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무대미술가, 화가, 시인 등 다양한 예술세계를 넘나드는 민병구 작가가 자신의 대표작품으로 불리는 ‘부엉이’ 시리즈 청주 개인전 연다.
지난달 서울 전시회에 이어 열리는 청주전시회는 오는 3일부터 8일까지 충북숲속갤러리에서 ‘부엉이 시리즈’ 60여점을 선보인다.
민 작가에게 부엉이는 특별하다. 무대미술가로 한참 이름을 알리다가 IMF와 건강악화로 고향으로 돌아온 후 2013년 창고 작업실 환풍구에 둥지를 튼 부엉이를 만났다.
운명적이고 숙명적인 상황에서 만난 부엉이는 다양한 재주를 가진 민 작가를 ‘부엉이 화가’로 거듭나게 했다.
부엉이는 옛날 보릿고개 시절 ‘부엉이가 방귀를 뀌면 가을이 온다’는 속담처럼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이후 민 작가도 부엉이와 함께 일이 술술풀렸다고 전해진다.
민 작가의 부엉이는 쭈구리고 있는 부엉이, 우울한 부엉이, 슬픈 부엉이, 가족적인 부엉이, 달밤에 부엉이, 화난 부엉이 등 세상의 다양한 표정과 배경을 담아냈다.
기법도 다양하다. 어떤 부엉이는 만화적으로, 어떤 부엉이는 전형적인 양화풍으로, 어떤 부엉이는 동양화 채색 풍으로, 어떤 부엉이는 수묵화 풍으로 형상화했다.
어떤 사조나 흐름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부엉이를 그리는 순간에 관한 그때 그때의 감정과 영감으로 그려낸 것. 부엉이와 하나가 됐다는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김종근 미술평론가는 “부엉이가 자신의 분신처럼 강렬하게 다가왔기 때문에 새로운 표현과 창조적 영감의 감정 이입의 부엉이가 탄생했고 이는 모든 표현의 미술사조를 넘나든다“고 평가했다.
한편 민 작가는 오는 7일 충북문화관 야외마당에서 지난 1월 펴낸 ‘민병구 무대미술1·2집’ 출판기념회도 함께 할 계획이다.
‘민병구 무대미술1·2집’은 1990년부터 2020년까지 민 작가가 만들었던 무대의 사진, 스케치, 평면도 등을 연도별로 수록한 도록으로 무대미술의 역사를 집대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