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영의 하드코어》 이재명의 ‘충남 방문’과 ‘백제 발언’, 그리고 이낙연 ‘호남 차별론’
《정문영의 하드코어》 이재명의 ‘충남 방문’과 ‘백제 발언’, 그리고 이낙연 ‘호남 차별론’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1.07.31 21: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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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충남 예산의 ‘윤봉길 기념관’ 방문을 앞둔 가운데, 최근 '백제 발언'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충남 예산의 ‘윤봉길 기념관’ 방문을 앞둔 가운데, 최근 '백제 발언'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3박4일간 일정으로 ‘첫 전국 순회방문’ 일정에 나선 가운데, 1일에는 전주를 거쳐 충남 예산의 ‘윤봉길 기념관’을 방문한다.

이 지사의 충청권 방문은 최근 ‘백제 발언’을 두고 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호남 차별론’으로 비틀어 공격한 데 이어 일부 충청권 정치인들마저 이를 정쟁화시키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어 주목된다.

특히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이 지사의 천박하고 부끄러운 역사 인식〉이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일종의 ‘호남 필패론’”이라고 규정한 뒤, “대선 후보가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지역감정을 조장한 적이 있었던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올해가 ‘백제의 갱위강국(更爲强國) 선포 1500주년이 되는 해’임을 언급, “백제를 시원찮은 어느 부족국가쯤으로 여기는 이 지사”라며 “백제인의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은 공주·부여 분들에게 사과 한 마디 해주셨으면 한다”고 소리쳤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의도가 선의라고 하는 건 알겠으나 문제는 의도가 아니라, 그 인식과 논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며 “’호남출신은 대통령되기 어렵다. 오천년 역사가 증명한다’라는 인식은 사실도 아니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치인들의 비판은 이 지사의 발언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거나 비약 또는 왜곡시킨 면이 적지 않다는 반론이 크다.

지난 2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행한 이 지사의 발언을 살펴보자.
한반도 5천년 역사에서 소위 백제, 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한 번도 없어요. (그런데 작년만 해도) 이낙연 대표는 전국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고 있어서 이분이 나가서 이길 수 있겠다, 이긴다면 이건 역사다, 내가 이기는 것보다는 이분이 이기는 게 낫겠다.”

요컨대, 현대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DJP연합으로 집권한 것 말고는 역사적 지리적으로 백제가 집권하기 어려웠다는 말을, 지난해 이낙연 대표가 경기도를 방문했을 때 '광범위한 지역에서 지지를 얻고 있어 앞으로 대선에서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건넨 덕담을 회고하며 털어놓은 것이다. 발언 어느 구석에도 호남 출신 후보로는 절대 안된다거나, 영남 역차별 비슷한 워딩이나 뉘앙스 또한 행간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극우 〈중앙일보〉가 이를 왜곡했고, 이낙연 후보 캠프가 이어받아 '호남 차별론'으로 둔갑시키고 확대 재생산하기에 이르렀다. 이 지사 발언 모서리의 ‘백제’라는 단어 하나를 맥락없이 툭 떼어내, ‘백제(호남) 불가론’의 퇴행적인 지역주의를 부활시키는 악의적인 캠페인으로 이용해 먹은 셈이다. 그로 인해 이낙연 후보는 실제 호남지역 지지율에서 살짝 반등하는 플러스 효과를 거두었다.

이와 관련, 정치평론가인 박진영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호남을 바라보는 이낙연 캠프의 시각 자체가 크게 잘못돼 있다”며 “호남은 단순히 지역의 시각으로만 보면 안된다. 호남은 민주당의 진보·민주라는 정체성의 뿌리”라고 상기시켰다.

그는 “광주항쟁이 있었기에 현재 민주당이 존재하는 것이고, 광주민주항쟁의 역사성과 진보·개혁의 정체성이라는 시각에서 호남을 봐야 한다”며 “영남이 갖는 공격적 지역주의에 반해 호남은 민중의 저항적 진보 정체성을 띠면서 오늘의 민주당이라는 흐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일깨웠다.

이후 논란이 일자 이 지사는 “이 전 대표가 지난해 전당대회에 단독출마 했을 때 내가 진심으로 ‘꼭 잘 준비하셔서 대선에서 이기시면 좋겠다’고 말했고, 내가 이기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지금 대선 본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빈말하지 않는 신뢰 ▲유능한 실적 ▲탈탈 털어도 깨끗한 청렴도 등 확장력을 갖춘 내가 누구보다 현실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이낙연 후보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는 한반도 5000년 역사를 거론하며 호남 출신 후보의 확장성을 문제 삼았다. 영남 역차별 발언에 있는 중대한 실언”이라고 말을 비틀었다.

한편 이 후보는 전남지사 재임 당시 2016년 4월 1일 "호남 사람이 전국조직의 농협중앙회장으로 선출되기는 몹시 어렵다”며 “그러나 김병원 회장이 당선돼 호남인들께 기쁨과 희망을 주셨다”고 스스로 ‘호남지역 한계론’을 거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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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공 2021-08-01 18:12:55
웃겨서 공유하고 싶어요. 지금까지의 이재명 발언을 보면 그가 영남 역차별, 호남출신의 확장성이라는 단어로 지역의 한계를 얘기하며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있음을 누구라도 알 수 있다. 소설을 평할 때 우린 작가가 평소 가진 사상과 함께 평한다. 그것이 행간을 읽는 능력이고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