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원, 《내 이름은 루시 바턴》… 가난과 소외 보듬기와 '보편복지'
진혜원, 《내 이름은 루시 바턴》… 가난과 소외 보듬기와 '보편복지'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1.08.03 23: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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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안산지청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2일 'Loser's Whining(찌질이의 징징거림)'이라는 주제의 풍자 꽁트를 통해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반대하는 이를 ‘Loser(찌질이)'로 비판했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수원지검 안산지청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2일 'Loser's Whining(찌질이의 징징거림)'이라는 주제의 풍자 꽁트를 통해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반대하는 이를 ‘Loser(찌질이)'로 비판했다.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재난지원금 100% 지급’을 두고 민주당 이낙연-정세균-김두관 후보가 “도민 혈세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할퀴고 나섰다.

하지만 송영길 대표와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지방정부가 판단할 문제"라며 “현명하게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1월 18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지방정부 차원의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찬성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재난 지원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그런 경우 지역 차원에서 보완적인 재난 지원을 하는 건 지방자치단체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요컨대, 지방자치단체의 여건에 따라 단체장이 얼마든지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문 대통령은 일찍이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에 수원지검 안산지청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3일, 2009년 퓰리처 수상자인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작가의 소설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을 펼쳤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주인공은 어렸지만 친구들에게 자기는 집도 없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 혼자 다녔고, 집에 가봤자 좁디좁은 차고에 온 가족이 냄새를 풍기면서 모여있는 것이 속상해서 종종 학교에 남아 책을 읽곤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작품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모녀의 관계, 가족들과의 갈등, 부채의식 등 다양하지만 가슴 저미는 부분은 어릴 적 주인공의 가난이 주인공에게 준 슬픔과 소외감이었다”며 “그만큼 가난이 주는 모멸감은 거대한 정신적 트로마를 남긴다. 개인적으로, 복지정책에 있어 선별 개념을 대단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2009년 퓰리처 수상자인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작가의 소설 《내 이름은 루시 바턴》
〈2009년 퓰리처 수상자인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작가의 소설 《내 이름은 루시 바턴》/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딱히 그럴만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그는 자신이 초등학교 시절 겪었던 에피소드를 끄집어냈다.
초등학교 시절, 아직 대법원이 서소문에 있었기 때문에 학급 아이들의 대부분은 부모가 공직자거나 판검사거나, 최루탄 만드는 회사 사장이거나, 외교관이거나, 사업가였지만, 아주 가끔 지방에서 전학을 와서 어렵게 사는 아이들도 있었다.”

주인공인 ‘루시 바턴’에 감정이입하며, 어릴 적 과거를 회상했다.
가끔 학교에서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자선 사업가로부터 도시락을 받아서 전달해주는 일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그 학생으로 하여금 가장 앞에 책상을 두고, 다른 아이들과 마주보면서 혼자 먹게 하는 것이었다. 밥을 먹으면서도 어색해하던 그 아이의 이름을 지금도 잊지 못할 정도로 분노가 치밀어올랐던 기억이 있고, 평소에 그 아이는 양철통에 쌀밥과 김만 가져왔기 때문에 아무도 같이 점심을 먹으려고 하지 않았는데, '시혜 도시락 공개 취식 사건' 이후부터는 항상 그 아이와 도시락을 같이 먹었다.”

그는 “'루시 바튼'에 나오듯, 철부지 어린이들도 가난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공개되는 것을 싫어하며, 그것이 드러나지 못하도록 보호해주는 사람들을 고마워하게 되어 있다”며 “기본소득 또는 재난소득을 복지로 볼 것인지, 아니면 경기부양책으로 볼 것인지는 경우가 다를 수 있지만, 어차피 노력의 대가가 아니라면 소득 수준에 따라 차별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어차피 1인당 수천만원씩 줄 것도 아니므로, 예산이 부족하면 한 사람당 덜 주면 된다”며 “한 사람당 덜 주면 되는데도, 굳이 선별하려는 것은 차별에 쾌감을 느끼거나, 선별로 드러나는 가난의 아픔에 대한 공감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 이론 중 단계이론이 있다. 전국민(소득이나 질병 종류와 관계없이)에 대해 보편적 건강보험을 실시하고, 특정 학령대 어린이들에게 보편적 무상급식을 제공하고, 영업장 종류와 무관하게 보편적 최저임금제를 시행함으로써 한 단계씩 나아간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이미 보편적 건강보험, 보편적 무상급식, 보편적 최저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굳이 받는 사람에게 '넌 하위계층이야'라는 낙인을 찍어주는 제도를 시행할 논리적 이유를 모르겠다”고 갸우뚱했다.

앞서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Loser's Whining(찌질이의 징징거림)〉이라는 주제로 풍자 꽁트를 적었다. 하나는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반대하는 여타 ‘찌질이들(Losers)’의 합창을 그렸고, 다른 하나는 최근 일본을 꺾은 한국 여자배구의 간판 김연경 선수(일명 ‘갓연경’)와 후배들 간 대화를 통해 완벽한 팀웍이 무엇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정치인들이 제발 보고 배우라는 주문이다.

# 꽁트 1
Governor: 내 관내에서는 재난지원금 보편지급!
Losers: 안돼, 그럼 88%만 지급한다고 결정한 사람들은 뭐가 돼?
Watchers: 루저가 되지 ㅋ

# 꽁트 2
(가상의 대화를 생각해 봅니다)

갓연경: 스매시 성공!
팀  원: 언니, 언니가 그렇게 잘하면 우리가 뭐가 돼?
갓연경: 응, 서빙, 블락킹 잘 하면 되고, 난 계속 스매시 할께 ㅋ

〈기본소득 3단계 이론〉
기본소득 3단계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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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2021-08-06 22:06:35
'예산이 부족하면 한 사람당 덜 주면 된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찌질이 선별복지론자들은 한결같이 국가가 빚을 지게 된다며 걱정하는데, 국가 미래가 그리 걱정된다면, 후손들을 위해 서 자기들의 고액 월급을 좀 삭감하면 안되나요? 보편적 복지를 하게 되면, 개인 소득에 따라 세금을 차등 부과하는데, 타인의 공감능역이 결여된 차별론자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고액연봉을 받으면서도 자신은 세금을 조금이라도 더 내는 게 싫어 선별복지'만을 고집하죠.

이일민 2021-08-04 02:20:58
이사람은 정체가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