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피플] 전우용 역사학자 “시대의 위기, 각성과 분노 필요”
[굿:피플] 전우용 역사학자 “시대의 위기, 각성과 분노 필요”
굿모닝충청이 만난 사람 3-① “21세기형 쿠데타, 브라질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야”
  • 이해준 기자
  • 승인 2021.09.24 10:07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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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사회적 공기인 언론이 가짜 뉴스로 대중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인 정의를 기준으로 올바른 역할을 위해 노력하는 지식인들까지 모두 왜곡돼 전달이 되고 있습니다. 굿모닝충청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때로는 이슈의 선봉에서 올바른 가치 정립에 노력하는 인물들을 만나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려 합니다.

 

[전우용 교수, 사진=굿모닝충청 이해준 기자]
[전우용 교수, 사진=굿모닝충청 이해준 기자]

“역사는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이 사회적 전환기의 최대 비극은

 악(惡) 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善) 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이다.”

-마틴 루터킹-

 

[굿모닝충청=서울 이해준 기자] 촌철살인(寸鐵殺人)은 조그만 쇠붙이로 사람을 죽인다는 뜻이나 요즘은 간단한 말로도 남을 감동시키거나, 약점을 찌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말을 할 때 감정 표현을 절제해야 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보통 사람들에게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함축된 단어에 나의 감정을 녹이는 것이 어려울뿐더러, 설사 표현이 되더라도 나의 감정이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전우용 역사학자 페이스북]
[전우용 교수 페이스북]

 

사회적인 이슈들이 하나둘씩 생길 때마다 습관적으로 전우용 교수의 SNS를 보기 시작했다. 충분히 분노해야 할 상황임에도, 여전히 절제된 표현으로 담담히 글을 쓰는 전우용 교수에게 현재의 심경과 역사학자의 입장에서 現 시대적 현상에 대해 들어 본다.

 

- 여전히 SNS에서의 글은 담담하게 표현하지만, 글의 표현 속에서 분노가 느껴진다.

 

‘분노’ 라기보다는 ‘각성’이다. 현재의 사회적 이슈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각성’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SNS에 글을 쓰는 것이다.

 

- 2016년 ‘촛불 혁명’의 역사적 의의는 무엇인가?

 

‘촛불 혁명’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 나폴레옹이 등장하고, 민주 국가가 수립되기까지 대략 80여 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 역사를 보면 4.19혁명 때부터 지금까지 60년이 되었다. ‘촛불 혁명’ 이 승리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반동으로 끝날 것인지 역사학자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 촛불 집회가 혁명으로 이루어지려면 필연적으로 작용과 반작용이 일어나야 한다. 역사적 진보는 반동을 어떻게 헤쳐 가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행위 자체는 혁명이 분명하나, 성공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 현재의 시대적 상황은?

 

최근 2년간의 상황을 보면 반동의 국면이다. 초기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에 대한 이슈와 최저 임금 문제 등 진보적인 어젠다를 내세웠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윤석열 항명 사태 등으로 인하여 개혁의 동력이 떨어졌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인 역량이 집중되다 보니, 촛불의 혁명을 그대로 추진해서 완수할 것이냐 아니면 반동의 물결에 휩쓸 것인지에 대한 혼돈의 상황이다. 우리의 미래는 굉장히 어둡다. 경제 성장은 인구수와 비례한다. 우리는 현재 본격적으로 인구 감소가 진행되고 있다. 인구 문제와 더불어 기후 위기 문제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이 되었어야 했는데, 지난 2년간 검찰 개혁 문제로 아무것도 진행하지 못했다. 물론 검찰 개혁도 중요하지만, 모든 사회적 문제를 독점해버렸다. 검찰이 개혁에 저항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우리는 더 많은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하도록 노력했을 것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다음 정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래서 더 우려가 된다.

 

- 개혁이 어려운 이유

 

개혁에는 인적 청산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미 관료사회에 편승해 있는 사람들의 이익을 보장해 주지 않으면 개혁에는 한계가 있다. 즉, 한 사람의 수장이 바뀐다 하더라도 조직적인 관료 사회 전체의 개혁을 기대하기에는 어렵다. 조국 전 장관의 사태는 이러한 개혁에 집단 반발하는 관료사회에 편승한 기득권 세력들의 조직적인 저항을 보여주었다. 개혁은 인적 청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등장이다.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전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광장의 요구가 분출되지 못했다. 만약 광장에서 시민들의 요구들이 지속적으로 분출되었다면, 개혁의 동력은 더 크게 작용되었을 것이다. 윤석열의 검찰 항명 사태 때 촛불 혁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시민들의 분노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면, 개혁의 원동력으로 자리 잡아 검찰 개혁을 포함한 여러 가지 사회적 개혁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시민들의 분노, 광장의 함성을 잠재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민들의 분노는 잠복해 있을 뿐이다. 얼마 전, 대전 충남 지역에서 진행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결과를 보면 생각보다 높은 투표율과 1, 2위간의 격차가 커졌다. 이러한 현상은 잠복해 있던 시민들의 분노들이 표출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가장 우려하는 것은 무엇인가?

