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용돈 수당’과 대덕구의회의 일하는 방식
[김선미의 세상읽기] ‘용돈 수당’과 대덕구의회의 일하는 방식
효과 부풀려진 월 2만원의 대덕구 ‘어린이 용돈 수당’ 여전히 논란 
집행부와 발맞춰 강행 의지 내비친 민주당, 예산안은 전액 삭감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1.07.2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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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화제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우여곡절 끝에 조례가 제정된 대전 대덕구 ‘어린이 용돈 수당’이 정작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이 과정에서 대덕구의회는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여 의회의 역할과 존재이유를 상실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구의회의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 의회의 역할과 존재이유를 묻는다 

‘어린이 용돈 수당’ 정책은 대덕구에 주민 등록을 둔 만 10세 이상 12세 이하 어린이(초등학교 4~6학년)에게 매달 2만 원씩 ‘용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소요 예산은 연간 10억 원 정도로 지역화폐인 ‘대덕 e로움’으로 지급된다. 

대덕구(구청장 박정현)는 어린이 용돈 수당은 △자녀 양육의 경제적 부담 경감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어린이 소비권리 보장 △아이들의 경제 관념 형성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용돈 수당 지급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논리에도 불구하고 월 2만 원의 용돈 수당은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내 이해가 부족한 탓인지, 조목조목 밝힌 그 이유가 그다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2만원의 가치 작지 않고, 조목조목 밝힌 필요성에도 설득력 약해

누군가에게는 월 2만 원은 큰돈이고 절실할 수 있는 금액이다. 생리대 구입비가 없어 신발 깔창까지 사용한다는 충격적인 보도는 2만 원의 가치가 결코 작지 않음을 말해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 2만 원 준다고 양육 부담이 줄어들고 가계에 보탬이 될까? 한달에 2만 원 때문에 지역을 떠나지 않고 머물까? 연간 10억 원이 지역에 풀린다고 해서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까? 꼬투리를 잡겠다는 것이 아니다. 

대덕형 경제모델의 하나인 어린이 용돈 수당 지급을 관철시키기 위해 그 필요성과 효과를 너무 거창하게 부풀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싶다. 대덕구의 재정자립도는 13.8%에 불과하다. 

2만 원으로 양육부담 줄어들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내년 선거를 앞둔 구청장의 선심성 행정, 포퓰리즘이라는 의심과 비난이 쏟아지는 배경이다. 효과가 의문시되는 정책을 위해 ‘푼돈’을 나눠주는 정책은 열악한 구 재정에 부담을 안기는 전형적인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따른다. 

‘어린이 용돈 수당’의 타당성과 필요성에서 그나마 설득력 있는 부분은 ‘어린이 소비권리 보장’과 ‘어린이들의 경제 관념 형성’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 스스로 건전한 소비를 결정하고 올바른 경제 관념을 갖도록 하는, 교육적 차원에서 경제교육은 충분히 의미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설령 용돈 수당을 지급한다 해도 무조건 일률적으로 나눠주기에 앞서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경제교육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무조건적 지급 아닌 교육적 차원에서 어린이 경제교육은 의미 있어 

대덕구의 ‘어린이 용돈 수당’ 논란 과정에서 지급 여부보다 더 주목하게 되는 것이 대덕구의회의 일하는 방식이다. 

‘어린이 용돈 수당 지급 조례안은 조례 제정 첫 단계인 여야 동수인 상임위에서 부결됐다. 상임위에서 부결된 안건을 민주당이 살려냈다. 민주당 대덕구의원들은 수적 우세를 앞세워 국민의힘 의원들과 지역사회 일각의 반발에도 지난 6월16일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의회가 집행부 거수기, 구청장 호위부대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대덕구의회는 8명 정원 중 민주당 5명, 국민의힘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청장은 민주당 소속이다. 

어린이 용돈 수당은 타당성에 대한 여론이 엇갈리고 있는 데다 수혜자인 학부모들조차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논란이 크다는 얘기다.

상임위서 부결된 안건 다수당인 민주당이 살려내 집행부 거수기 비난

상식에 비춰 조례 제정을 했으면 예산확보는 필수다. 그런데 제동이 걸렸다. 지난주 14일 대덕구의회는 민주당 주도로 용돈 수당 예산 3억 2300여만 원을 전액 삭감처리해 지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단독으로 처리했던 조례안을 스스로 무력화한 셈이다. 이율배반적인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 독주에 따른 반발과 구청장 사퇴까지 요구하는 시민단체 시위 등 논란이 확산되자 야당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일단 후퇴한 것이다. 하지만 김태성 의장은 “다음 회기 전까지 충분한 토론과 협의를 해서 결론을 내겠다”면서도 야당이 끝까지 반대하면 민주당만으로 단독 처리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결국 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감시, 견제 대신 집행부와 발맞춰 ‘어린이 용돈 수당’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대덕구 역시 오는 9월에 다시 추경 예산안을 올릴 계획이다.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꼼수 혹은 쇼로 비춰지기 십상

보통 하루 사이인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똑 같은데 이러려면 민주당은 뭐하러 예산안을 전액 삭감하고 재상정하는 소모적인 일을 벌이는지 모르겠다. 

비난 여론을 일단 잠재우며 시간벌기와 명분쌓기에 나서겠다는 계산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칫 꼼수 혹은 쇼로 보이기 십상이다. 

‘어린이 용돈 수당 지급’이 의회를 파행으로 몰아넣을 만큼 시급하고 긴요한, 대덕구민을 위한 실질적인 현안 과제인가? 다수당인 민주당에게 다시 묻게 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재단설립 등도 마찬가지다. 의회가 ‘용돈’ 받고 일하는 곳은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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