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나라 ①] 호랑이가 사라진 한국, 호랑이를 보호하는 아시아
[호랑이 나라 ①] 호랑이가 사라진 한국, 호랑이를 보호하는 아시아
호랑이가 사는 아시아
사라진 호랑이, 살아남은 호랑이
호랑이 보호를 위한 아시아
  • 백인환 기자
  • 승인 2022.01.04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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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를 사냥하는 호랑이. 상주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로비에 있는 호랑이 표본 전시물.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고라니를 사냥하는 호랑이. 상주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로비에 있는 호랑이 표본 전시물.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다시 맞이하는 호랑이 해입니다. 생태학적으로 한반도에 호랑이는 사라졌지만, 이웃한 러시아에는 우리의 호랑이가 살고 있습니다. 종전선언이 되면 한반도의 고유 생물에 대한 관심과 관련 남북 교류 사업들의 물꼬가 틀 것입니다. 호랑이는 우리뿐만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의 상징 동물입니다. 호랑이가 사라진 우리로서는 이들 나라의 노력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호랑이와 관련된 문화적 의미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편집자주>

① 호랑이가 사라진 한국, 호랑이를 보호하는 아시아

② 호랑이는 우리 주변에 살아있다?

③ 호랑이를 살리는 국제협력

④ 한반도에서 호랑이가 사라진 이유

⑤ 문화로 읽는 호랑이

[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 호랑이 해로 다시 찾아온 호랑이

올해는 육십 년을 주기로 하는 ‘육십갑자’에서 병인(丙寅)·무인(戊寅)·경인(庚寅) 년 다음의 호랑이 해인 임인년(壬寅年)입니다. 많은 방송과 신문지면에는 호랑이와 관련된 기사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호랑이는 산신령으로 위엄을 상징하면서도 골탕을 먹일 수 있는 어리석은 동물에 이르기까지 가장 친숙한 동물이란 점 때문에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2017년 국립생물자원관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생물 101’ 대국민 투표에서도 호랑이는 돌고래와 다람쥐를 제치고 포유류 부분에서 일등으로 선정될 만큼 우리 국민들에게 여전히 최고의 동물입니다.

호랑이가 없는 일본에서도 동물원 최고 인기 동물은 매번 호랑이이며 2022년 호랑이해에 맞추어 호랑이 행사도 다채롭게 열리고 있습니다.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텐노지동물원 호랑이 사육장. 호랑이가 없는 나라지만, 일본 텐노지 동물원의 최고 인기 동물로 선정되는 호랑이.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텐노지동물원 호랑이 사육장. 호랑이가 없는 나라지만, 일본 텐노지 동물원의 최고 인기 동물로 선정되는 호랑이.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 호랑이가 사는 아시아

“호랑이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맹수다. 1900년대에 아시아 전역에서 10만 마리가 넘는 호랑이가 있었지만, 오늘날 3,200마리 밖에 남지 않았고, 여러 호랑이 아종들이 야생에서 멸종했다”고 글로벌 호랑이 포럼(GTF: Global Tiger Forum)의 출범 이유를 밝히면서 사라져가는 호랑이를 살리고자 결성됐습니다.

“야생 호랑이는 정글 숲의 유전적 다양성을 보호하고, 건강한 숲의 수호자이자 지표종이다. 호랑이는 먹이 사슬의 최정점에 위치하여 숲에서 사슴, 들소(wild buffaloes), 영양 및 멧돼지와 같은 잡식 동물과 초식 동물의 개체수를 균형있게 유지하여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준다”라며 우산을 펼쳐 넓은 생태계를 보호하는 우산종(umbrella species)처럼 생태계의 균형자로서 호랑이의 가치를 GTF는 강조합니다.

IUCN(세계자연보호연합)의 Red List(적색목록) 보고서는 호랑이의 역사적 서식지를 터키 동부와 트랜스코카시아(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부터 일본해 연안까지, 남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를 가로질러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자바 섬, 발리 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분포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오래전에 멸종한 일본을 제외하면 서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호랑이는 최근 100년 사이에 사라졌고, 서남아시아의 도서 지역에 서식했던 호랑이도 멸종하여 현재는 주로 인도아대륙, 인도차이나 반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러시아 극동 지역으로 호랑이의 서식지는 축소되었습니다.

중국 북부나 러시아 등의 추운 지역의 온대 활열수림, 히말라야의 3~4천미터의 고산지대의 숲, 인도·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의 밀림이나 습지, 맹그로브 숲, 저지대 이탄 늪지 등 아열대에서 열대에 이르기까지 호랑이는 다양한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호랑이의 역사적 서식지(노란색)와 현재의 호랑이 서식지(녹색). 호랑이 서식지는 94%가 사라졌고, 호랑이 개체수는 97%가 감소했다. 자료=위키피디아 커먼즈/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호랑이의 역사적 서식지(노란색)와 현재의 호랑이 서식지(녹색). 호랑이 서식지는 94%가 사라졌고, 호랑이 개체수는 97%가 감소했다. 자료=위키피디아 커먼즈/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 사라진 호랑이, 살아남은 호랑이

단일종인 호랑이는 다양한 서식환경에 살면서 몸 크기나 체모 길이, 무늬 색깔 등의 차이로 8~9개의 아종(亞種, subspecies)으로 구분했습니다만 현재 4종은 멸종했고, 1종은 동물원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중 건조하고 한랭한 북쪽지방에서 주로 사는 시베리아 호랑이(Siberian Tiger, P. t. altaica)는 수컷인 경우 무려 300㎏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합니다. 한반도에서 살았던 백두산호랑이와 동일한 종이고, 아무르호랑이라고도 합니다.

