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태-독수리] 106번의 귀향… 동화로 본 독수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태-독수리] 106번의 귀향… 동화로 본 독수리
몽골 이크나르트 자연보호구에서 태어난 106번
한국 파주시에서 구조 후 방사
106번 번호표를 통해 알게 된 한·몽골의 독수리 이야기
  • 백인환 기자
  • 승인 2021.07.13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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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번 독수리가 태어난 이크나르트 전경. 초원과 반사막 식생대를 특징으로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으로 몽골 정부는 '자연보호구(Natural Reserve)'로 지정하였다.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106번 독수리가 태어난 이크나르트 전경. 초원과 반사막 식생대가 특징인 지역으로 생물다양성이 높아 몽골 정부는 '자연보호구(Natural Reserve)'로 지정하였다.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조류는 계절에 따라 번식과 먹이를 찾아 국가 및 대륙, 대양을 매년 오고 갑니다. 자신의 천성과 학습으로 익힌 경로를 따라 정기적으로 이동하는 일은 자신의 명운을 거는 위험한 일입니다. 혹한과 먹이 경쟁에서 뒤쳐지는 어린 개체에게는 더욱 그러합니다. 

2010년 1월에 한국조류보호협회 경기도 파주시지회(회장 한갑수)의 독수리 구조시설(다친새의 쉼터)에 한 마리의 독수리가 하늘에서 떨어집니다. 정확히는 배고파서 날지 못하고 내려앉은 것이죠. 

106번 윙태그를 단 독수리가 경기도 파주시 독수리구조시설에서 치료 후 방사를 기다리는 모습(2010년 6월).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106번 윙태그를 단 독수리가 경기도 파주시 독수리구조시설에서 치료 후 방사를 기다리는 모습(2010년 6월).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야산이나 발견하기 어려운 장소에 떨어졌다면 너구리나 다른 독수리의 밥이 되었을 텐데, 106번 번호표(이하 윙태그, wing-tag)를 단 독수리는 독수리 구조시설에 떨어졌으니 천우신조와 같은 행운이었습니다. 

106번 독수리는 2009년 몽골 이크나르트 자연보호구(Ikh Nart natural reserve)에서 태어난 개체로 미국의 덴버동물원(Denver Zoo)과 몽골국립대학교의 연구자가 어미 독수리 못지 않게 컸지만 비행 훈련을 마치지 못한 어린 독수리를 잡아서 윙태그를 단 것입니다. 즉, 번식 가능한 성조(adult)가 아니고 미성숙한 유조(juvenile)로 야생 경험이 일천한 어린 독수리였음이 후에 한국 연구자를 통해 밝혀집니다.  

몽골 이크나르트(Ikh Nart) 자연보호구의 동물과 가축들. 시계방향으로 아르갈리Argali(야생 양), 뼈만 남은 아르갈리, 아이벡스Ibex, 염소와 양.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몽골 이크나르트(Ikh Nart) 자연보호구의 동물과 가축들. 시계방향으로 아르갈리Argali(야생 양), 뼈만 남은 아르갈리, 아이벡스Ibex, 염소와 양.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106번 독수리가 태어난 몽골의 이크나르트는 절벽이 발달하여 포식자로부터 안전하게 새끼를 키울 수 있는 지형 조건, 늑대와 같은 맹수들의 사냥으로 중대형 발굽동물(우제류)과 수많은 가축들의 사체들이 풍부하여 독수리가 선호하는 장소입니다. 

그러나 파주에서 몽골 이크나르트까지는 직선거리로 1,700㎞가 넘는 거리입니다. 바람의 방향, 강도, 중간의 먹이 공급에 따라서는 독수리의 비행거리는 2,000㎞가 넘을 수도 있습니다. 기상조건에 따라 파주에서 몽골까지 수주에서 한 달이 넘는 긴 여정이 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106번 독수리는 이동 경험이 한 번밖에 없고, 몽골에 돌아가면 고향의 다른 성조들의 텃새로(?) 거처할 곳이 여의치 않아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합니다. 

2011년 1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길 바라면서 106번 독수리는 파주 장단반도에서 방사되었습니다. 그 해 3월까지 파주 장단반도를 중심으로 먹이를 찾아다니면서 나는 힘을 키우고 비행 경험을 쌓고 몽골로 날아갔습니다. 

106번 독수리는 현재까지 살아 있다면, 2021년 현재 기준으로 만 12세의 어엿한 성조가 됐을 겁니다. 새끼도 낳고 혹한의 몽골 겨울도 거뜬히 이겨내면서 매년 한국과 몽골을 오가는 어린 독수리 무리에 106번 독수리의 후손들도 여러 마리가 섞여 있었을 겁니다.

이 카드뉴스는 106번 독수리의 무사귀환과 건강한 성조로 자랐을 것을 기원하면서 '몽한이(몽골과 한국을 오고가는 독수리라는 의미)'로 이름 붙인 106번 독수리의 2009년과 2011년 사이의 몽골과 한국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를 동화형태로 각색한 것입니다. 연도는 자료를 제공한 독수리 연구자와 파주시 한갑수 회장이 이크나르트를 방문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실제와 다른 기간으로 설정했습니다. 

​106번 독수리의 귀향. 제작=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106번 독수리의 귀향. 제작=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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