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피플]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 “정의 중요성 깨달을 때 비로소 선진국”
[굿:피플]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 “정의 중요성 깨달을 때 비로소 선진국”
굿모닝충청이 만난 사람 2-②, “대화·토론 배제된 입시위주 교육 개선 절실”
  • 이해준 기자
  • 승인 2021.09.17 14:2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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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사회적 공기인 언론이 가짜 뉴스로 대중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인 정의를 기준으로 올바른 역할을 위해 노력하는 지식인들까지 모두 왜곡돼 전달이 되고 있습니다. 굿모닝충청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때로는 이슈의 선봉에서 올바른 가치 정립에 노력하는 인물들을 만나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려 합니다.

[박태웅의장 사진 굿모닝충청 이해준 기자]
[박태웅 한빛미디어의장, 사진=굿모닝충청 서울 이해준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이해준 기자] 한국은 무언가 잘못되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 되는가? 등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식민 사관이 주입되어 교육받던 기성세대들의 학창 시절부터 들어오던 이야기였다.

그 후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고 소위 국가와 사회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관점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되기도 전에, 다시 보수정권이 집권하고 나서야 우리들은 국가와 사회의 문제점들에 대한 시급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2016년 촛불 혁명으로 문재인 정권이 완성되고 K-POP, K-방역 등 전 세계가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소위 국가적 자부심이 회자 될 즈음에 어느 날 갑자기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고리타분하고 현학적인 단어들로 가득 찬 내용이 아닌, 읽으면 읽을수록 나도 모르게 수긍하게 만드는 내용들, 기존에 민족주의적 사고나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과도한 국가적 자부심과는 확연히 다른 그 책에서 우리는 “눈 떠보니 박태웅”이라는 새로운 지식인을 알게 되었다. 그가 말하려 하는 선진국이 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서 얘기를 들어본다.

- [눈 떠보니 선진국] 책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이러한 열풍을 예상했는가?

“칼럼을 연재할 때 워낙 반응이 좋았고, 여러 매체에서 섭외 요청이 왔었다. 책이 출간되면 어느 정도는 팔리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좀 당황스럽기도 하다.

- 독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기존에 출간되었던 국가 시스템 문제에 관련된 서적과는 좀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일단 알기 쉬운 내용으로 표현이 되었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여러 변화와 국가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고 단순히 문제 제기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근거와 대안을 함께 제시하면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그래서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되었는가?

“한국은 세계 최고의 후발 추격국이었다. 후발 추격국은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를 물을 필요가 없었다. 앞선 선진국의 사례들을 가지고, 모방하고 따라가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가 위상은 높아졌으며, 선진국의 지도자들이 한국을 본받자고 칭송하고 있다. 국가의 위상에 맞게 이제는 모방이 아닌 각각의 사안에 정의를 내리고, 우리 스스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정의’를 내린다는 것이다. 이제는 빨리 진행해서 답을 얻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해답'을 찾기 보다 '질문'과 '정의'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오랜 시간 동안 IT 쪽에 종사하였음에도 교육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있다. 그 이유는?

“IT에서는 DATA를 기반으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그러다 보니 의사 결정 자체가 합리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회적 문제는 오랜 시간 동안 축적 되어온 결과물이다. 그러한 결과물들에 대한 원인들을 파악하면 여러 가지로 중첩되어 있는데, 근본적인 원인을 찾지 못하고 해결하다 보니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결국 문제의 본질을 분석하다 보면, 최종적으로 교육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정치'의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에는 우리가 ‘정치’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독일 같은 경우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정치'에 대해서 교육을 한다. 단순히 '정치' 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대화'와 '협상'을 함께 가르침으로써 사고의 유연성과 민주주의의 원칙을 어려서부터 익히고 생활화하고 있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는 무엇인가?

“ 첫 번째, 기본이 없다. 어릴 때 배우고 익힌 건 이제 금세 쓸모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진짜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혼자서 공부하는 방법이고, 혼자서 익히고 터득하는 방법임에도 여전히 우리 교육은 암기와 낡은 지식으로 머리를 채우고 있다. 두 번째, 움직임이 없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운동 부족은 최악이다. 존 레이티 하버드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을 좁은 교실에 가둬놓고, 몇 시간씩 움직이지 말고 공부하라는 것은 뇌를 죽이는 일이라며 비판한 적이 있다. 그만큼 뇌와 운동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시 위주의 교육 제도가 우리 아이들을 획일화하고 무기력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세 번째, 근거가 없다. 우리나라의 국어 교육은 실질 문맹률 세계 최고 수준의 결과를 얻었으나, 책을 읽지 않은 채로 성장하면서 독해력이 크게 떨어지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는 독서 습관에 대한 교육의 문제점을 나타내는 것이다. 국어 교육에서 듣기는 상대방의 대화를 경청하면서, 자신의 언어로 전달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이는 대화와 토론 위주의 교육이 선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실질 문맹률이 국어 교육의 근거였다면 이제는 청취 이해력, 독해력 등도 국어 교육의 또 다른 증거가 될 수 있다.”

