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의 환경이야기] 또 하나의 풀꿈, 청주 희망그린발전소
[염우의 환경이야기] 또 하나의 풀꿈, 청주 희망그린발전소
염 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청주새활용시민센터 관장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1.07.1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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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꿈협력사업으로 탄생한 청주 희망그린발전소 전경.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인류가 직면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는 이제 전문가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지혜를 모아 실천하고 이겨내야 할 문제다. 이에 굿모닝충청은 충북 환경운동의 역사로 불리는 풀꿈환경재단 염우 상임이사로부터 환경의 중요성과 더불어 우리지역에서 진행돼온 환경운동의 현실과 앞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 등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내가 풀꿈환경재단에서 일하게 된 건 두 가지 이유다. 환경운동을 돕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생각과 환경을 위한 사회적 협력을 늘여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풀꿈은 함께 꾸는 꿈, 꿈이 가득한 세상이다. 풀은 빛을 활용하여 유기물을 만들어 내는 생산자다. 가장 낮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생태계의 기반이다. 스스로 생산한 것을 나눠주며 생태계를 유지시킨다. 그러니 풀꿈은 함께 꾸는 꿈, 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세상이다. 풀과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풀꿈환경재단이 설립되었다. 상생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교육과 실천, 더 넓은 협력이 필요하다. 교육과 실천과 협력의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풀꿈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풀꿈협력활동 1호사업은 미호강 상생협력 프로젝트였다. 2015년 소로천 가꾸기를 시작으로, 주민참여형 하천관리활동 전개, 2016년 부터는 상생의 유역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협력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현재는 미호강유역협의회 발족을 준비하고 있다. 풀꿈 2호사업은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운영이다. 환경교육 활성화를 위하여 국비 확보 단계부터 기본계획 수립, 운영에 이르기까지 민·관·학 협력의 결과물로 만들어졌다. 에코콤플렉스가 주관하고 있는 초록마을사업 역시 사회적 협력으로 추진해 온 주민생활실천프로젝트이다. 2019년에 충청북도 환경교육센터로 지정되어 환경교육 지원활동을 본격화하였다.

풀꿈 3호사업은 충청북도교육청과 공동으로 추진해 온 충북형 초록학교만들기 사업이다. 2017년 종합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2018년부터 5개년 실천협력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역사회 협력체계인 초록학교추진협의회를 발족, 운영해 왔다. 풀꿈 4호사업은 대청호 수질보전을 위한 실천협력활동이다. 2019년 대청호보전운동본부 청주네트워크 운영을 맡았으며, 문의권역 소유역협의회를 만들어 상류 마을과 하류 시민단체 간의 교류협력활동을 펼쳤다. 현재 문의유역센터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풀꿈 5호사업은 청주새활용시민센터 운영이다. 재생과 공유의 자원순환 플랫폼이다. 자원순환 활성화와 업사이클 실천문화 정착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늘어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시민실천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풀꿈협력사업은 다양한 기관·단체의 협력과 협업을 통해 추진해온 사업들이다. 필요성을 확인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적 여건을 조성하며 일련의 과정들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치열하게 추진해 온 일들이다. 수많은 변수에 적절히 대응하고, 예상치 못한 시련이나 방해 요소들을 슬기롭게 극복해 온 결과들이다. 구두를 만들기 위해 천 번의 손길이 필요하고 칼 하나를 만들기 위해 천 번의 담금질과 연마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나의 유의미한 사회적 성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도 천 가지 과정과 절차를 거쳐야 한다. 너무 쉽게 성사되는 일이 있다면, 누군가의 공이 들어가 있거나 나중에 대가를 치룰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와중에 선물처럼 다가온 것이 바로 풀꿈 7호사업인 청주 희망그린발전소다. 선물이라 표현한 이유는 다른 사업들에 비해 훨씬 좋은 여건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행복한 고민은 2018년 말 LG화학 사회공헌팀이 지정기탁기금을 활용한 공익사업 추진방안에 대하여 협의를 요청하면서 시작되었다. LG화학은 몇 년 전부터 미호강 상행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해 오고 있으며, 현재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화되었다. 기금의 규모는 7억원 내외, 공익형 태양광 발전소를 조성하고 수익금을 교육복지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일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 부지 확보와 기금 신청이 관건이었다. 부지는 가급적 공공용지를 찾아야 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민·관·산의 협력모델을 완성하려면 지방자치단체의 참여와 역할이 필요했다. 산업체가 자금을 출연하고 지자체가 부지를 제공하고 환경단체가 관리·운영을 전담하는 삼박자를 갖추려는 것이다. 기금 신청을 위해서는 사업계획 수립과 수익금 운용방안을 마련하고, 배분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심의를 거쳐야 했다. 그동안 해 왔던 일들과 비교하면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모처럼 쉬운 일이 다가왔다고 생각했다.

