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10배 이상, 시시각각 급등… 온라인서도 ‘요소수 대란’
가격 10배 이상, 시시각각 급등… 온라인서도 ‘요소수 대란’
중고거래 사이트서 평소 8000-9000원 용량 10만원 이상 거래
허위매물도 부지기수… 일부 카페 등서는 무료 나눔도 이어져
  • 박종혁 기자
  • 승인 2021.11.10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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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김씨가 구한 요소수. 사진=김동호씨 제공/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지난 5일 김씨가 구한 요소수. 사진=김동호씨 제공/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중국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대란과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온-오프라인 공히 요소수를 구하려는 아우성이 이어지고 있으며, 부르는 게 값이 될 정도로 가격은 시시각각 급등, 수요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실제 중고거래 사이트 등 일부 온라인에서는 요소수의 가격이 평소 가격의 10배 이상으로 치솟고 있다. 대란을 틈타 한몫 잡아보자는 심산이다.

반면 “더 필요한 곳에 써 달라”며 본인의 요소수를 다급한 수요자들에게 기부하는 훈훈한 나눔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차량 정비업소, 개인 등이 소방서와 온라인 카페 등에 요소수를 나누기 시작한 것이다.

지역 중고거래 사이트 요소수 매물, 품귀현상 발생 전보다 10배 가량 가격이 뛰었다. 사진=당근마켓 갈무리/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지역 중고거래 사이트 요소수 매물, 품귀현상 발생 전보다 10배 가량 가격이 뛰었다. 사진=당근마켓 갈무리/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대전지역에서 운전업에 종사하는 40대 남성 A씨는 차량 요소수 경고등에 불이 들어오자 주유소에 방문했지만, 이미 매진된 상태여서 지역 중고거래 사이트를 이용하기로 했다.

평소 전자기기를 다루는데 서툴렀던 A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도움을 받아 중고거래 앱을 설치했다.

앱이 설치된 후 ‘요소수’를 검색한 A씨는 눈을 의심했다. 평소 7000원에서 8000원정도면 구할 수 있던 요소수의 가격이 10배 이상 올랐으며, 매물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 됐기 때문.

A씨는 “중국집에서 파는 해삼쥬스(?)도 아니고 공산품을 시가에 파는 게 말이 되냐”며 “이거(요소수) 동나면 당장 일하지도 못하는데, 이러다가 차가 서면…어휴 (욕설)”라고 하소연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해삼쥬스, 보통 시가에 판매한다. 사진=위키피디아 갈무리/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해삼쥬스, 보통 시가에 판매한다. 사진=위키피디아 갈무리/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시민들이 절박한 틈을 타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다.

천안서 물류 업무를 하는 B씨(53)는 “지역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요소수를 사려 했는데, 이상한 X들이 너무 많다”라며 “6만원에 판다길래 냉큼 사러 갔더니, 아니 글쎄 가는 사이에 가격이 올랐다고 2만원을 더 달라고 하지 뭐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기분 나빠서 안 산다고 하고 그냥 집에 왔는데, 그냥 그 자식한테 살 걸 그랬어요”라며 “진짜 매물이 없는 건지 아니면 어떤 X가 사재기를 하는 건지 결국 못 구하고 쩔쩔매다가 동료가 조금 나눠줘서 겨우 살았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운전자들 사이에서 정관수술(?)을 하는 건 어떠냐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이들이 말하는 정관수술이란 요소수 없이 화물차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불법 개조를 뜻하는 은어다.

요소수 없이 차량을 운행하면 질소 산화물 등 오염물질이 퍼져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아무리 급하다고 하더라도 정관수술을 허용하기는 곤란하다는 태도다.

8일 환경부에 따르면 경유 차 SCR 프로그램 해지(정관수술)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해지하려면 전국의 경유 차량을 모두 리콜해서 프로그램을 일일이 변경해야 하므로 시간·경제·법적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생기자 일부 시민들은 어렵게 구한 요소수를 서로 나누는 훈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8일 자정 무렵, 대전 죽동의 한 맘카페에 요소수를 나눔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독자 제공/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지난 8일 자정 무렵, 대전 죽동의 한 맘카페에 요소수를 나눔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독자 제공/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지난 8일 대전 죽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동호(36) 씨는 8일 자정 무렵, 대전의 한 맘카페에 요소수를 나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여러 차례 요소수를 구하기 위해 중고거래 사이트를 뒤졌으나, 허위매물과 가격 문제 등으로 인해 요소수를 구하는 데 실패했다.

김 씨는 다행히 관련 업계에 근무하는 지인으로부터 요소수를 구했으나, 본인보다 더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글을 올리게 된 것.

김 씨는 “요소수를 얻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고, 시간도 많이 소요됐다”라며 “제 차에 요소수를 전부 넣는 것보다 당장 요소수가 필요한데 구하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함께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화물차 운전 등 생업에 종사하시거나 출퇴근 및 아이들 통학해야 하는데 요소수 보충 경고등이 들어온 5분께 나누어 드리고자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씨의 나눔을 응원하는 댓글. 사진=독자 제공/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김씨의 나눔을 응원하는 댓글. 사진=독자 제공/굿모닝충청=박종혁 기자

김 씨의 글이 올라오자 카페 회원들은 “따뜻한 마음에 아침부터 훈훈하다”, “따스한 마음씨 응원합니다! 번창하세요”, “이렇게 멋진 이웃이 있어서 정말 좋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정부는 9일 요소수 매점매석 단속과정에서 3000t 분량의 요소를 발견해 이 중 일부를 즉시 요소수로 전환해 생산하고 있으며, 군이 비축하고 있는 예비 요소수 210t을 활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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