호랑이 중 가장 많은 개체수가 살고 있는 인도아대륙(인도반도)의 ‘벵골호랑이(Bengal Tiger, P. t. tigris Benagal)’가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부탄에서 살고 있고, 현존 호랑이 아종 중에서 시베리아호랑이 다음으로 큰 호랑이입니다.

이밖의 호랑이로는 미얀마와 태국 등에서 사는 인도차이나호랑이(Indochinese Tiger, P. t. corbetti), 말레이시아 반도에 사는 말레이호랑이(Malayan Tiger, P. t. jacksoni),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 사는 수마트라호랑이(Sumatran Tiger, P. t. sumatrae) 등 5개의 아종이 야생에서 생존하는 호랑이입니다.

중국 남부인 화남지역에서 서식하는 남중국호랑이(South China Tiger, P. t. amoyensis)는 야생에서 멸종했고, 동물원에서 관리하는 종이 됐습니다.

가장 작은 호랑이로 발리섬에 고립된 채로 살았던 발리호랑이(Bali Tiger, P. t. balica)와 자바섬의 자바호랑이(Javan Tiger P. t. sondaica)는 20세기 초반과 후반에 절멸했습니다.

중앙아시아를 호령했고 유럽호랑이로 알려진 카스피호랑이(Caspian Tiger, P. t. virgata)도 2003년에 공식적으로 절멸했습니다.

중앙아시아에 살았던 카스피호랑이(Caspian Tiger, P. t. virgata)는 2003년에 공식적으로 멸종 평가를 받았다. 자료=위키피디아 커먼즈/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중앙아시아에 살았던 카스피호랑이(Caspian Tiger, P. t. virgata)는 2003년에 공식적으로 멸종 평가를 받았다. 자료=위키피디아 커먼즈/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 호랑이를 위협하는 것

호랑이는 아름다운 줄무늬 때문에 모피와 벽걸이, 카펫 등에 사용되어 왔습니다. 패션과 상류 계급 사람들의 지위와 권력을 자랑하기 위해서는 호랑이 가죽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호랑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치료약과 강장제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1975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Conservation on International Trad in Endangerred Species of Wild Flora and Fauna)에 호랑이 거래가 금지됐음에도 여전히 호랑이 밀렵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호랑이 서식지의 감소입니다. 아시아 전역의 농업은 숲을 베고 경제성 있는 작물과 나무를 심는 방식으로 확장하다 보니 호랑이를 쫓아버리거나 호랑이 먹이를 사라지게 했습니다.

농업 개발과 인구 증가로 호랑이 서식지에 마을이 만들어지면서 가축과 사람들이 해코지를 당하면서 호랑이를 죽이거나 독살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더욱이 호랑이 서식지는 분할되고 끊어지면서 호랑이는 더욱 오고갈 때가 마땅치 않게 되었습니다.

100년 전 10만 마리였던 호랑이가 21세기에 94%의 서식지를 잃고 97%의 개체수가 감소한 이유입니다.

호랑이 가죽 전시(서울동물원).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호랑이 모피 전시(서울동물원). 사진=굿모닝충청 백인환 기자

◇ 호랑이 보호를 위한 아시아 노력

또 다른 호랑이 해였던 2010년 경인년(庚寅年)의 전 세계 호랑이는 IUCN의 적색목록(Red List) 평가를 기준으로 약 3200마리였습니다. 당시 이 수치는 전 세계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호랑이보다도 적었다고 합니다.

급속히 사라지는 호랑이 보호를 위해 아시아 13개국은 ‘세계 호랑이 회복 프로그램’을 가동했습니다. 10년 뒤 2022년 임인년까지 호랑이를 두 배인 약 6000마리까지 늘리고자 정부 간 합의로 진행했습니다.

세계야생동물기금 일본(이하 WWF 재팬)도 극동러시아, 태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현지 NGO에 대한 자금 지원, 기술 지도, 인재 육성과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제공했습니다.

‘호랑이 개체수나 서식 범위에 대한 조사’, ‘삼림화재 대책’, ‘불법행위(밀렵, 불법 벌채 등)의 감시’, ‘숲조성’, ‘호랑이 구조와 치료, 야생방사’, ‘정부컨설팅’ 등이 WWF 재팬이 역점을 둔 사업입니다.

다행히 2015년 IUCN의 적색목록 평가에서 호랑이 숫자는 3890마리로 2010년보다 다소 증가했습니다.

호랑이 숫자가 10년 전보다 두 배로 늘었는지는 올해 공식 발표로 알게 되겠지만, 러시아나 네팔, 부탄에서는 호랑이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WWF 재팬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편, 호랑이 보호에 대한 정부의 자세는 나라마다 온도차가 있고, 동남아 몇 개국가는 호랑이의 통계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지역적인 멸종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최근 호랑이의 중요 서식 국가인 미얀마는 쿠데타가 발생해 호랑이 보호 활동 자체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양잇과 동물에 감염되는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확대도 야생 호랑이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연구 결과가 필요합니다.

러시아와 같은 아한대 지역은 열대 지역과 달리 호랑이 먹이 동물이 적어 행동권역이 매우 넓어야 하는 점에서 앞으로 시베리아호랑이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고 합니다.

결국 인간과의 불행한 사고 위험성이 높아질 때 호랑이 보호를 가로막는 벽이 높아질 수 있다는 WWF 재팬의 염려는 한반도에서 호랑이를 복원하려는 우리의 희망을 위해서라도 새겨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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