- 교육의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가?

“우리나라의 기본 교육 체제는 국민교육헌장에서 시작된다. 기본적으로 교육의 목적을 국가에 대한 이바지, 국가에 대한 헌신으로 생각한다는 말이다. 이는 교육의 대상자를 국가의 도구로 생각한다는 의미와 같다. 이제는 교육의 주체를 국가가 아닌 개인으로 옮겨와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국가나 사회의 인재로 인식해서는 안 되며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였을 때, 극복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자존감 및 사회 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 컴퓨팅적 사고 능력이란 어떤 것인가?

“컴퓨터는 합리적인 연산 체계로 운영이 된다. 일정한 규칙으로 논리적인 알고리즘으로 판단하고, 실행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AI 관련된 책들은 기술적인 용어나 코딩을 하는 것에 치중이 되어있는데, 실제 코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 능력이다. 즉, 프로그래밍을 하기 위한 논리적인 알고리즘 설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컴퓨팅적 사고 능력이란, 논리적인 사고의 훈련, 창조적인 아이디어, 문제 해결을 위한 통찰력, 수학적 사고력 등을 포함한 것이다.

- 책에서 국가 최고정보책임자(CIO, Chief Information Officer), 최고데이터책임자(CDO, Chief Data Officer)의 중요성에 대해서 얘기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국가 공무원 채용의 가장 큰 문제는 고시 제도에 의한 경로 독점이다. 그들은 Generalist 일뿐, Specialist는 아니다. 이는 사회적으로 역행하는 제도이다. 세상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어느 조직이든 Generalist 와 Specialist 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조직이어야 더 효율적으로 운영이 된다. 작년에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을 때 정부에서 각 분야별 IT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했었고, 정부는 각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DATA의 표준을 공유하여 개발한 마스크 APP은 수많은 동시 접속자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그 반대로 얼마 전에 개발한 공공 백신 예약 APP은 전형적인 정부 IT 발주 시스템을 적용하였다. 그 결과 공공 백신 예약 APP은 수많은 문제점을 야기하였고, 결국에는 다시 IT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마무리하였다. 이는 국가 정부 기관에서 IT 전문가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이제는 국가 정부 기관에서 기술을 담당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어야 하고, 공공 데이터를 표준화하여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몇 십억의 매출을 발생하는 스타트업 기업에도 CIO, CTO가 있는데, 수백조 원의 예산을 운용하는 정부 기관에 CIO, CDO가 없다는 것은 심각한 직무 유기라고 생각한다.”

-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으로의 역할은?

“사회를 변화 시키는 힘은 각각의 분야에서 사회를 이끌어가는 사람들부터 시작된다. 지식인은 단순히, 높은 학력과 사회적 지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성인으로서 책무를 느끼고,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 판단을 꾸준히 표현함으로써, 공감대가 형성되는 순간 사회는 변화할 것이다. 그러한 움직임을 만드는 사람, 태도를 가진 사람, 그러한 사람이 진정한 지식인이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는 책이 생각보다 많은 분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칫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을 얘기하게 될까 늘 두려운 마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계속 더 많이 공부하면서 채우도록 노력할 것이고, 조금이나마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문제를 제기하고, 해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꾸준하게 글을 쓸 것이다. 그것이 내가 이제껏 사회에서 받은 혜택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박태웅 의장은 더 많이 공부하고 채우겠다고 겸손하게 얘기했다. [눈 떠보니 선진국] 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 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대안을 제시했다. 이 책을 계기로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각 분야별로 공론화되어 변화의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통령 경선 후보는 지난 8월 20일에 [대선공약 4호:디지털 혁신 강국]을 발표하며, 최고의 전문가들이 최상의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최고기술책임자(CTO : 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정보책임자(CIO, Chief Information Officer), 최고데이터책임자(CDO, Chief Data Officer)를 맡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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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2021-09-17 19:16:29
우리나라 교육문제에 공감합니다.
입시지옥 , 사교육으로 병든 우리나라의 현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변화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눈떠보니선진국 2021-09-17 16:33:57
눈떠보니 박태웅~ 기자님이 센스 있으시네요~ㅋㅋ
이런 기사 환영입니다. 화이팅!!

팬이에요 2021-09-17 16:27:33
의장님 팬입니다 ^^

선진국 2021-09-17 15:36:53
이런 기사 너무 좋습니다, 앞으로도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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