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작곡가 친일 행적"…금산여고 교가 변경
[특별기획] "작곡가 친일 행적"…금산여고 교가 변경
[굿모닝충청-충남교육청 공동캠페인] ⑥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 활동
  • 이종현 기자
  • 승인 2021.09.12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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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대표 인터넷신문 굿모닝충청은 충남교육청과 공동으로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특별기획 시리즈를 총 10회에 걸쳐 보도하고자 합니다. 충청인과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1957년 개교한 충남 금산여자고등학교(교장 고윤자)가 65년 만에 교가를 학생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랫말과 멜로디로 바꿔 화제다. (사진=금산여고 제공/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1957년 개교한 충남 금산여자고등학교(교장 고윤자)가 65년 만에 학생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랫말과 멜로디로 교가를 새로 만들어 화제다. (사진=금산여고 제공/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약동하는 금강의 힘찬물살은~”

1957년 개교한 충남 금산여자고등학교(교장 고윤자)가 65년 만에 학생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랫말과 멜로디로 교가를 새로 만들어 화제다.

금산여고 학생들은 그동안 입학식과 졸업식 등 행사에서 음악가 김동진이 작곡한 교가를 불러왔다.

하지만 작곡가의 친일 행적이 논란이 됐다.

김동진은 1940년부터 1950년까지 일제 침략전쟁을 옹호하는 노래를 작곡한 이유로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

이에 금산여고는 2019년부터 교가 개정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전교생과 학부모, 교직원, 동문들의 의견을 모았다. 그 결과 개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난해 5월에는 교가 개정을 위한 교사·학생 합동 TF팀을 구성하고 공모전을 실시했다.

심사와 선호도 조사를 거쳐 이 학교 3학년인 임소현 학생이 만든 노랫말과 멜로디를 새로운 교가로 선정했다.

임 학생은 11일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학교 내 일제 잔재를 청산할 좋은 기회라 생각해 공모에 참여했다”며 “교가를 학생의 손으로 개정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학생 스스로 교가를 바꿨다는 이 변화에 대해 친구들과 후배들이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는 또 “힘든 점이 없지는 않았다. 학교가 없어지기 전까지는 교가가 계속 불릴 테니 부담감이 컸다”면서도 “하지만 선생님들께서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아 주신 덕분에 무사히 교가 작곡·작사을 마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금산여고는 교가 개정과 함께 교훈도 바꿨다. ‘순결, 성실, 창생’인 교훈에 성차별적 표현이 담겼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결과 교훈은 ‘담대한 꿈, 울곧은 삶’으로 변경됐다.

충남교육청 일제 잔재 청산…민주적 방식으로

충남교육청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던 2019년부터 학교 내 일제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친일 음악인 작사·작곡 교가(24개교) ▲공개 장소에 일본인 학교장 사진 게시(29개교) ▲학생생활규정 중 징계 항목(100개교) ▲덕목 중심 교훈(44개교) ▲가이즈카 향나무 식재(56개교) ▲머릿돌 철거(4개교)가 그 대상이었다.

현재까지 ▲학교 내 일본인 교장의 사진 게시 ▲학생생활규정 중 징계 항목 ▲가이즈카 향나무 식재 등 일제 잔재, 머릿돌은 모두 청산됐다.

그러나 교가는 동문 등의 반대가 강해 개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교가가 개정된 곳은 금산여고와 태안 고남초, 금산여중, 천안 입장초 등 4개교에 불과하다.

충남 한 초등학교에 걸려있던 일본인 교장 사진, 현재는 모두 철거됐다. (사진=충남교육청 제공/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 한 초등학교에 걸려있던 일본인 교장 사진, 현재는 모두 철거됐다. (사진=충남교육청 제공/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교육청은 그러나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학교 구성원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가 개정 등 일제 잔재 청산은 동문회와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과정 자체가 역사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해당 학교에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청은 지난 3월 일제 잔재 청산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그동안 조사에서 누락된 내용을 추가 조사하고, 이를 교육공동체 합의로 폐기 또는 개정 등 청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학교별로 일제잔채청산임시위원회를 조직해 의견을 모으고 교실에서는 자료 조사에 학생 참여를 유도하는 등 수업과 연계한 교과를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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