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태] 한반도 황새를 보호하려는 시민과학자들이 온라인에서 만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태] 한반도 황새를 보호하려는 시민과학자들이 온라인에서 만난다.
천연기념물 제199호 황새모니터링 온라인 영상 토론회 개최
한반도 황새를 지키기 위한 시민 관찰과 촬영 방법 토론
올겨울에 아이들과 황새 탐조와 시민과학 활동 추천
  • 백인환 기자
  • 승인 2021.10.08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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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야생황새. 경기도 시화호의 상공을 날아가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한반도의 야생황새. 경기도 시화호의 상공을 날아가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1968년 천연기념물 199호로 지정된 황새는 당시 한반도에서 급격히 사라질 때이다. 70년대 들어서면서 한반도의 야생 황새는 완전히 사라졌고, 1996년 한국교원대학교에 황새복원연구센터 설립과 독일과 러시아에서 2마리 황새가 도입되면서 우리나라의 황새 복원 역사는 시작됐다.

일본 농업의 근대화 풍경으로 일상적인 농약 살포로 생물들이 사라지고 있다. 일본 도요오카시 황새 시민대표로 참석한 사다케씨는 일본의 황새 멸종 이유를 농약 살포라고 설명하고 있다(2018년 예산군에서 개최한 한일민간교류회의 강연 중).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일본 농업의 근대화 풍경으로 6~70년대 전후로 농촌에서 농약 살포는 일상적이었고, 생물들이 급속도로 사라졌다. 일본 도요오카시 황새 시민대표로 참석한 사다케씨는 일본의 황새 멸종 이유를 농약 살포라고 설명하고 있다(2018년 예산군에서 개최한 한일민간교류회의 강연 중).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아이러니하게도 황새 멸종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작물을 생산하는 농촌 공간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농업생산력이 제일의 과제였던 시절에 농약과 화학 비료는 황새의 먹이터를 오염시키고 논생물을 좋아하던 황새는 먹이량이 현격히 줄어 든 농촌에서 더이상 새끼를 키울 수 없게 됐다. 밀렵은 불난 곳에 기름 붓는 격으로 번식 가능한 개체를 순식간에 없앴고, 사람을 경계하지 않았던 황새는 마을을 찾지 않았다.

​러시아 아무르 킨간스키(Khingansk) 자연보호구의 습지 전경. 제공=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 킨간스키(Khingansk) 자연보호구의 습지 전경. 제공=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황새가 사람들이 살지 않는 러시아와 중국의 습원 지역에 머물게 된 이유다. 일본도 우리와 동일한 이유로 수십 년간 황새를 복원하고자 돈과 전문인력, 주민들의 동의와 협조를 구하면서 한반도를 거쳐 대륙의 야생 황새를 만나기를 기원했다. 

70년대까지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던 황새가 사라진 후,  90년대 후반에 재도입한 황새를 인공증식과 야생 적응 훈련을 마친 뒤, 황새를 처음으로 예산군 자연에 방사하고 있다(2015. 9. 3) 제공=예산군청/굿모닝충청
7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던 황새가 사라진 후, 90년대 후반에 재도입한 황새를 인공증식과 야생 적응 훈련을 마친 뒤, 황새를 처음으로 예산군 자연에 방사하고 있다(2015. 9. 3) 제공=예산군청/굿모닝충청

한반도의 황새 복귀는 예산황새공원이 개장한 2015년 가을에 번식이 가능한 성조 6마리와 번식하지 못하는 유조 2마리를 예산에 방사하면서 시작됐다. 사전에 황새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준비했던 예산군은 매년 방사하는 황새를 위해 문화재청과 LG상록재단의 후원을 받아 황새를 위한 둥지탑과 자연에서 적응할 수 있는 단계적 방사장을 구비하여 황새의 자연 번식 성공율을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 

일본 도요오카시의 '하치고로 도시마습지(일본 람사르습지)'의 '황새습지네트워크(대표: 사다케)'는 매년 10월에 황새 축제를 개최한다. 2015년 한국환경생태연구소 이시완 박사가 9월에 한국에서 첫 방사한 황새가 일본으로 이동한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 지역 주민들이 열심히 경청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일본 도요오카시의 '하치고로 도시마습지(일본 람사르습지)'의 '황새습지네트워크(대표: 사다케)'는 매년 10월에 황새 축제를 개최한다. 2015년 10월 행사에 한국 대표로 참석한 한국환경생태연구소 이시완 박사는 그 해 9월에 예산에서 첫 방사한 황새 중 한 마리가 일본으로 이동한 결과를 설명하고 있고, 지역 주민들은 열심히 경청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이제는 주민과 시민의 협력이 중요할 때이다"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豊岡市)의 공생과에서 황새를 담당했던 사다케(佐竹節夫)씨의 얘기다. 그는 그동안 한국의 황새 복원에 많은 조언을 해줬던 일본 황새 복원 사업의 대표적 인물이다. 황새를 담당했던 지역 공무원에서 지금은 열정적인 시민활동가 또는 시민과학자로 일본 시민사회의 황새네트워크를 주도하고 있다. 사다케씨는 한국의 황새와 관련된 지인과 만나면 "황새 복원은 농촌을 살리는 일이고, 농업시스템을 혁신하는 상징물이기 때문에 황새 복원이야말로 행복한 농촌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당부해 왔다.