 

2019년 3월에 브라질을 다녀왔다. 브라질은 전형적인 연성 쿠데타가 성공한 나라이다. 자본 권력과 법조-언론 카르텔이 힘을 합쳐 진보적인 대통령을 구속하고, 우파 정권을 잡은 사례이다. 정권을 잡은 후 브라질 내의 거의 모든 공기업을 민영화하였다. 국민의 재산을 자본가에게 넘겨주었고, 코로나 방역은 세계 최악이었다. 브라질이 연성 쿠데타가 발생되었던 배경은 첫째로 민주주의 역사가 짧아서 시민 사회의 역할이 축소되었고, 둘째로 법조 언론 세력이 자본가 세력과 유착하여 견제할 만한 세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법조-언론 카르텔을 동원한 정권 교체는 군부 쿠데타보다 비용이 훨씬 덜 든다.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면 군인들에게 큰 몫을 주어야 하지만, 연성 쿠데타는 기존의 엘리트 카르텔을 유지하면서 이권 분배의 몫만 조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언론 지형은 여전히 자본 권력에 종속되어 있거나 그의 사주를 받는 세력이 장악하고 있다. 살아 있는 권력은 돈을 장악한 자본권력이며, 이 권력은 앞으로 수십 년간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브라질은 21세기형 쿠데타의 선례를 보여 주었다.

‘노동자가 1주에 120시간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가난한 사람이 부정식품을 사 먹을 게 있게 해야 한다’는 윤석열 씨의 발언은 브라질에서 일어난 연성 쿠데타의 지향점을 한국말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시민사회의 각성과 분노가 필요하다.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 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正義)’라는 말은 영어(Justice) 식 표현이다. 중국에서는 ‘공정(公正)’이라고 표현을 하고, 일본에서는 정의라고 표현을 한다. 우리나라는 ‘정의((正義)’가 아니라 ‘의(義)’라고 표현한다.‘정의’라는 말은 굉장히 무서운 표현이다. 자신을 합리화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현이며 사실이나 논리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감각을 토대로 규정짓는 것 뿐이다. 그래서 선택적 정의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인간 행동의 한계를 없애주는 것이 바로 정의감이다. 정의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행동을 규정짓고 합리화할 것이 아니라 ‘의(義)’로써 표현하고, 다음과 같이 규정지어야 한다. 첫째, 억강부약(抑强扶弱), 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도와주어야 하고,  둘째, 공평무사(公平無私), 모든 일을 바르게 처리하여 사사로운 이득이 없도록 하여야 하고 셋째, 권선징악(勸善懲惡), 선을 권하고 악을 벌해야 한다. 이 세 가지가 공존 되어야 사회적 정의 라고 할 수 있다.

인터뷰 내내 전우용 교수는 브라질의 사례를 얘기하며, 우리 사회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2017년 ‘나라 다운 나라’를 세워 달라는 수백만 촛불 시민의 열망으로 문재인 정부는 탄생하였지만, 여전히 우리사회는 기득권 세력들의 틈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한 사람의 지도자로, 여러 가지 제도로 사회의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 제도와 지도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인의 인식이다. ‘민주주의’는 어쩌면 기득권의 입장과 이익을 가장 잘 대변하는 정치 제도 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개개인의 시민의식이 중요하다. 역사를 바꾸는 힘은 결국에는 개인의 인식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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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가좋아 2021-09-26 19:31:30
굿모닝 충청만이 참 언론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듯합니다.
이런 기사가 계속 나오길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징기스안 2021-09-26 08:35:57
기성언론에서 접해보지 못한 참신함과 파격적인 논조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국가의 운명이 부패한 언론의 장난에 죄지우지될수 있다는 현실에 분개하며, 더 이상 부패한 언론에 휘둘리지 않는 올곧은 세상 만들기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ary 2021-09-24 22:31:29
선생님의 책 「망월폐견」
연필로 꾹꾹 눌러 옮겨적고 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잠시도 이 마음을 놓지않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저희와 함께해 주세요~^^

촛불시민 2021-09-24 13:31:22
"역사를 바꾸는 힘은 결국에는 개인의 인식에서 비롯된다" 명심하겠습니다.

전농동날라리 2021-09-24 10:55:09
한번 생각하게 하는 기사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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