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원의 복지이야기] 출산은 사회적 위험, 알고 계셨나요
[김세원의 복지이야기] 출산은 사회적 위험, 알고 계셨나요
양육도 사회보장 영역에 포함
출산 보육에 더 높은 가치와 정책 우선순위 두어야
  • 김세원 대전과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승인 2021.10.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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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원 대전과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세원 대전과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굿모닝충청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아이를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의 수는 0.84 명(통계청 2020년 출생 통계)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0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출산율이 0명대(세계 평균 2.4명)를 기록한 것도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그간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 되었지만 출산율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출산연령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임 여성(15세-49세)의 평균 출산연령이 33.1세로 지난해보다 0.1년 올라갔다. 지난해 20대 후반(25~29세) 출산율은 1년 전과 비교해 5.1명(-14.2%) 급감했다. 30대 초반(30~34세)도 7.3명(-8.4%) 감소했고 20대 초반(20~24세)과 30대 후반(35~39세)은 각각 0.9명(-13.2명), 2.7명(-6.0%) 줄었다.

지난해 우리는 중대한 국면을 맞이한 바 있다.

1962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한 것이다. 지난 1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태어난 아이 수는 약 27만 6000명이었고 사망자 수는 30만 명을 넘어 섰다. 새로 태어난 사람보다 사망한 사람이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사상 처음 나타난 것이다.

대한민국 인구 감소 원년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추세로 나간다면 2020년 12월 31일 기준 5183만 명인 우리나라 인구가 2067년에는 3000만 명대까지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다보니 다자녀 정책에도 변화가 왔다.

2022년부터 자녀가 2명만 돼도 다자녀 지원을 받는다. 현재 3자녀 가구 비중은 7.4%에 불과하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기초·차상위 가구의 둘째도 대학 등록금 전액을 지원키로 했다. 아이 돌봄 서비스도 만 12세 이하 자녀가 2명 이상이면 지원 대상이 된다. 내년에 도입되는 통합 공공임대주택의 다자녀 기준도 2자녀 이상으로 하향 조정된다.

대부분 광역자치단체는 카드회사와 손잡고 롯데월드·에버랜드 반값 자유이용권, 패밀리 레스토랑과 주유소 요금 할인, 전화 영어회화 40% 할인, 헤어 커트비 1000원 할인, 종합보험 무료 가입 등 2자녀 가정에 혜택을 주고 있다. 충남 서천군은 둘째를 낳으면 1000만 원의 출산 장려금을 준다.

베르트 모리조(Berthe Morisot:1481-1895)의 요람(The Cradle: 1872). 아이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듯하다. 반면 엄마는 약간의 걱정이 있어 보인다. 모리조가 1874년 제 1회 인상주의 전시회에 유일한 여성 화가로 참가하여 요람을 비롯한 9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모리조가 살던 당시에는 ‘여성이 그림을 그리는 것 조차’ 쉽게 용인하지 않았다. 그녀의 작품 중에는 남성화가가 많이 그렸던 도시풍경이나 여성의 누드가 없다. 대신 초상화나 가정적 삶의 이미지가 담긴 작품들만 남겼다. 당대의 여성이 마주한 ‘문화적 제한’ 때문이다.
베르트 모리조(Berthe Morisot:1481-1895)의 요람(The Cradle: 1872). 아이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듯하다. 반면 엄마는 약간의 걱정이 있어 보인다. 모리조가 1874년 제 1회 인상주의 전시회에 유일한 여성 화가로 참가하여 요람을 비롯한 9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모리조가 살던 당시에는 ‘여성이 그림을 그리는 것 조차’ 쉽게 용인하지 않았다. 그녀의 작품 중에는 남성화가가 많이 그렸던 도시풍경이나 여성의 누드가 없다. 대신 초상화나 가정적 삶의 이미지가 담긴 작품들만 남겼다. 당대의 여성이 마주한 ‘문화적 제한’ 때문이다.

인구감소는 경제성장 저하, 국가 경쟁력 약화, 지방 소멸과 수도권 등 대도시 집중, 과중한 후세대 부담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렇지만 아이를 낳는 것은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선택이 되어 버렸다.

이미 출산은 2013년 1월 27일부터 사회적 위험에 포함되었다. 개정 이전의 사회보장 기본법은 사회보장을 “질병, 장애, 노령, 실업, 사망 등의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빈곤을 해소하며 국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제공되는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복지서비스 및 관련 복지제도”로 정의했었다.

여기에 출산과 양육이 사회적 위험으로 추가되었다. 또한 사회보장을 달성하는 수단 중 하나인 ‘사회복지서비스와 관련 복지제도’가 사회서비스로 바뀌었다. 맞춤식 복지를 더 내실화하고 전문성을 높여 복지정책과 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사회보장은 많은 사람들의 생활안정을 위협하고 빈곤에 떨어지게 할 위험이 있는 일정한 사회적 사고에 대해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따라서 사회적 위험은 시대에 맞게 새롭게 등장하고 늘어날 것이다.

새로운 사회적 위험의 등장 배경으로는 세계화, 지식기반경제로의 이행, 노동시장의 유연화, 고착화된 저성장, 노동운동의 약화, 가족구조의 변화, 저출산 고령화, 제4차 산업혁명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여기에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감기나 독감과 같은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있는 현실에서 보듯 ‘듣도 보도 못한 바이러스들의 잦은 창궐’이 일어날 개연성이 크다. 미국과 중국 등 초강대국들의 자국 우선주의와 새로운 패권주의 실현은 우리들에게 삶의 변화를 강제하고 있다.

새로운 사회적 위험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이나 사회적 약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또 더 심각한 상황을 조성할 것이다. 사회보장 사각지대 해소, 소득보장 급여의 현실화, 복잡다단한 사회복지 제도와 지원체계 정비, 노인 한부모가족 등의 새로운 가족구조 증가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 개발과 보급, 저소득 고령층의 디지털 역량강화, 고갈되는 복지재원의 안정적 확보 방안이 시급히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출산과 양육은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감소 된 인구에서 경쟁력을 갖춘 우수 한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과 지원 시스템도 갖추어야 한다. 아이를 낳고 기르며 가족의 구성원을 돌보는 일에 더 높은 정책 우선순위와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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