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49] 보호수 프로젝트Ⅰ, 보호수 아카이브… 홍성군 장곡면 소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149] 보호수 프로젝트Ⅰ, 보호수 아카이브… 홍성군 장곡면 소나무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1.11.28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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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글 백인환, 사진 채원상 기자] 충북 보은군의 랜드마크를 꼽으라면 누구나 ‘보은 속리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을 선택할 것이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삶의 동반자로서 소나무는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나무다.

아름다운 수형과 크고 오랜 정이품송은 오랫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소나무로 자리 잡아왔다.

지역문화재를 활용하는 문화재청의 ‘생생문화재’에도 정이품송이 등장한다.

나무와 관련된 인물과 역사를 흥미롭게 구성한 정이품송공원 등을 활용한 ‘정이품송으로 마실 가자’라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오감만족! 정이품송’, ‘정이품송, 전통공예를 만나다’, ‘마을로 마실 간 소나무’등 나무로 마을의 문화와 자연을 보여주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은 충청남도의 여러 보호수에도 적용하기 좋은 프로그램들이다.

홍성군 장곡면 천태리에도 약 400년간 마을을 지켜온 소나무가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다. 집안에 재앙이 있을 때 소나무 아래서 매년 정월보름에 제를 올리던 당산목으로 마을의 풍요와 안전에 상징 같은 나무이다.

소나무를 둘러싼 환경은 외지인에게 평안함을 줄만큼 도시 공원처럼 깔끔하고 널찍해서 좋았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나무 그늘 아래 파고라와 벤치 사이에서 보는 풍경도 개방되어 시원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정이품송공원에는 정이품송 조각상과 후계목이 있는데, 후계목 주변으로 전망대가 설치됐다.

1920년대의 사진부터 정이품송이 자연재해에 어떻게 변해왔고 수학여행지로 유명했던 소나무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들로 시대별로 정이품송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가늠할 수 있는 장소였다.

천연기념물이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 조성한 공원이라 가능한 일이지만, 보호수도 수목관리에만 집중했던 기존 관리 방식에서 마을 재생과 마을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농촌이 인구소멸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하더라도 농촌은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몇몇 농촌에 젊은 문화 기획자들이 주민들과 어울려 자부심을 가질만한 다양한 활동으로 외부인들에게 폐쇄적인 마을 이미지를 개선하면서 청년층을 유인하는 농촌 재생사업들의 성공 사례도 생겨났다.

무엇보다 크고 웅장한 노거수들은 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의 기억을 담고 있어서 상징물이자 콘텐츠가 많은 자원이다.

유형화된 콘텐츠 자원 중 가장 좋은 것은 사진이다.

정이품송공원의 사진들처럼 수많은 보호수를 기록한 사진은 주민들이 소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사진들을 앨범에 두지 말고, 보호수 주변에 전시해서 보호수가 마을과 어떤 관계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상시적으로 보여준다면, 외부인들에게는 마을을 알리는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고, 주민들에게는 그동안 잊고 살았던 보호수의 서사가 환기되어 마을을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 활용 경험이 없는 마을 주민보다는 외부 기획자의 도움을 받아 사진을 모으고 사진에 대한 구술 자료를 체계화한다면 ‘보호수 아카이브’를 만들 수 있다.

사진과 자료 수집 단계에서 주민들은 커뮤니티의 체감성을 높일 것이고, 축적된 이미지와 텍스트는 마을의 스토리텔링이 될 것이다.

산업화 시대에 돈 벌러 도시로 나간 청년들은 노인이 되어 다시 돌아가기 어렵지만, 보호수 아카이브를 통해 마을을 만나고 남아 있는 주민과 교류의 물꼬를 털 수 있을 것이다.

보은군 정이품송처럼 천태리의 소나무도 고향을 떠난 사람과 농촌을 기회의 땅으로 생각하는 외지인들에게 마을 마실의 첫걸음이 되길 고대한다.

홍성군 장곡면 천태리 665-2 : 소나무 1본 391살(2021년 기준)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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