​1955년 일본의 효고현 도요오카시의 황새와 농촌 전경. 황새들이 사람과 소를 경계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공=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1955년 일본의 효고현 도요오카시의 황새와 농촌 전경. 황새들이 사람과 소를 경계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공=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과거 황새가 머물던 공간이 농촌이고, 농업시스템의 급격한 변화가 황새를 사라지게 한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황새 복원은 전문가의 영역도 중요하지만, 농업과 농촌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도 중요하고,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왔던 농업 경영 방식과 농민들의 생각과 태도도 바꾸어야 하는 세밀한 전략이 씨줄과 날줄로 잘 엮어져야 한다"며 사다케씨와 15년을 '동북아시아 황새 네트워크'를 고민한 이시완 박사(한국환경생태연구소 대표)도 앞으로 주민과 시민의 역할에 주목해야 함을 강조했다.

결국 황새와 함께 사는 일이 농촌과 농업을 살리면서 황새도 지킬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은 국내의 '한국황새네트워크'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김수경 박사(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도 공감하고 있다. 

예산군 광시면의 예산황새공원 앞의 친환경 논에는 황새를 위한 둠벙을 만들고 있다. 둠벙은 논이 단순한 벼생산만이 아니라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논생태계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예산군 광시면의 예산황새공원 앞의 친환경 논에는 황새를 위한 둠벙을 만들고 있다. 둠벙은 수로와 연계되어 논에 다양한 생물을 유인하는데 기여하여 논습지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황새는 습지생태계를 대표하는 생물이다. 특히 전통적인 논은 큰 하천과 작은 하천이 수로와 연결되어 생물의 이동과 교류가 빈번한 습지로 이미 람사르협약에서도 그 역할을 인정했다. 기존의 논경작이 벼생산에 집중했다면 예산군은 친환경농업을 하면서 논수로를 통해 논과 하천을 연결하는 데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예산군에 번식하는 황새를 위해 농업 환경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를 설명해줬다.

"황새가 내 논에 산다는 것은 매우 불편한 일이다. 일본 도요오카시도 황새때문에 그동안 해오던 재배 방식을 바꾸는데 많은 애를 먹었다고 들었다. 우리도 지역 농업인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돕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며 방사 후 여러 해가 지나면서 지역 구성원들의 변화를 체감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황새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은 위협이나 간섭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에게는 황새와 친해질 수 있는 '에티켓(배려)'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좀더 정확한 황새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전국에서 기록된 황새 서식 정보가 황새모니터링기록DB(www.storkdbnet)에서 공유된다. 최근 한달간의 황새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다. 제공=황새생태연구원/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전국에서 기록된 황새 서식 정보가 황새모니터링기록DB(www.storkdbnet)에서 공유된다. 최근 한달간의 황새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다. 제공=황새생태연구원/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2018년 겨울부터 시작한 '황새 모니터링'은 전국 40여 명의 활동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활동가들은 황새 관찰과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우리는 '황새모니터링기록DB(https://www.storkdb.net)'에 공유하여 현재 약 3750건의 데이터가 수집된 상황이다. 앞으로 GPS(야생동물위치추적기) 데이터 등이 연동된다면 상당한 빅데이터가 되어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황새가 언제 어디에 분포하는지를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방사한 황새의 겨울철 서식 행동과 러시아나 중국, 또는 일본에서 찾아오는 황새들과 어떻게 무리를 형성하는지도 향후에 황새를 이해하고 배려할 방법들이 구체화될 것이다"며 현재 황새모니터링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얘기했다.

올겨을부터 예산군의 황새번식쌍은 충청권의 서산과 청주, 그리고 김해 봉하 화포천으로 이송하게 된다. 각 지역은 황새를 맞이하기 위해 단계적 방사 사육시설을 조성하고 사육관리사 교육도 마무리하여 내년에 황새를 방사할 예정이다.

"반달곰이 복원되고 있지만 여전히 지리산에 갇혀 있는 이유는 시민들이 자기 동네에 반달곰이 사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숲길을 걷다가 곰을 만난다고 할 때, 우리 태도는 곰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여전히 많다. 그러나 황새는 예부터 사람과 같이 살았고,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점과 문화적으로 다양한 유대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경험으로 우리나라 생물 복원 분야에서 성공가능성이 높은 동물이라 할 수 있다"며 이시완 박사는 황새 복원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결국 사람과의 관계성임을 다시한번 밝혔다.

10월 14일에 예산군은 '국내 황새모니터링 교류회'를 갖는다. 코로나로 비대면으로 개최될 예정인데, 황새가 늘어나면서 전국의 많은 시민과학자들이 수집한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결과를 보여줄 예정이고, 갈수록 황새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황새에게 방해를 주지 않으면서 관찰하거나 촬영할 수 있는 '에티켓'에 대한 토론 시간도 갖는다. 

"온라인이지만 황새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참여할 예정이고, 황새 보호와 황새 촬영에 대해서 앞선 경험자들의 고민과 방향을 함께 토의하는 의미있는 자리이다"라며 김수경 박사도 이번 행사에 기대를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온라인 교류회는 황새가 자연으로 돌아간 지 만 6년이 되는 시점에서 황새를 배려하면서 조사와 촬영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하는 한편, 올겨울 우리 주변에서 황새를 발견했을 때 자신들의 관찰 정보를 어떻게 공유할지 고민하는 시민과학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좌장을 맡은 이시완 박사는 많은 분들이 황새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기를 바랬다. 

한편 이 박사는 이번 행사 이후로도 일본 시민들과의 교류회가 10월 말에 이어지질 예정이고, 11월에는 서산, 청주, 김해시로 예산군 황새를 이송하는 것까지 한반도 황새 보호를 위한 국내외 이벤트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황새모니터링 온라인 영상 토론회가 오는 14일에 개최한다. 제공=예산군청/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황새모니터링 온라인 영상 토론회가 오는 14일에 개최한다. 제공=예산군청/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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