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혁신이 필요한 시대, 다산을 생각하다
[특별기고] 혁신이 필요한 시대, 다산을 생각하다
  •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
  • 승인 2021.09.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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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 자료사진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 자료사진

[굿모닝충청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 2021년 현재, 그리고 미래의 한국에서 가장 큰 위협은 출산율이다. 2018년의 합계출산율은 0.98명, 출생아는 32만 6000여 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결혼한 부부가 낳은 아이가 한 명을 넘지 못하면서 인구가 감소하는 데드크로스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해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거기에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정치집단, 세대, 소득 계층, 지역, 성별, 종교, 직종 등 모든 분야에서 갈등이 조정과 타협이 아니라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 걱정스럽다. 남-북간의 대립도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 미국-중국 간 무역전쟁을 비롯한 강대국의 갈등이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을 통해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되고, 제품과 서비스가 지능화되면서 급격하게 사회가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고 있다.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국가가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약용의 시대를 생각해본다.

다산이 활동했던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은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으로 서양이 공업국가로 발전하며 세계의 첨단을 걷고 있었다. 하지만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온통 나라가 쑥대밭이 되고 160여 년이 지났지만, 기존 체제에 실망한 서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집권층은 성리학의 예의 실천을 더욱 강조할 뿐이었다. 예학을 바탕으로 신분 질서를 유지하고, 지배계급에 도전하는 저항을 막기 위해 노력했을 뿐 민중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당시 조선 사회는 집권층의 부패와 삼정의 문란으로 백성들은 대부분 큰 고통에 시달렸다. 다산은 이러한 백성의 참혹한 현실을 이해하고, 사회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으로 사회혁신을 위한 여러 방향을 모색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혁신을 위한 원칙이 근본적으로 제시된 책이 ‘경세유표’이다. 관직 체계의 전면적 개편, 신분과 지역에 따른 차별을 배제한 인재 등용, 자원에 대한 국가관리제 실시, 정전제로의 토지제도 개혁, 지방 행정 조직의 재편 등 이 책에서 제기되고 있는 혁신안들은 사회 체제의 근본적 개혁을 다루고 있다.

다산 유적지 내 정약용 동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산 유적지 내 정약용 동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의 사상의 훌륭한 점은 자기 시대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혁신의 목표와 사회상에 대해서는 뚜렷이 제시할 수 있었던 반면에 혁신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 경로나 과정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한계였다. 혁신의 주체가 어떻게 권력을 장악하고 내용을 실천할지에 대한 계획이 제시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다산은 사회 체제의 근본적 혁신을 정조와 같은 성군이 왕도정치의 구현을 위해서 실천해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다산은 이상적인 왕도정치가 미래에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졌지만, 그것은 지나친 낙관이자 오산이었다.

지금도 새롭게 들어서는 정부마다 혁신의 내용은 제시하지만, 특정 정치권력, 또는 일부 이해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이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혁신은 힘을 잃고 길을 헤매다 용두사미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혁신의 주체를 누구로 세우고 어떻게 길을 열어주느냐는 정치가들의 몫으로 성공과 실패가 여기에 달려있다고 본다.

가령 교육에서는 혁신의 주체는 무엇보다 교육전문가 집단인 교사가 되어야 하는데 과연 혁신을 위해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있는지, 또 자발적으로 혁신을 실천하기 위해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공학 기술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공학 기술자들이 나서야 하며, 그들에게 목표와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정치가의 몫이라는 것이다.

혁신은 강력한 의지만 갖고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목표와 내용을 분명히 하고 구체적인 경로나 과정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혁신을 실천할 당사자들과 소통과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정치가에게 주어진 임무로 부국강병이 그들에게 달려있다. 따라서 다가올 대통령선거에서 어떠한 인물을 국민이 선택하느냐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정치의 수준이 국가의 수준이다. 정치의 수준은 국민의 선택에 달려있다. 다가올 대통령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그가 추구하는 미래가 곧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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