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이라고 생각했으면 제가 손바닥에 그러고 다녔겠습니까."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지난달 6일 2차 컷오프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TV토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손바닥 ‘왕(王)’자 부적논란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런 윤 후보가 이번에는 손바닥이 아닌 ‘손등’에 부적 같은 문양을 그린 사실이 알려져 다시 논란이 일었다. ‘손바닥이 아닌' 손등에 그린 것이어서 논란은 더욱 뜨거웠다.
〈일요신문〉은 전날 「윤석열 손에 또 등장한 문양, 알고 봤더니…」라는 기사에서 “윤 후보 손등에 형상을 알 수 없는 그림이 포착됐다”며 “윤 후보 왼손 손등에 일반 낙서로 보기 어려운 자국이 있는데, 동물의 형상으로 보이기도 하고, 돌려놓고 보면 긴 머리 여성의 형상도 보인다”고 보도했다.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바로 다음날인 6일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 기념식에 참석,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악수를 나누는 장면에서 포착된 것이다
매체는 역술인과의 통화에서 “손등과 손바닥에 그리는 건 방패나 방어의 용도다. 맨 위에 코 같이 그려져 있는 게 ‘J’자다. 이건 우리가 J자를 거꾸로 쓸 때 쓰는 글자다. 후보 중에 J자 들어가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했다"고 전했다.
이에 "기자가 ‘이재명 후보’라고 답하자, 역술인은 '간단하다. 이재명 이기려고 이렇게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는 “윤 후보가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가 구매한 헤나 스티커 흔적으로 파악됐다”며 “윤석열 캠프 측은 ‘청년의날 행사에서 파는 헤나 스티커를 구매했는데 그쪽에서 손등에 직접 붙여줬다고 한다’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그간 윤 후보에게 따라다니는 '부적 정치' '주술 정치'라는 주홍글씨 탓에 논란은 여전하다. 또 윤 후보 주변에 역술인들이 지나치게 많아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윤 후보 주변에 어른거리는 이른바 ‘스님’으로 통칭되는 '도사' '법사' 등 무속인에 가까운 인물들은 줄잡아 4~5명에 이른다. 오래 전 부인 김건희 씨에게 윤 후보를 소개해줬다는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절친 ‘무정스님’에 이어 '천공스님'과 '혜우스님' '건진법사'에 이르기까지 다수다.
한편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은 지난달 2일 “기왕이면 영원히 지워지지 않게 마빡에다 ‘王’자를 문신으로 판 뒤, 우주의 기운을 모아 외쳐보렴! 〈나는 왕이로소이다〉라고!”라는 등 윤 후보의 임금 ‘王’자 부적행위를 날 세게 후려갈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