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사랑-기고] 읽고 삽시다
[세종문화사랑-기고] 읽고 삽시다
  • 김혜옥 세종시문화재단 예술사업본부장
  • 승인 2021.07.01 0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혜옥 세종시문화재단 예술사업본부장(굿모닝충청=세종)
김혜옥 세종시문화재단 예술사업본부장(굿모닝충청=세종)
지난해 개최했던 책축제 프로그램 가운데 '작가와 함께하는 북콘서트'장면(굿모닝충청=세종)
지난해 개최했던 책축제 프로그램 가운데 '작가와 함께하는 북콘서트'장면(굿모닝충청=세종)

[굿모닝충청=김혜옥 세종시문화재단 예술사업본부장]

#1. 요즘, 읽고 있나요?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있나요?
가장 최근에 도서관에 가본 건 언제인가요?
책 선물을 하거나 받은 적이 있나요?
같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 있나요?

이런 질문을 한 사람은 아마도 매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야 했을 거다. 질문이기는 하지만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하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요즘도 책 읽는 사람이 있어? 책 말고도 볼게 얼마나 많은데... ’같은.

반대로 질문을 받은 사람은 상대방의 속내가 뭔가 싶어 잠깐 의심스러운 마음을 품었을 수도 있다. ‘내가 책도 안 읽는 사람으로 보이나. 이런 질문을 하다니..,’같은.

책 읽는 사회를 여러 가지로 그려볼 수 있을 텐데, 내가 생각하는 모습은 최소한 이런 질문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사회다. 질문하기에 앞서 결례가 아닌가 싶어 몇 번씩 고민을 할 필요가 없고, 질문한 사람의 의도를 오해하고 불편해 하는 일이 없는 그런 사회 말이다.

#2. ‘책 읽는 세종’ 

세종시는 지난 2017년 ‘책 읽는 세종’을 시책으로 정한 이후, 매년 도서관 인프라를 확대하고, 1인당 장서수를 확대하는 등 독서기반 마련과 지속가능한 독서생태계 구현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리고 시민 역시 도서관 회원 수, 도서관 이용률, 독서동아리 운영 등 일상 속에서 다양한 독서 활동으로 부응해 주었다.

실제로 2019년 통계청 사회조사(독서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독서권수가 전국 평균 7.3권으로 집계되었는데, 세종시는 평균 10.3권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2위였던 순위가 한 계단 더 상승해 전국 1위(광역지차제 비교)를 차지한 것이다. ‘책읽는 세종’이라는 슬로건은 결코 무색하지 않았다.

세종시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책 읽는 세종 어린이 축제’도 올해로 5회째를 맞는다. 행사는 11월에 세종시립도서관 개관시기에 맞춰 추진될 예정인데, 사전프로그램인 독서캠페인은 지역의 공공·작은 도서관과 연계해 이달부터 이미 시작이 되었다.

세종시 어린이가 좋은 책을 읽어 총 10만권의 책 읽기 목표를 달성하는 ‘십만양서단(十萬良書團)’과 어른이(14세 이상)도 같이 책을 읽고 감수성을 높이자는 ‘오감양서단(五感養書團)’ 등 두 개 프로그램에 약 6천장의 독서카드를 만들어 배포했는데 거의 다 소진이 되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3.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사나요? 

‘책 읽는 세종’이 숫자에만 머물지 않고 일상에서 마주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도서관은 ‘슈퍼마켓 드나들 듯 빈번하게 드나들며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공간’(슈퍼 라이브러리, 2014, 신승수 외)이 되고, 읽고 싶던 책을 다른 누군가가 대출해갔다면 아쉬움보다 같은 생각을 했던 그 누군가에 대한 궁금함이 앞서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함께 읽고 소감을 나눌 수 있는 모임에 참여하고, 그렇게 책이 일상의 주제이자 연결고리가 되는 도시.

또한 책을 만나는 경로도 다양해서 도서관을 찾아서 책을 대출하고, 도서관에 방문할 여건이 안되는 경우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전자책으로 구매하고, 어떤 신간들이 나왔는지 서점을 직접 방문해 눈으로 확인하고, 책방 주인과의 수다가 그리워 동네책방을 찾았다가 딱 맞는 책을 추천받고, 그렇게 만난 책의 감동을 누군가에게 선물하기도 하는 일이 매일 벌어지는 도시.

이렇게 ‘책 읽는 사람’이 모여야 ‘책 읽는 사회’가 될 테니 말이다. 그런 사회에서는 이 글 맨 앞에서 했던 어색하고 낯설었던 질문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여는 이런 질문들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읽고 있는 책은 뭐에요?

주로 이용하는 도서관은 어디에요?

최근에 책 선물은 누구한테 했나요(혹은 받았나요)?

참여하고 있는 책 모임은 몇 개에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