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가을이 오기 전에 벌써 벌레에게 잎을 내줬다.
정말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벌레 먹은 잎사귀의 모난 흠집에서 남을 위해 베푸는 삶의 흔적을 찾은 시 한 편을 소개해본다.
벌레 먹은 나뭇잎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이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