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우리 사회 소위 전문가들의 인식과 철학 지체 현상
[독자투고] 우리 사회 소위 전문가들의 인식과 철학 지체 현상
  • 김광범
  • 승인 2021.07.1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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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김광범] BTS의 ‘Butter’가 7주 연속 빌보드차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9일에는 신곡 ‘Permisson to Dance’를 발표했다. 우리 언론에서도 해당 소식을 전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BTS 현상’에 대한 분석과 그들의 음악에 대한 심도 있는 평가는 언론에서 많이 다루지 않고 있다.

오히려 BTS의 팬덤 ARMY를 위시한 전 세계의 대중이 주도하여 그들의 음악성과 영상 속의 메타포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하고자 노력한다. 이에 나는 다수의 언론과 평론가들이 대중에게 적어도 한발짝 뒤쳐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문가들이 지금까지 경험해 왔고 생계수단으로 삼았던 공식이 무너졌을 때,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 현상은 비단 문화예술계 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올 초 여당의 한 정치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제안했다. 물론 그에 대해 추후 “국민의 뜻과 촛불 정신을 헤아리지 못 했다”며 사과했지만, 애초에 사면론을 도마 위에 올렸다는 것은 촛불 시민이 외쳐왔던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에 대한 의지가 그의 정치 공학적 공식 안에서는 작은 변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는 원칙과 철학의 부재로 인해 정치 전문가가 촛불 시민의 뜻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표적인 지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작년부터 지금까지 많은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이슈도 마찬가지다. 기재부 관료는 재정의 전문가다. 그러나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는 재정적 문제이기에 앞서 전례 없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국가가 국민 한사람 한사람을 바라보는 관점과 그에 따른 국가의 역할, 더 나아가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한 철학의 문제인 것이다.

재정 전문가는 결국 자신이 의도했던 안 했던 지원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는 순간 재정 문제를 넘어 정치에 발을 딛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발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듯 재정을 이야기한다는 것. 이 또한 전문가가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는 지체 현상인 것이다.

지금 이 세상은 시시각각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최배근 교수는 이를 ‘새로운 처음’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은 이 새로운 처음에 오히려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면전에 닥친 일들이 과거에 그들이 보고 배워왔던 것과 너무도 다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UNCTAD에서 선진국으로 인정 받았듯 그에 걸맞게 세계를 선도해 나아가려면 우리의 전문가들이 경직된 공식과 원리의 사고회로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시대를 끊임없이 탐색하며 그에 맞는 철학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먼저 각 분야에서 일어나는 미묘하고 거대한 현상을 정교한 언어로 집어내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서두에 언급한 ‘BTS 현상’을 소위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들여다 보고 분석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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