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국회의원(공주·부여·청양) 간 팽팽한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정 의원이 적극 지원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대선주자에 대한 대우(?)가 분란의 소재가 된 형국인데, 한 발 더 들어가 보면 30대 원외 대표와 당내 최다선 의원 간 주도권 다툼 양상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정 의원은 11일 오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쓴 ‘약속의 땅’ 표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남을 내리누른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현실 민주주의”라는 책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돌고래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며 “돌고래팀은 그게 불편한 것이겠지요”라고 넌지시 꼬집었다.
이 대표는 또 “저는 우리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하쿠나 마타타 노래라도 같이 부르면서 좋은 사람들의 조력을 받으면 사자왕이 된다. 초원의 평화는 덤”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이 인용한 “남을 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라는 부분을 이 대표 자신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해 역공을 편 셈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친윤 정진석, 이준석 겨냥 ‘내리 누르지 말고 떠받쳐야 힘 길러’”라는 제목의 기사를 함께 링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추가로 글을 올려 “오바마의 좋은 글을 올렸을 뿐인데…참 딱합니다”라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에 앞서 정 의원은 이 대표가 당 대선주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간담회 등을 갖는 것을 문제 삼아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큰 물고기가 나오지 않는다”며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 자기가 잘 클 수 있는 곳에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저는 멸치와 돌고래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관리라고 생각한다”며 “돌고래가 다쳤을 때 때린 사람 혼내주고 약 발라주는 것도 제 역할이고, 멸치가 밖에 나가서 맞고 와도 혼내줄 것”이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같은 당 김태흠 의원(보령‧서천)도 11일 입장문을 통해 “지금 이 대표는 대선후보들의 군기반장 노릇을 자처하고, 자신이 출연자인 양 존재감을 높이는데 혈안”이라며 “전국을 돌면서 자기를 알리기에도 시간이 모자란 후보들을 이리저리 오라하며 몇 번씩이나 소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총선후보들도 이런 식으로 다루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유독 충청권 의원들로부터 집중 공세를 받고 있는 모양새여서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충청이 어떻고~~ 영호남이 어떻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