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도전 출마선언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자극적인 언어 구사는 물론이고 '도리 도리' 고개를 젓는 습관까지 회자됐다. 선언문은 '공정·상식·정의' 등 표피적인 구호에 더해 문재인 정권을 직격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한일관계를 묻는 기자에 대한 대답이 걸작이다. 윤 전 총장은 "한일관계가 이념편향적인 죽창가 부르다 망가졌다"며 "실용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관계"라고 답했다. 극우세력이 진보층을 공격할 때 자주 가져다 쓰는 '죽창가'(아마도 조국 전 장관을 의식한 듯 하다)를 언급한 데 이어 일본 측이 내다 거는 '실용'까지 가져다 붙였다.
하필이면 이 발언은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나온 말이다.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다소 비약을 넣어 해석하면 윤봉길 의사는 죽창(수류탄)을 든 테러리스트로 간주될 수 있다. 후손의 입에서 나온 망발에 매헌의 눈에 번개가 치는 모습이 그려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까막소로 끌려간 이후 좌표를 잃고 방황하던 무리들이 윤 전 총장 부근에 몰려들었다. 매헌은 손에는 권총과 수류탄을 들었지만 가슴엔 태극기를 품었다. 윤 전 총장이 진정 나라를 운영하겠다는 큰 뜻을 품었다면 정치인의 도리(道理)가 무엇인지에 대한 숙고가 선행돼야 하겠다.
[굿모닝충청 서라백]
"디즈니 애니메이션 '도리를 찾아서'의 주인공 '도리'는 기억력 짧은 물고기다. 국민이 '개·돼지' 취급 받는 것도 모자라 '붕어'로 전락 안 하려면 역사를 가슴에 새기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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