청주 그린희망발전소 협약식. 사진=풀꿈환경재단/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청주시 도움으로 몇 군데 부지를 물색하며 타당성을 검토한 끝에 북부환승센터 주차장 부지 일원(오동동, 13,000㎡)을 대상지로 정하였다. 450㎾급 태양광발전시설 건립계획과 연간 5천만원 규모의 수익금 운용방안을 마련하였다. 2019년 7월 사업심의를 통과했고, 8월에 추진협의회 발족 및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추진협의회에는 청주시와 LG화학,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더불어 한국에너지공단세종충청본부, 오근장동주민자치위원회 등이 참여했다. 이후 중요한 사항들은 협의회의 논의를 거쳐 결정하였다. 12월 제안공모를 거쳐 시공업체를 선정하였다. 이제 2~3개월 동안 시공을 마치면 청주희망그린발전소가 가동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2020년, 혹독한 시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우선, 시공단가가 문제였는데,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발전용량을 410㎾로 줄여서 설계하게 되었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것이었다. 구조물 납품을 맡은 업체의 사업장이 중국에 있었는데 국경이 폐쇄되면서 몇 개월간 납품이 지연되었다. 공사계획 인허가 과정에서도 차질이 발생했다. 용도지역 변경 문제로 또 몇 개월 지연되었다. 사업기간을 몇 차례나 연장하고 나서, 2020년 7월이 되어서야 착공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8월말 준공을 불과 열흘 앞둔 상황에서 더욱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하였다. 모든 시공을 완료하고 배선공사만 남겨둔 상황에서, 발전시설의 구조물이 시설규정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크고 작은 문제점들을 협의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넘겨왔지만, 완공 직전에 구조물 전체를 바꿔야한다는 것은 참담한 일이었다.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는 법인가 싶었다. 선물처럼 다가왔던 희망그린발전소도 결국 온갖 우여곡절을 다 겪고 나서야 마무리되었다. 2021년 12월 마지막날 마침내 사용전검사를 마치고 전력판매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힘겨웠던 과정만큼 청주 희망그린발전소 건립의 의미는 크다. 첫째 민·관·산의 협력으로 추진된 우리지역 최초의 에너지 협력사업이다. 협력은 지역사회와 공동체 발전을 이끄는 힘이다. 둘째, 410㎾의 전력을 생산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게 된다. 137가구에서 사용하는 만큼의 무공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셋째, 환승센터(주차장) 부지 위에 설치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 도시의 토지이용 효율을 높여준다, 산림훼손을 일으키지 않으며 오히려 눈과 비, 더위로 부터 자동차를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해 준다. 넷째, 발전수익금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공익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연간 4~5천만원, 20년 동안 8~1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여 장학금 지원, 에너지 주거환경 개선, 환경리더 양성 등 아동청소년 교육복지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다섯째, 지속가능한 도시를 꿈꾸는 탐방학습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청주의 관문에 위치한 이곳은 에너지 전환과 환경 보전을 위한 인식 확산, 상생과 협력을 배우고 실천하며 초록 세상을 만드는 희망의 공간이 될 것이다.

2021년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하여 195개 국가가 온실가스 의무감축에 돌입하는 해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하여 기후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일곱 번째의 풀꿈, 올해 가동을 시작한 청주희망그린발전소의 또 다른 이름은 ‘맑은 고을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한 햇빛발전소’이다. 작지만 희망을 일구는 ‘맑고 밝은 빛’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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