보았던 (학습/생활면에서) 조금 느리고 소외된 학생들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들을 위한 교육 방법은 없을까? 등등.

그리고 이와 관련한 자료들을 찾아보다 특수교육에 대해 알게 됐고, 흥미를 느끼며 ‘진로를 특수교사로 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특수교사 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 적은 언제.

(장애학생들을 가르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얻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학생들이 보인 사소한 작은 변화나 몸짓, 발전 등에 행복감은 물론 엄청난 성취감을 느끼곤 합니다.

- 장애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어려운 점은.

특수학교는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에 비해 비교적 중증의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말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이 어렵거나 서툰 학생들이 많습니다. ‘어디가 아프다’·‘무엇이 힘들다’고 저에게 말을 하고 싶은 데, 이를 스스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볼때면 제가 잘 알아채지 못함을 학생들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많이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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